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노아ㆍ엄기호 2인 후보 확정… 김노아 목사 측 “뒷감당 자신 있나?”

▲ 12일 회의 결과를 발표 중인 최성규 선관위원장과 배석한 선관위원들 모습

전광훈 목사에 대한 후보 접수 거절로 법원에 의해 ‘선거중지 가처분’된 한기총 제24대 대표회장 선거가 선관위 무능과 독선으로 점점 수렁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선거중지 가처분’을 초래한 당사자임에도, 임시대표회장에 의해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선임된 최성규 목사가 이끄는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는 12일 오후 5시 후보자 기호추첨을 갖기로 했다.

약속된 5시가 돼서도 기호추첨은 이뤄지지 않았다. 공적으로 약속된 선거 일정임에도 선거관리위원장이 교단 행사 참석을 이유로 나타나지 않은 탓이다. 한기총 최충하 총무는 이러한 사실을 기자들에게 공지하는 한편, 늦더라도 결과를 보도 자료로 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보도 자료는 나오지 않았다. 기자 및 후보관계자들이 다 떠난 후 늦게 온 선관위장에 의해 회의가 진행되고 그 결과에 대한 브리핑이(기자회견이 늦어질 것을 예견했는지 어쨌는지 늦게 온 일부 기자들에게) 행해졌음에도 말이다.

확인한 바에 의하면 최성규 목사는 기자브리핑을 통해, 오는 27일 한기총 제29회 총회 속회에서 실시될 한기총 제24대 대표회장 선거는 기호 1번 김노아 후보와 기호 2번 엄기호 후보 두 사람에 대한 선거로 치러진다고 발표했다.

최 목사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에 따라 한기총 정관 6조에 의거 당초 3명의 후보를 모두 인정하기로 했으나 전광훈 목사가 끝내 등록을 안 해 기호 1번 김노아 후보, 기호 2번 엄기호 후보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최초 등록 접수했다 탈락한 전광훈ㆍ엄기호 두 후보에 대해 등록비 및 발전기금을 12일 오후 5시까지 다시 납부하는 경우에 한해 서류 접수 없이 후보자격을 부여키로 했는데, 엄 목사는 돌려받은 금액을 재납부한 반면 전 목사는 납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호는 별도의 추첨 없이 이미 등록한 김노아 후보가 1번이며, 추가 등록한 엄기호 후보가 자동으로 2번이 됐다는 것이다.

이날 선관위의 발표, 곧 김노아ㆍ엄기호 2파전으로 선거가 치러진다는 발표가 있자 김노아 목사 측은 발끈했다.

김노아 목사가 단독 후보 결정된 상태에서, 법원으로부터 자신의 피선거권 있음을 확인 받은 전광훈 목사에 대한 하자 치유가 이뤄지는 것은 맞지만, 그것을 빌미로 피선거권 없음이 이미 확정된 엄기호 목사에게까지 후보자격을 준다는 것은 또 다른 불법이라는 것이다.

김노아 후보 선거본부장 김인기 목사는 “긴 말 하고 싶지 않다. 뒷일을 감당할 자신 있으면 선관위 마음대로 하라”는 말로 선관위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한 번 ‘선거중지 가처분’이 신청되거나, 가처분이 기각돼 선거가 치러지고 선거에서 엄기호 목사가 당선될 경우 지난번 이영훈 목사 때처럼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당선무효 소송’이 본안으로 제기될 것이 불 보듯 뻔함을 알 수 있는 답변이다.

이에 앞서 전광훈 목사는 ‘△선거중지가처분에 따라 후임 대표회장이 세워지지 않았는바 민법에 의거 후임이 세워질 때까지 직전 대표회장이 대표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연장자를 임시대표회장을 세운 것은 불법이고 △이러한 불법자에 의해 선임된 선관위장 역시 불법인바 두 사람에 대한 직무를 정지시켜 달라’는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한 상태다.

따라서 전광훈 목사는 후보등록비 5천만원과 발전기금 1억원을 납부하지 않았다. 납부만 하면 후보 등록이 돼 선거전에 참여할 수 있음에도 말이다.

이 건은 선관위 발표에 의하면 3월 7일 1차 심리가 예정돼 있다. 그렇다면 27일 선거가 예정된바, 사실상 가처분은 기각이라고 봐야 한다. 최성규 선관위장에 대한 직무정지가 이뤄지지 않은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완전 기각은 아니다. ‘불법 선관위장에 의해 치러진 선거에 의해 당선된 대표회장(김노아 후보든, 엄기호 후보든)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으로의 신청취지 변경 및 ‘선거무효’ 내지는 ‘당선무효 소송’이 본안으로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전광훈 목사의 경우 누가 당선되든, 김노아 목사의 경우 엄기호 목사가 당선될 경우 소송이 불 보듯 뻔함에도 자신들의 생각대로 선거를 진행시키려는 선관위의 행태는 무능 아니면 독선, 아니면 무능과 독선의 총체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최성규ㆍ박종순 목사를 제외한 생존 한기총 증경 대표회장들은 지난 9일 △최성규 선관위장이 물러나고 현 선관위가 해체하는 한편 △전광훈 목사는 즉시 고소고발 및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기로 하는 ‘공동합의문’(사진)을 작성해 양측의 합의를 이끌려고 했다.

하지만 합의문에 사인을 요청받은 최성규 목사가 이를 공문으로 제출하라며 사실상 거부함에 따라 해프닝으로 끌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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