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올라가 하늘에서 별이 된 아이들, 잊지 않겠다” 다짐

▲ 안산 화랑유원지 야외예배당에서의 ‘세월호 참사 4주기 기억예배 ReBorn’ 모습

16일 오후 3시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 이후 4년 동안 설치되어 있던 정부 합동분향소가 철거를 맞았다.

철거 하루 전인 15일 주일 오후 4시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내의 야외공연장에서 ‘세월호 참사 4주기 기억예배’가 고난함께,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생명선교연대, 옥바라지선교센터 등의 주관으로 드려졌다.

기억예배에 참석한 세월호 유가족 및 안산 지역 교회들과 교계단체에서 온 성도 1천300여 명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는 한편, “세월호 참사를 결코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이들은 “세월호와 유가족의 아픔을 잊지 않겠다”면서 “세월호 참사와 다른 세상을 만들자”고 약속했다.

단원고 2학년 5반 이창현군의 어머니 최순화 집사는 예배의 시작을 알리는 ‘예배로의 초대’ 기도문에서 “잊어버리는 순간 역사는 반복된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함께 서로 돌보며 살아가라고 말씀하고 계신다. 개발이나 발전을 최고로 여기는 것과 이별하고 내 이익이 좀 줄어들고 삶이 조금 불편해지더라도 이웃과 더불어 모두가 안전하게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선인 시대를 살아가는 것, 이것이 아이들이 바라는 대답일 것”이라고 기도했다.

이어 예배 참석자들은 ‘길가는 밴드’와 함께 ‘여기오소서 내주여’,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함께 부르며 세월호 희생자들이 이름을 커다란 노란종이에 하나하나 적어 들고 그 이름을 잊지 말자고 호소했다.

기도를 맡은 정경일 원장(새길교회, 새길기독사회문화원)은 “주님. 이 세상에서 정의, 평화, 생명의 하느님 나라가 이루어질 때 까지, 바다에서 올라가 하늘에서 별이 된 우리 아이들이 이 땅으로 내려와 부활 할 때까지 당신께서 유가족의 통곡을 기쁨의 춤으로 바꾸어 주시고 유가족에게서 슬픔의 상복을 벗기시고 기쁨의 나들이옷을 갈아입히실 때까지, 그 때까지 끝까지 기억하고 동행하겠습니다. 주님 우리의 이 약속 기억 해 주십시오. 주님 우리가 이 약속 기억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간구했다.

이날 설교는 교회의 학생 예은이가 희생당한 것을 계기로 4년 동안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 한 박인환 목사(화정감리교회)가 맡았다.

박 목사는 “디베랴로 도망간 베드로를 위해 식탁을 마련한 예수가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었던 것은 ‘네가 나를 잊지 않았지?’라는 물음이며 ‘예 제가 주님을 사랑합니다’라는 베드로의 대답은 ‘예, 제가 주님을 잊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고백이었다”면서 “부활하신 예수님이 주시는 떡을 먹음으로써 기억을 이어가고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 다시 시작할 힘을 얻자”고 설교했다.

어이 진광수 목사(고난함께), 이현아 목사(성문밖교회)의 집례로 성찬식이 거행됐다. 성찬후 드려진 헌금은 4주기 추모행사와 416예배실 마련, 가족협의회 장소이전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성찬식 후 이진형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양승훈 씨(안산시민, 거성교회)가 들려주는 ‘시대의 증언’에 이어 이회식(수원서화교회), 최민규(새날교회), 강영희(낮은마음교회), 이예은(약수교회)가 각각 △세월호 참사4주기를 생각하며 다시는 제2, 제3의 세월호가 없는 세상을 바라는 기도 △진상규명을 바라며 드리는 기도 △안산지역과 교회를 생각하며 이 도시에 탐욕과 혐오가 힘을 잃고 사랑과 평화가 일어날 것을 바라는 기도 △생명안전공원 조성을 바라는 기도를 드렸다.

기도후에 참석자들은 평화의 노래를 부르며 인사를 나누고 파송의 노래를 부르며 예배를 마쳤다.

예배를 마친 뒤 참석자들은 십자가와 두 개의 노란 리본, 그리고 304개의 희생자 이름이 적힌 노란 종이를 앞세우고 ‘잊지 않을게’를 부르며 100여 미터 떨어진 합동 분향소까지 행진한 후 합동 분향소에서 마지막 분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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