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신학자 이진섭 교수, 8일 새해맞이 ‘성경삶사역콘서트’서 강의

▲ 8일 ‘성경ㆍ삶ㆍ사역 콘서트’에서 강의 중인 이진섭 교수

바울은 신학자로서 명성이 높고 선교사로서 활약이 매우 두드러져 목회자로서 면모는 잘 부각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훌륭한 목회자이기도 했던 ‘바울의 목회’를 바울서신을 통해 밝히며 바울의 목회를 본받자고 권면하는 강의가 진행돼 관심을 모았다.

8일 오후 서울 영동교회(정현구 목사)에서 열린 ‘성경ㆍ삶ㆍ사역 콘서트’에서다.

이날 첫 세션에서 ‘바울의 목회: 바울은 어떻게 교회를 세우고 도왔는가’라는 제목으로 강의한 이진섭 교수(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는 바울서신 전체는 바울이 어떻게 목회를 했는지 잘 알려주는 증거라며 바울서신에 나타난 목회 윤곽을 풀어 설명했다.

이 교수는 “‘바울 신학’이란 말은 쉽게 들을 수 있지만 ‘바울 목회’라는 말은 생소하다. 하지만 바울서신은 목회와 기본적으로 연결돼 있다”면서 “바울은 자신이 교회에 있었다면 했음직한 목회적 가르침과 활동을 서신에 담아 보내고 있다. 따라서 바울이 교회에 편지를 보냈다는 것 자체가 어떤 의미로 보면 이미 목회 활동”이라는 말로 강의의 문을 열었다.

이 교수는 바울서신을 교회 현실 목회에 반영해야 하는 이유를 두 가지로 제시했다. 첫째는 선배 목회자나 교회 전통의 꼭대기에 바울과 바울서신이 있기 때문이며, 둘째는 바울서신이야 말로 목회를 가르치기에 적합한 책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이 교수는 “바울서신과 교회 목회 사이의 연결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목회는 현장에서 배운다는 통념인데, 좋은 선배 목회자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위에 바울이 있고, 바른 목회 전통을 따라 가면 그 위에 바울서신이 말하는 목회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바울서신은 목회의 의도를 가지고 쓴 편지며, 성경의 그 어떤 책보다도 목회를 잘 드러내는 책이라는 점에서 바울서신은 ‘목회의 보고’”라며 “따라서 목회를 말할 때 바울서신을 주목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교수는 “바울서신은 다양한 목회 모습을 제시한다. 각 서신은 다양한 목회 지침을 제시하면서 각각의 독특한 특징도 가지고 있다”면서 “이것을 여러 시각과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주제별로 묶어 분류할 수도 있고, 또한 각 서신의 특징별로 정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러한 점들을 고려 △교회 목회의 본질과 방향(로마서, 골로새서, 에베소서) △교회 형편에 따른 목회(빌립보서,데살로니가전후서, 갈라디아서, 고린도전후서) △교회 정치와 목회 전략(디모데전서, 디도서) △목회자의 본분과 개인적 권면(디모데후서, 빌레몬서) 이상 네 가지 측면에서 바울의 목회 윤곽을 정리 다음 표와 같이 정리 발표했다.

▲ 바울서신에 나타난 '바울의 목회 윤곽' ⓒ 이진섭

이 교수는 “이렇게 정리된 바울의 목회 윤곽은 실제 목회 현장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바울의 목회를 우리 현실에 적절하게 끌어들이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런 노력에는 적절한 방향과 지침이 요구된다”며 이와 관련, 다음의 세 가지는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첫째, 문자적 적용 방식을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바울에게서 목회를 배워야 하지만 그 방식은 바울서신에 쓰인 것을 그대로 문자적으로 우리에게 옮겨 적는 식이어서도, 바울서신에 있으면 하고 없으면 하지 않는 식이어도 안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바울 시대에 예배당이 없으니, 우리 시대도 불필요하다는 식이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둘째, 바울 서신에 나타난 목회의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바울서신에 배어 있는 바울의 목회 윤곽을 살피면서 그 속에서 중심이 되는 원리와 원칙을 찾아내고, 그것들을 역사적 현실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석의의 기초가 탄탄해야 하고, 적용과 관련된 각종 방법들도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조언이다.

셋째, 역사적 정황이 매우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일차적으로는 바울의 목회를 이해할 때 바울서신에 나타난 역사적 상황을 깊이 고려해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현재 목회 현장의 역사적 정황을 제대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회는 역사 현장에서 동떨어진 가현설적(假現說的) 이상이 아니라, 역사 현장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실제 현실이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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