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예배 금지 조치 불복’ 사주하는 듯한 문자 발송으로 논란

전광훈 목사가 싸지른 불에 교계 연합단체인 한교연이 기름을 부었다.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 20일 일어난 일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수도권 교회에 대해 ‘대면 예배 금지’ 조치를 내렸다. 그런데 한교연(대표회장 권태진 목사)이 19일, 정부의 조치에 불복할 것을 지시하는 듯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회원들에 발송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권태진 대표회장 명의로 발송된 ’한교연 긴급 공지사항’이라는 제목의 메시지는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한교연은 문자메시지에서 “한교연에 소속된 교단과 단체는 현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지역 교회의 예배 금지 명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우리는 생명과 같은 예배를 멈춰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에 따른 모든 책임은 한교연이 함께 지겠다”고 ‘불복종을 사주하는 듯한 문구’를 덧붙였다.

▲ 문제의 한교연 문자메시지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나라가 벌컥 뒤집혔다. 사람들은 ‘개념 없는 집단’이라며 어이없어함을 넘어 “쌍욕이 목구멍까지 올라온다”며 한국교회를 향한 분노를 쏟아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한교연 소속 교회 의 봉쇄’를 청원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글에서 “방역조치를 어기고 예배강행하라는 지시는, 신천지 이만희보다 더 악의적으로 보인다”면서 “국민들의 피를 제물로 삼아 자신들은 천국 가겠다는 건데, 종교는 자유라지만 왜 우리들이 죽어가야 하느냐”고 썼다.

▲ 청와대 청원 게시판 캡쳐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한교연은 문제가 되는 문구를 바꾼 수정 메시지를 다시 회원들에게 발송했다. 여기에는 “예배 금지 명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 등의 내용은 삭제됐다.

한교연은 “국내 수만 개 교회가 전부 마스크를 안 쓰고 예배를 드려서 집단 감염된 게 아니니까, 조심해서 예배는 드릴 수 있게 해야 하지 않겠냐는 입장이 교계에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이라면서 “내부에서 혼선이 생겨 잘못된 내용으로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한교연은 “바로 다시 다른 내용으로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나중에 보낸 메시지가 한교연의 진짜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예장통합 총회(총회장 김태영)는 20일 기자들에게 긴급히 보도 자료를 발송해 자신들은 한교연의 회원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한교연 홈페이지 회원 교단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기 때문이다.

▲ 한교연이 다시 보낸 문자 메시지
저작권자 © 뉴스앤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