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내 거센 비판 속 작은 기대감 담아 호소하는 목소리도 들려

▲ 16일 장신대 채플 앞서 시위 중인 장신대생들의 구호

‘변칙 부자세습’을 시도 중인 명성교회에 대한 교계 내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고, 일반 언론마저 이를 비난하는 가운데 명성교회와 새노래명성교회 교인 및 김하나 목사 그리고 명성교회가 소속된 노회의 양식(良識)에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단이 정한 ‘세습 금지’ 법망을 피하기 위해, 아들 김하나 목사로 하여금 교회를 개척케 한 후 일정 시간이 지니자 합병을 통해 교회를 맡기려는 명성교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교회의 세습 반대 운동을 주도해 온 교회개혁실천연대에 이어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14일 세습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15일에는 명성교회가 속한 예장통합 산하 교단 신학교 교수 78명이 성명을 발표했다.

16일에는 김하나 목사가 강의를 나가고 있는 장신대 학생들이 채플에 앞서 ‘명성교회 세습 반대’ 시위를 벌였고, 같은 날 일반 언론인 한겨레와 중앙일보가 세습 관련 기사를 비난의 논조로 상세히 보도했다.

특히 한겨레는 17일자 ‘재벌 뺨치는 명성교회의 세습 움직임’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제 김삼환 목사는 100여년 전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을 희생하고 비우고 헌신하며 타의 모범이 되었던 신앙 선조들의 얼굴에 먹칠하는 세습 욕망을 포기해야 한다. 한때 명성교회를 물려받지 않겠다던 김하나 목사도 교회와 사회에 희망을 주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세습 포기를 촉구했다.

같은 예장통합 소속의 높은뜻숭의교회 김동호 원로목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제왕적 목회를 하던 김삼환 목사가 (교회를) 남 주기 싫었을 것”이라며 “교단 총회장까지 지낸 분이 총회 결의를 무시하고 꼼수로 세습을 강행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명성교회의 ‘변칙 부자세습’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가운데서도 명성교회와 새노래명성교회 교인 및 김하나 목사 그리고 명성교회가 속한 노회의 양식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19일 예정인 명성교회 공동의회에서 올바른 결정이 있기를 기대하는 한편, 설령 합병을 결의한다고 해도 상대방인 새노래명성교회의 공동의회 결의가 남아 있고, 김하나 목사가 과거 ‘세습을 않겠다’는 발언 이후 어떠한 의사도 표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서 두 교회 공동의회가 합병을 결의하고, 김하나 목사가 세습할 의사를 밝힌다 해도 김하나 목사에 대한 청빙은 명성교회가 속한 노회(동남노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바 거기서 거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예장통합 산하 신학교 교수들은 “명성교회는 단지 하나의 개교회가 아니라, 한국사회와 한국교회가 주목하는 대표적인 교회로 그에 따른 책임 또한 크다 할 것”이라며 “따라서 명성교회는 이에 걸맞은 결정을 신중하게 내려달라”고 호소했고, 김하나 목사에게는 “신앙적 양심에 따른 분별력 있는 결정을 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동호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교단 법을 어기고(편법 꼼수로 하였으니 어기지 않았다고 강변하겠지만) 은퇴 목사 아들이 결국 세습하였으니 노회는 그 아들 목사의 청빙을 허락하면 안 된다”면서 “노회가 만일 허락한다면 총회가 들고 일어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명성교회야 그런 교회니 그 길로 간다 해도 노회와 총회까지 덩달아 하나님 눈치 보지 않고 큰 교회 눈치 보며 눈 감아 주고 두리 뭉실 넘어간다면 우리 교단 그리고 우리 한국 교회 정말 희망 없다”면서  “나는 우리 총회가 아직 그런 힘과 용기가 살아있는 총회라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명성교회 교인들은 ‘△지금 명성교회는 최선을 다해서 담임목사 초빙을 하고 있으나 초빙된 목사들이 모두 관둔다. 교회가 너무 커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부담스럽다고 해서 그만둔다고 한다 △교인 다수가 김하나 목사를 담임목사로 세우길 원한다’는 교회 내 여론에 의해 설득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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