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70년, 교회의 과제’ NCCK 신학포럼 열려

▲ 11일 조에홀에서의 NCCK신학포럼 모습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의 과제, 특히 민족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교회의 과제를 살피는 포럼이 개최됐다. 12일 오후 열린 교회협(NCCK) 신학위원회 주최 신학포럼 ‘한국전쟁 70년, 민족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교회의 과제’가 그것이다.

기독교회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이날 포럼에는 홍승표 교수(감신대 외래), 최형묵 목사(교회협 정의평화위원장), 이문숙 목사(교회협 여성위원회), 김희헌 목사(기장 평화공동체운동본부 집행위원장)가 발제자로 나서 △한국교회의 한국전쟁 인식과 역사적 반성 △분단 이데올로기와 한국교회의 신학(신앙) △분단체제, 젠더관점에서 본 한국교회 △민족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교회의 소명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이날 포럼에서 발제자들은 ‘분단 이데올로기 넘어서기’를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의 과제로 제시했다. 세상의 모든 사상과 이념을 넘어선 하나님 나라의 가치가 이 땅에 구현되지 못하게 함은 물론 하나님 나라의 가치가를 왜곡시키는 주범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발제자들은 한국사회 전체가 ‘분단체제’ 속에서 돌아가는 상황에서 한국교회 역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한국교회가 다른 집단보다 상대적으로 ‘분단 이데올로기’에 매몰돼 있는 현실에 대해 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최형묵 목사는 남북 분단 체제화에서 분단체제를 정당화하는 이념인 ‘분단 이데올로기’가 문제시 되는 것은 이것이 끊임없이 또 다른 ‘분단(분열)’ 이데올로기를 양산하는 기반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 목사는 “분단 이데올로기는 남쪽 곧 우리 사회에서 강력한 ‘반공주의’로 표현되는데, 문제는 이것이 남북간 체제 대결의 이념에 그치지 않고 사회 내 여러 차별의 논리를 정당화하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컨대 최 목사는 “‘빨갱이’ 또는 ‘종북주의자’라는 규정은 모든 합리적ㆍ윤리적 판단을 정지시키는 효과를 발휘하고, 이렇게 특정한 대상을 비인간화하는 논리는 다른 사회적 소수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유감스럽게도 한국 기독교가 이러한 반공주의를 공고히 하고 확산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며 “바로 이 점에서 한국 기독교는 사회적 평화와 남북의 평화를 이루는 데 기여하기보다는 갈등과 대립을 조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 목사는 “타자(타인)을 정죄함으로써 스스로의 정당성을 내세우는 고질적인 병폐가 한국교회 안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신학은 그 상황을 타개하고 보다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이루는 데 기여하는 전망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쓴소리 했다.

다른 발제자인 이문숙 목사는 분단 이데올로기의 결과로 우리사회에 쉽게 자리 잡은 ‘군사주의 문화’의 극복’을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가 풀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이 목사는 “적을 쳐서 이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군사주의는 강자의 지배와 독점을 정당화하는 힘 논리와 공권력의 폭력을 당연시 하는데, 한국교회는 한국전쟁 피해의식의 토양 위에서 이분법적 선악관 혹은 근본주의적 성서해석의 영향으로 군사주의 문화를 거침없이 이식했다”면서 “이 점에서 한국교회는 여느 집단들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또 다른 발제자인 김희헌 목사는 “분단과 전쟁으로 인한 대결과 증오의 체제에서 자유로운 존재는 없다. 한국전쟁 70주년의 의미는 분단체제를 극복하는 작업에서 찾아야 한다”면서 “남북관계가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여건에서 한국교회는 새로운 시대를 향한 진취적인 노력을 재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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