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서기가 개인적으로 서류 접수, 2명 접수 후 1명은 반환


한기총의 이상한 선거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연합단체 중 유일하게 문체부에 종교법인으로 등록돼 있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동네교회 수준으로 선거관리 업무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한기총은 오는 29일 예정인 제30회 정기총회에서 치러질 제25대 대표회장 선거 후보 신청을 지난 11일 마감했다.

마감일 하루 전까지 신청자가 없어 마감일인 11일, 누가 후보 신청을 할 것이며, 몇 명이 신청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으로 인해 한기총 사무실 취재 기자 등으로 붐볐다.

김운복 목사(예장개혁)와 전광훈 목사(청교도영성훈련원)가 각각 신청 서류를 접수했다. 한기총 사무실에서도 2명이 접수했음을 확인해 주었다. 이에 마감이 이른 언론들은 최종 2명의 후보가 접수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후 한기총 서기이자 선관위 서기에게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와 김한식 목사(합동장신) 2명의 신청서류가 접수돼 있다는 이야기가 한기총 관계자의 입에서 나왔다.

선관위원장이었던 이영훈 목사의 출마에 따라 길자연 목사가 후임 선관위원장으로 선임됐다는 얘기와 함께다. 이에 본지를 비롯한 일부 언론은 4명이 후보 신청을 냈고, 후보자 확정은 16일까지 선관위의 심사를 거쳐 확정된다고 보도했다.

다음날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이영훈 목사는 후보 신청한 것을 철회했다고 알려왔다. 모 목사가 단독 입후보했을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예비로 신청해 둔 것인데, 그 대상이 되는 목사가 후보 신청을 하지 않은 데 따름이라는 설명과 함께다.

이와 관련 한기총 선관위는 최종적으로 몇 명이 후보 신청을 했는지에 대해 어떠한 공식적 발표도 없었다. 김완식 목사의 경우 어떠한 경로를 통해 후보 신청을 했으며, 그러한 접수 방식이 문제의 소지는 없는지에 대한 설명 역시 없었다.

지금까지의 궁금증들은 한기총 선관위가 비공개로 모인 14일에서야 어느 정도 풀렸다.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본지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이날 선관위 모임은 이영훈 목사가 선관위원장으로 회의를 주관했고, 김운복ㆍ전광훈ㆍ김완식 3인에 대한 자격을 심사했다고 한다.

심사 과정에서 후보의 자격 중 첫 번째 항목인 ‘성직자로서의 영성과 도덕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된 자’와 관련 흠결 여부가 제기돼 당사자들에게 이를 확인한 후 다시 논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선관위 서기 개인에게 서류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진 김한식 목사의 접수 방식이 적법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한식 목사 서류 접수 방식의 적법성 여부가 관심을 끄는 것은, 김 목사가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이러한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당선무효’ 내지는 ‘선거무효’ 소송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기총의 한 총대는 “후보신청 서류를 선관위 서기 개인이 접수하는 것은 공적 기관인 한기총에서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게 개인 생각”이라면서 “선관위는 서기 개인에게 접수된 경위와 적법하다면 적법성이 근거를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총대는 “후보 서류는 일단 신청되면 반환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영훈 목사의 서류가 반환 된 것이 정당화 되면 김완식 목사의 접수는 무효고, 반대로 김완식 목사의 접수가 정당한 것이면 이영훈 목사에 대한 서류 반환은 불법인바 분명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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