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대학 채플, 정통 형식 고수하기보다 학생들과 함께 구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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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선교학회와 미션네트위크는 지난 12월 17일 호서대학교 아산캠퍼스 대학교회에서 ‘2021년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 동계연수연 및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기독대학 채플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를 분석하고,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탈종교 시대 기독교대학의 정체성과 방향성 모색- 채플에 대한 도전과 응답’을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최근 광주보건대의 채플과 관련한 인권위의 결정을 살피면서 실질적인 문제와 대안을 제언했다.

이날 천사무엘 교수(한남대)는 ‘기독교대학 채플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 고찰’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광주보건대의 채플과 관련한 인권위 결정은 대광고 채플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과 유사한 것으로, 대학에서 채플 의무 참여는 종교의 자유 침해 요소가 있기 때문에 대체과목을 개설해야 한다고 권고한다”면서 “이 결정은 채플의 종교의 자유 침해 문제를 넘어서 헌법에 보장된 사립학교의 자율성과 자주성 침해, 대학의 서열화 문제에 대한 사립대학으로의 책임 전가, 종교교육의 허용 범위, 학생의 학교선택권에 대한 책임, 입학선언의 교육내용 동의 여부 등의 문제를 야기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천 교수는 대안으로 △채플의 목적과 방향을 기독교대학 스스로 분명히 해야 하고, △기독교대학은 채플이나 기독교 관련 필수교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요소가 있는지를 스스로 살펴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고등학생들에게 학교를 홍보할 때나 홍보물, 홈페이지, 입학지원서 제시된 학교 설명서 등에 그리고 입학식 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학교의 기독교적 특성과 교육의 방향 그리고 채플 및 기독교 관련 교과목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하며, △기독교대학은 학생들의 문화, 관심, 흥미 등을 고려하여 채플의 내용을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불가피하게 대체과목을 개설할 경우, 학교의 설립정신과 기독교대학으로서의 교육적 특성에 맞게 내용을 구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천 교수는 “우리 사회가 기독교대학에 요구하는 교육의 내용과 방향 그리고 교육을 통해 추구하는 인간상도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기독교대학은 이러한 변화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고 채플도 이를 반영하여 기독교대학으로서의 정체성 확립과 교육목적 달성에 기여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인권위 결정은 대내적으로는 기독교학교의 현재 모습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대외적으로는 기독교학교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법적, 제도적 정비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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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랑 교수(명지대)와 정대경 교수(숭실대)는 ‘국가인권위원회의 대학 채플 결정문에 대한 비판적 고찰 및 대안적 제안’이라는 발표에서 “이번 광주보건대학에 국가 인권 위원회가 지적한 것처럼 신입생 모집 요강에 채플의 이수에 따른 졸업 여부 문구 작성과 같은 실제적 요소는 모든 기독교 대학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내용이기에 주지해야 할 부분이고, 많은 기독교 대학 재학생들이 요청하고 있는 ‘채플 수업 학점 제공’ 역시 시대적 상황에 맞게 모든 기독교 대학이 공통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고 지적하고 “각 기독교 대학은 이번 일을 계기로 채플과 기독교 교양교육의 의미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각 대학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강조하는 모양으로, 혹은 단점을 반성하여 고치는 모양으로, 아니면 전혀 새로운 영역으로의 도전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이정철 교수(국민대)는 ‘인성교육으로서의 채플에 대한 기독교교육적 고찰’이라는 발표에서 “채플이 나아가게 될 방향은 기독교 학교들이 먼저 학생의 인권과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보여야 하며, 채플이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는 시대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교육을 제공하는 학교가 결정하는 것이다”면서 “강한 신앙교육의 교육기관으로 되기를 원한다면 과감히 재정적으로 독립하고, 학생 모집 시 종교교육에 대한 동의 및 헌신을 약속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또 양인철 교수(한남대)와 곽호철 교수(연세대)는 ‘MZ세대에 필요한 기독교대학 채플의 정체성과 방향: 한남대학교와 연세대학교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발표에서 “인권위가 제기한 종교 교육과 대학 서열화 문제는 MZ 세대를 위한 새로운 채플 구성을 통해 가능하다는 점을 제시하였다”면서 “기독교 대학은 일반 사립대학처럼 세속적인 경쟁시스템에 몰입하기보다는 채플을 통해 기독교 대학의 정체성과 설립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할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남대학교와 연세대학교에서 실제로 운영 중인 채플의 구체적인 실례를 조사한 결과 △MZ 세대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메시지로 구성하고 △MZ 세대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채플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MZ 세대 학생들에게 서열 중심의 사회에서 벗어나 기독교 인애정신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그들은 “새부대에는 새포도주가 필요한 것처럼, 새로운 시대와 문화에는 새로운 형식의 채플이 필요하다”면서 “기독교 대학은 다음 세대를 위한 채플 교육을 위해 각 대학의 창학 정신이 담긴 내용을 기본 바탕으로 하되, 학생들 맞춤형 채플 교육 계발을 시도하며, 종교성을 강조하여 섬김과 봉사를 위해 살아가는 삶을 훈련해야 할 것이다”고 제언했다. 또 “단순히 기존에 해왔던 정통 예배 형식을 고수하기보다는 학생들과 함께 구성하는 채플, 학생들에게 기독교적 세계관을 학생들의 이해수준에 맞춰 가르칠 수 있는 채플을 만들 수 있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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