6일 열린 ‘한국종교인평화회의’ 7종단 지도자 초청 오찬에서

▲ 6일 열린 ‘한국종교인평화회의’ 7종단 지도자 초청 오찬에 앞서 기념촬영 모습(사진: 청와대)

한기총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가, 다른 종단의 지도자들이 한상균 민주노총 전 위원장과 쌍용 자동차 사태로 구속된 이들, 통진당 인사들에 대한 특별사면을 요청한 것과는 달리 정확한 대상에 대한 지칭은 없었으나 대통령에게 ‘적폐청산’ 과정에서 ‘불구속 수사’를 건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한국종교인평화회의’를 이끌고 있는 7대 종단의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나눴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는 1965년에 6개 종단 지도자들이 종교 간의 이해와 대화를 위해 자발적으로 만든 순수 종교인 모임으로, 현재는 불교, 개신교, 천주교, 유교, 천도교, 원불교와 민족종교를 포함한 7개 종단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오찬에는 개신교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직전 총무인 김영주 목사가 참석했다.

이날 종교 지도자들은 성탄절 특별사면을 통해 구속돼 있는 한상균 민주노총 전 위원장과 쌍용 자동차 사태로 구속된 이들, 통진당 인사들에 대해서도 선처를 부탁하며 사회 통합을 강조했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설정 스님은 “통진당 당원들이 구속도 되고 만기 출소된 분도 있고 아직도 수감 중인 분도 있는데, 성탄절을 맞이해 가족의 품에 안겨 성탄절을 맞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한상균 민노총위원장이나 쌍용자동차 사태로 오랫동안 감옥에 있으면서 가족들까지 피폐해진 분들도 있는데, 그들이 대통령님의 새로운 국정철학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 사면이 준비된 바 없다”면서 “사면을 한다면 연말·연초 전후가 될 텐데 정치인 사면보다는 서민과 민생 중심으로 국민 통합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에 한기총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는 “솔로몬의 성전에는 금은 그릇도 필요하지만 부지깽이도 필요하다. 이사 갈 때 연탄집게를 버리고 가면 이사 가서 당장 새로 사야한다”면서 “도저히 나쁜 사람은 안 되겠으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불구속 수사하거나 풀어주셔서 모든 사람들이 어울어질 수 있도록 탕평책을 써 달라”고 건의했다.

이어 “화합차원에서 풀어주시면 촛불혁명이 어둠을 밝히듯 어두운 사람들도 신뢰의 마음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문재인 대통령은 “탕평부분은 정말 바라는 바다. 그러나 대통령은 수사나 재판에 관여할 수 없고, 구속이냐 불구속이냐 석방이냐 수사에 개입할 수 없다”면서 “다만 국민과 통합을 이루어 나가려는 노력은 계속 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정치가 해야 할 중요한 핵심이 통합인데 우리 정치문화가 통합과는 거리가 있다”며 “당선 뒤에 통합을 위해 계속 노력해왔지만 정치가 못하고 있으니 종교계가 우리사회 통합을 위해 더 많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오찬은 김영주 목사의 기도로 마무리됐다.

저작권자 © 뉴스앤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