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학 목사 '목양 칼럼' (80)

목회자로서 한주 어떻게 지내느냐는 참으로 중요한 영성입니다.

보통 주일 저녁이면 돌아오는 주 말씀을 묵상합니다. 그리고 목요일에는 수도원적인 영성을 위해 자연 속에 나갑니다.

또한 새벽에 목회자 모임을 통해 운동을 가볍게 합니다. 대부분 오전 시간은 묵상과 책읽기를 합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심방과 기도회를 합니다.

꽤나 단조로운 삶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시간마다 대부분 사람을 만나고 할 수만 있으면 주님의 마음으로 환대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주중에 교회 건물 사장님과 한참을 교제하였습니다. 사시던 집을 놓고 이사를 준비하는데, 잘 맞지 않아 땅 채플실을 사용하시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베풀 수 있는 마지막 주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니 기꺼이 내어드릴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집 천장에서 물이 새어, 윗집 아저씨와 교제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매순간 사건이 펼쳐지지만 그때마다 하나님이 일하시는 시간임을 기억합니다.

처음 만났지만 아픈 상처를 말해주는 분도 계시고, 자신의 취미가 무엇인지 설명도 해주십니다. 조건 없이 맞이하여 차 한 잔을 나누는 사이에, 수십 년 쌓였던 상처가 녹아진다면 이것이야말로 기적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하늘땅교회를 한국병원 입원했다가 우연히 알게 된 다케우치 미애 선교사님과의 만남, 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무작정 차를 몰고 교회로 오신 성도님과의 깊은 교제, 개척 후 두려움에 빠져 있는 사역자와의 만남 등 목회는 평생 만남이고 사건이고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한주의 삶속에 세밀하게 일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잊고 있는 사이에 하나님이 당신과 당신의 가정위에 일하고 계심을 알고 계십니까?

이것이 은혜입니다. 우리보다 앞서 행하시고 나갈 길을 지시하시고 행로 중에 자기 아들을 안음같이 안아주시는 하나님과 동행(同行)하는 삶, 그분과 공감(共感)하는 은혜가 너무 큰 한주였습니다.

오늘 예배가운데 동역자로 다시 만나게 됨을 기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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