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 혁명이냐 사랑이냐’ 주제로 양화진 목요강좌 강연

▲ 강연 중인 이어령 교수 (사진제공: 양화진문화원)

지난해 말 개봉된 뮤지컬 영화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ㆍ가난한 사람들)은 대선 정국과 맞물리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로 인해 빅토르 위고의 원작 소설의 번역본들이 불티나게 팔리기도 했다.

저자인 위고는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을 통해서 ‘혁명을 넘어선 기독교적 사랑’을 말하고 있지만 일반 독자는 말할 것도 없이, 크리스천 독자들마저 이를 놓치고 있다는 게 이어령 박사의 주장이다.

이어령 박사는 지난 28일 오후 서울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선교기념관에서 ‘소설로 찾는 영성 순례’ 첫 번째 강의 ‘레미제라블, 혁명이냐 사랑이냐’를 강연했다.

이 박사는 강연에서 “레미제라블이 보여주는 혁명과 사랑의 이야기 속에서 대다수 관객들은 중요한 핵심, 곧 혁명 속에 있는 ‘기독교적 사랑’을 놓치고 있다”며 “독자들은 작품이 전하는 기독교적 메시지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미제라블의 배경이 되는 프랑스혁명의 정신을 아우르는 사랑이 바로 기독교적 사랑이며, 그 사랑이 장발장이라는 한 인물을 통해 묘사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화는 수없이 죽이고 가두고 싸우는 이야기지만, 그 안에는 끊임없이 살려주고 용서해주고 사랑해주는 힘이 모든 것을 구제해 주고 있는데 여기서의 사랑이 바로 기독교적 사랑이라는 것이다.

이 박사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리케이드에서 혁명의 노래를 부르다 죽어간 사람들이 아니라, 유일한 생존자이면서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코제트와 마리우스를 모두가 쓰러진 눈물바다 속에서 살려준 장발장이 주인공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박사는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장발장이 죽어갈 때 코제트가 ‘신부를 부를까요?’라고 묻지만, 장발장은 자신이 죄수였을 때 신부가 준 촛대를 가리키며 ‘신부는 필요 없다. 바로 저 빛이 나를 구제해 줬다’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다”면서 “바로 이 한 마디가 명백한 기독교적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 박사는 소설 속의 자베르 경감은 프랑스혁명 이후 공포정치를 실시했던 로베스피에르에 비유하며 “그는 정직하고 정의로웠으며 나무랄 데 없었던 사람이었지만, 사랑 없이 모두를 자신의 잣대로 바라보다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말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박사는 “레미제라블은 ‘로베스피에르에게 장발장의 은촛대가 있었다면 그렇게 많은 피를 흘리지 않고 혁명이 더 잘 이뤄졌을 것’이라는 이야기”라며 “사실 ‘레미제라블’은 용서와 구원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이에 “젊었을 때는 ‘레미제라블’에서 이 사랑을 발견하지 못해 빅토르 위고를 크게 보지 못했다”면서 “다시 읽고 영화를 보니 위고가 지구 전체를 에워싸는 사랑의 영성을 가진 위대한 사람임을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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