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갖고 입장문 발표… 공동의회 열리는 19일엔 피켓 시위 예정

▲ 14일 이제홀에서의 기자회견 모습

명성교회의 세습 움직임이 포착되자 공개질의서를 통해 사실여부 확인 및 세습 않겠다는 입장 발표를 촉구하면서 응답이 없을 시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한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개혁연대, 공동대표 박득훈·박종운·방인성·백종국·윤경아)가 결국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명성교회 및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로부터 어떠한 답도 듣지 못한 채, 명성교회 당회가 지난 11일 김하나 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새노래명성교회와의 합병을 결의한 소식과 오는 19일 이의 처리를 위한 공동의회 개최 소식을 들은 때문이다.

14일 서울 서대문 소재 이제홀에서 열리 개혁연대 기자회견은 △개혁연대 공동대표인 방인성 목사(함께여는교회)의 인사말 및 취지 설명 △김애희 사무국장의 경과보고 △박득훈 목사(새만교회), 배덕만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양희송 대표(청어람ARMC)의 주제 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주제 발언에 나선 3인은 각각 ‘명성교회 세습 무엇이 문제인가’, ‘한국교회 역사에서 살펴본 교회세습’, ‘명성교회 세습 사태에 담긴 사회적 암의’라는 주제 발언을 통해 일제히 명성교회와 김하나 목사에게 세습 철회를 촉구했다.

박득훈 목사는 “명성교회와 새노래명성교회 합병은 성사되면 그 교회의 담임목사는 당연히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가 될 것”이라면서 “이는 누가 뭐라고 해도 담임목사직의 변칙적 세습으로 교단법상 불법 대신 편법을 택한 것”이라고 .단정했다.

이에 박 목사는 김삼환 목사에게는 “당장 귀국하셔서 공동의회 자리 앞에 서십라”면서 “그동안의 과정을 막지 못한 잘못을 교인들 앞에 고백하고 공동의회에서 당회가 제시한 안을 통과시키면 은퇴목사자리를 내놓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 달라”로 호소했다.

김하나 목사에게는 “부디 합병된 교회의 담임목사가 되는 것을 ‘고난의 길’이라고 말하지 말라”면서 “부디 이 땅의 교회와 교회의 머리 되신 예수님의 마음을 헤아려, 교회합병과 세습을 단호히 거부해 달라"고 당부했다.

배덕만 교수에 따르면 세습이 부끄럽다고 생각해 암암리에 하거나 변명하면서 세습하던 한국교회가  세습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반박하면서 공공연하게 세습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말부터다.

배 교수는 “세습방지법이 (교회를 세습하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데 크게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변칙세습까지 막을 수 없었다는 점에서 “교단법 자체에 맹점이 있다”고 했다.

양희송 대표는 “한국교회에서 이렇게 공공연히 대형교회 세습이 이루어진 것은 넘어선 안 될 선을 지나버린 것이 아닌가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면서 “용기 있게 하나님을 따르는 믿음의 벗을 발견하고 싶다”고 김하나 목사와 명성교회에 결단을 촉구했다.

한편 개혁연대는 공동의회 당일인 19일(일), 명성교회 앞에서 세습 철회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애희 사무국장)은 “명성교회의 표결 절차를 방해하려는 것도 아니요, 명성교회를 괴롭게 하며 이익을 얻으려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다만 교회가 처한 위험을 날카롭게 감지하고, 그리스도를 따르겠다고 함께 서약한 지체들에게 그 위험을 알리고자 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명성교회 세습 시도에 대한 개혁연대의 입장문 전문이다.


명성교회 세습 시도에 대한 교회개혁실천연대의 입장
“명성교회 세습 감행은 중단되어야 한다”


결국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드러났다. 명성교회 당회는 오는 19일 공동의회를 통해, 새노래명성교회와의 합병 및 김하나 목사 위임 청빙 건을 처리키로 결정하였다. 이는 김삼환 목사가 명성교회 담임목사로 재직 시 그 아들인 김하나 목사가 경기도 하남에 새노래명성교회를 분립개척한 지 3년 만에 전격적으로 추진된 일이다.

지난 2013년, 명성교회가 속해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이하 예장통합)는 압도적 찬성 속에 세습방지법을 채택하였다. 이에 교단 헌법을 우회할 방법을 찾아야 했던 명성교회는 ‘분립개척 후 합병’이라는 편법을 동원해야 했던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 3년의 시간을 통해 부목사의 당회장직 승계에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규정(헌법 제5장 제27조) 역시 피해 갈 수 있었다.

김하나 목사는 명성교회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연건평 1,300평의 전체 6층 건물, 명성교회 하남기도실 소속 교인 600명 등)을 받아 새노래명성교회를 개척하였다. 이는 일찍부터 당회장과의 혈연관계이기에 누릴 수 있는 특혜임이 지적되어왔다. 이에 대해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이하 세반연, 공동대표 김동호·백종국·오세택)는 당시에 왕성교회, 소망교회 사례에서처럼 지교회 개척을 징검다리 삼는 변칙적 형태로 세습을 강행해서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한 예장 통합 등 세습금지 결의교단이 변칙세습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세습금지 방침을 마련하여, 확실한 실천 지도에 나서줄 것을 호소하였다. 한국교회 내에서 세습이라는 병폐를 도려내고자 했던 교단의 노력이 선언적인 구호에 그치지 않기를 기대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안타까운 심정으로 작금의 사태를 묵도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1. 명성교회와 새노래명성교회와의 합병은 직접 계승하는 세습만을 제한하는 교단 헌법의 허점을 이용한 ‘기만적인 행태의 세습’이다. 막대한 자금과 인적 자원을 소유한 다수 대형교회는 안정적인 리더십 이양을 이유로 다양한 종류의 변칙세습을 추진해왔다. 교단이 제정한 법적 기준은 피해 가면서, 여론의 지탄을 무마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합법을 가장한 변칙세습은 더욱 불순하다.

2. 교회 세습은 한국교회가 청산해야 할 병폐임이 다시금 확인되었다. 한국사회는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사유화하고, 헌정질서를 문란케 했던 대통령의 파면이라는 국가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고 있다. 교회 역시 특정 소수나 집단에 의해, 사유화될 수 없다. 우리는 그간 교회 세습을 ‘교회의 본질을 왜곡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근절시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런데도 비윤리적이고 기만된 행태의 세습은 늘어만

가고 있다. 대기업의 경영권 세습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듯, 교회 세습 역시 비난 여론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명성교회 세습 시도는 위기에 빠진 교회 전체의 위상을 또 한 번 추락시킬 것임이 분명하다.

3. 명성교회의 세습시도는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 그동안 명성교회 당회는 줄기차게 교회의 발전을 위해 김하나 목사 외에 대안은 없으며, 김삼환 목사의 뜻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는 교회의 거대화 된 외형을 유지하려는 욕망실현의 욕구에 지나지 않으며,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는 교회의 정체성을 스스로 파괴하는 행위이다. 모래 위에 쌓은 집이 쉽사리 무너지고 마는 것처럼, 불의한 방법을 통해 얻게 된 현장에서 시작될 김하나 목사의 목회 역시 선한 결과에 이를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교회와 김하나 목사는 그간의 행위를 반성하고 선한 길로 돌이키는 결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한다.

2017년 3월 14일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박득훈,박종운,방인성,백종국,윤경아

저작권자 © 뉴스앤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