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위원회서 ‘동성혼 개헌 반대 한국교회 교단장 성명’ 참여 이유 밝혀
동성애자들의 인권보호에 앞장서 온 기장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가 퀴어성서주석 번역본 발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이단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 교단 총회장이 공적 자리에서 자신들 교단의 신앙고백은 ‘동성애 동성혼 반대’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 7월 26일 발표된 ‘동성혼 개헌 반대 한국교회 교단장 성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지난 4일 생명선교연대가 회원 일동 명의 성명서를 내고 권 총회장에서 “성명에 참여하게 된 경위를 밝히고, 총회원들에게 사과하라”고 한 때문이다.
이날 회의 내용을 보도한 한 교계 언론에 의하면 권 총회장은 실행위가 마무리 될 무렵 발언권을 얻어 먼저 “성소수자, LGBT를 위해 헌신하며 모욕당하고 손가락질 당하는 이들을 위한 목회를 하는 분들을 존중 한다”고 밝혔다.이어 그는 “우리 교단은 다양성 있는 목회를 허용하고 그렇게 해 왔고 개인 신앙의 양심에 따라 목회하는 것”라고 임보라 목사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에둘러 표현한 후, “다만 서명은 또 다른 차원”이라고 말했다.
권 총회장은 “교단을 대표하는 본인 총회장은 개인적인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다른 의견이 없지 않다”면서 “그러나 본인은 총회의 신앙고백과 헌법, 그리고 규례에 따라 말해야 하는 것이지, 개인의견을 말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권 총회장은 “‘언제 우리 총회가 동성애 동성혼 반대결의를 했느냐’고 묻는데, 반대결의는 헌법과 신앙고백에 반하는 다른 것을 결의할 때 결의하는 것”이라면서 기장 총회 신앙고백서 ‘<제3장 인간과 죄> 2.남녀’에 대한 부분을 낭독했다.
“사람은 구체적으로 남자와 여자로 창조되어 있다. 그리고 일남일녀를 결합시켜 공동체를 이루어 생을 즐겁고 풍부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선하신 창조의 축복이다(창1:27~31, 2:24~25). 인간이 이성의 상대자와 사랑의 사귐을 위하여 가지는 성(性)은 생의 의미와 창조의 기적을 발휘하는 귀중한 특성이다. 그러므로 성을 오용하거나 남용하여 불행을 초래하지 말고 그리스도 신앙으로 그 질서를 지켜야 한다.”그런 후 권 총회장은 “여기서 결혼을 1남 1녀라 고백했고, ‘인간을 이성의 상대자와 사랑의 사귐을 위하여‘라고 이렇게 고백했는데, 이 신앙고백을 넘어설 수는 없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사인하는 자리에서 '이것은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조금은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 할지라도, 그러면 기장은 '동성혼 합법화'를 인정한다고 하는 것이 되는데, 우리 총회는 그런 것을 결의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기장 총회의 결의는 아직 ‘동성애 동성혼 합법화’까지 나간 것은 아니기에 서명에 참여한 것이지, 임 목사와 성소수자를 폄하하거나 하기 위해서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성공회는 ‘여기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며 사인을 하지 않았다면서 권 총회장도 그렇게 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있자 권 총회장은 “성공회는 전 세계가 하나로 되어 있다”며 “성공회 결의는 전 세계의 결의이기 때문에 (한국성공회) 대표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답했다.다음은 지난 4일 기장 생명선교연대가 권 총회장의 서명과 관련 발표한 입장문 전문이다.
“정의를 뿌리고 사랑의 열매를 거두어라. 지금은 너희가 주를 찾을 때이다. 묵은 땅을 갈아엎어라.” (호10:12)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제99회 총회 "하나님과 세상 앞에 참회하는 교회"를 통해 한국교회의 적폐를 통렬히 회개하고자 하였고, 이어서 제100회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라", 제101회 "내 교회를 세우리니", 그리고 2017년 제102회 총회를 맞아 "말씀으로 새로워지는 교회"라는 주제로 한국교회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자 한다. 이렇듯 총회 주제에서 드러난 회개와 개혁의 의지는 한국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준엄한 호소와 사회적 요청에 대한 신앙 양심의 외침이자, 진심 어린 응답이었다. 기장 교단은 53년 호헌 총회를 시작으로 희년을 맞이하기까지의 역사와 세월 속에서 부족하지만 필사적으로 정의 평화를 외쳐 왔으며, 사랑으로 응답해 왔다. 서슬 퍼런 군부의 총과 군홧발에 맞서 싸웠으며,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가난에 맞서 왔다. 자본에 맞서 민중들과 함께 인간임을 외쳤고, 갈라진 민족을 이어 평화를 부둥켜안기 위해 고통스러운 순례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은 신앙 양심을 지킨 결과이며, 주어진 사명에 대한 성찰과 회개의 열매였다. 그렇다면 우리 기장 교회는 어떠한가? 애굽의 노예 생활에서 탈출해 홍해의 기적을 목도했지만 애굽의 가마솥을 그리워하지 않는가? 가나안 땅의 허울 좋은 성벽과 군세를 두려워하고 있지는 않는가? 그러나 똑똑히 알아야 한다. 우리가 고백하는 하나님은 우리가 광야에 섰을 때 만나 주시는 하나님이시다. 권력의 주구들을 비웃고 민중의 십자가를 함께 짊어질 때 동행하시는 하나님이시다. 우리는 제100회 총회에서 '성소수자 목회 지침 마련을 위한 연구 및 연구위원 구성 헌의'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 바 있다. 비록 기각되었지만 사회적 주요 논제로 떠오른 성소수자들에 대한 사회적 질문에 응답한 사건이었다. 첨예한 이슈이기에 논의가 필요했으며, 조심스러웠다. 아직 우리 교단 내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기에 한계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이는 앞으로 성소수자 이슈에 대한 입장을 차분하고 조심스럽게 밝혀 가야 함을 뜻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또한 총회장의 서명과 발언은 기장 교회의 성소수자 교인들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 우리 안에 성소수자들은 얼마나 존재할까? 성소수자에게 친화적이지 못한 사회적 한계로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학자들에 따라 적게는 1%에서 많게는 10%까지 추정한다. 교회로 보자면 100명 중 1명 또는 10명이 불안한 삶과 신앙생활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성소수자 차별 철폐는 최근 치러진 19대 대통령 선거의 중요한 이슈였을 정도로 대사회적 관심이 높다. 게다가 교단 내에서 제대로 연구되거나 토론된 적도 없다. 성소수자에 대한 정보나 논쟁의 자리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민감한 이슈이지만 그럴수록 사회적 요청에 나서야 한다. 이미 교인들은 왜곡된 정보에 의해 판단하고 있으며, 건강한 토론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안에서 성소수자 교인들은 더 큰 고통에 떠넘겨지고, 급기야는 교회를 아니 기독교 자체를 떠나고 있다. 더 이상 실족하는 영혼은 없어야 한다. - 권오륜 총회장은 7.26 한국교회교단장회의 성명에 참여하게 된 경위를 밝히고, 총회원들에게 사과하라! - 기장총회는 현 사태에 대한 대책위를 조속히 구성하고, 성소수자의 이해와 목회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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