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찬 칼럼] 한국교회와 세대주의에 대한 단상 (2)

▲ 이필찬 교수

세대주의가 가장 강력하게 영향을 끼친 영역 중에 하나가 ‘선교’ 분야가 아닌가 싶다.

선교사님들 가운데 적지 않은 분들이(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니 이에 해당되지 않은 분들은 양해를 바람) 자신의 선교 사역을 통해 종말을 도래케 하고 예수님의 재림을 당길 수 있다고 믿는다.

미전도종족 선교 단체 등이 이러한 입장을 견지한다. 그리고 극단적인 경우가 백투예루살렘 운동이다. 백투예루살렘 운동은 크게 메시아닉 쥬와 인터콥으로 양분되어 있다.

흥미롭게도 예장합동 총회가 지난 2013년 제98회 총회에서 인터콥과의 교류 단절을 결의했음에도 불구하고, 2014년 4월2일에 총회 산하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의 신학지도위원회에서 인터콥의 신학적 논란을 종결하는 결의를 하고 2014년 제99회 총회에 규제 해제를 요구했으나 총대들의 반대로 교류단절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러한 이중적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를 찾아 볼 수는 있으나 그 이면에 선교의 열정이 꺼져가는 이 시점에서 인터콥이야말로 선교의 불씨를 살려줄 수 있는 강력한 자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신학적으로는 분명히 문제가 있는데 선교라는 목표 때문에 신학적 문제점의 심각성을 간과하거나 완화시키는 것이라는 얘기다.

이러한 추론이 사실이라면 이러한 모습은 선교를 성경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목표 지상주의로서 성경의 의도를 왜곡하는 행위라고 간주할 수 있다. 이것을 선교 이데올로기라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한국 교회의 선교의 열정이 식고 있다.

오래 동안 교회 대학부 시절부터 선교적 열정이 충만한 환경 속에서 신앙생활을 해 왔다. 지금도 주변에 선교사로 나간 분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선교의 흐름에 대한 감각을 남 못지않게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작금의 선교 열정의 소멸의 징조는 신학의 부재의 결과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다.

이제 한국 교회는 선교에 대한 성경적 텍스트를 통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지점에 와 있다. 이것을 계속 무시하게 된다면 선교 열정이 식어가는 것은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선교사님들과 선교 단체들이 하나님께 너무(?) 헌신되어 있어서 성경학자보다 더 우월하다고 생각해서인지 잘 귀를 기울이려고 하지 않아서 좀 걱정이다.

아, 그래도 지구는 돌아간다. 오늘 해가 지면 내일 아침에 해가 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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