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쿼바디스>에 답하다 취지 한국교회 개혁 위한 연중 포럼 제4차 열려

▲ 포럼 후 종합토론 모습(왼쪽부터 배덕만, 변상욱, 김근주, 김형원)

한국교회가 보수적이라는 데에는 대체적으로 이의가 없다. 오히려 한국교회는 한국 사회 보수 세력의 대명사가 됐다. 한국교회가 왜 이렇게 보수화가 됐는지를 살피는 포럼이 열려 관심을 모았다.

물론 보수화 자체가 선과 악의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보수화는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더 크게 나타난다. 그렇기에 한국교회의 보수화가 한국교회의 타락이나 쇠락에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이 포럼은 의미가 있었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원장 김형원 교수)는 7일 저녁 서울 신촌 느헤미야 세미나실에서 ‘한국교회개혁을 위한 연중 포럼 제4차 한국교회의 보수화'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변상욱 대기자(CBS)와 김근주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 배덕만 교수,(건신대학원대학교), 김형원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 등 포럼 발제에 나선 이들은 한국교회 보수화는 ‘태생적’이며 ‘필연적’이었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

미국 개신교 근본주의의 도움으로 복음이 전래된 데다가, 전래된 복음이 ‘민족’과 결합되고 ‘반공’과 결합되면서 그리고 나아가 자본주의와 결합되면서 한국교회는 필연적으로 보수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김근주 교수는 “구한말, 일제 강점기, 남북 분단의 상황이라는 역사적 경험이 한국교회의 보수적 성격을 규정했다”면서 “특히 서북 출신을 중심으로 한 기독교인들이 정립한, 북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승공(勝共) 논리는 ‘경제 성장을 통한 승공’에 지고의 가치를 두게 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형원 교수는 한국교회 보수화의 첫 번째 원인으로 아예 ‘한국교회가 반공주의와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인 결과’로 규정하기도 했다.

특히 김 교수는 “경제적인 성공이 가장 큰 목표가 된 상황에서 교회도 개인의 욕구를 채워주는 쪽으로 전략을 수용하면서 교회는 변혁적이고 현실 초월적인 모습을 상실하고 체제에 순응하는 보수적 성향을 뛰게 됐다”고 설명했다.

발제자들은 한국교회의 이러한 태생적ㆍ필연적 보수화를 더욱 고착화 시킨 것은 ‘개인구원’, ‘내세적 천국관’으로 대표되는 사사화(私事)된 신학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김형원 교수는 “한국교회가 정치ㆍ사회적으로 보수적으로 변한 데는 신학적인 이유도 크게 작용했다”면서 “결국 내세 지향적이고 현실을 부정하는 신앙은 현 세상에 대해 무관심하게 되고, 그것은 변화를 의미 없다고 여기는 보수적인 사상을 따르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김근주 교수는 “한국교회의 보수성은 경험에서 비롯된 것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철저하게 개인적인 신앙관에서 비롯된 신앙의 신학적 보수성 탓도 크다 할 것”이라면서 “이러한 개인적 신앙관의 뿌리는 단연코 미국식 복음주의일 것”이라고 말했다.

배덕만 교수는 “한국교회는 공산주의에 대한 부정적 역사경험 때문에 성서를 객관적으로 읽을 수 없었고, 사회와 교회에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해법을 제시할 수 없었다”면서 “결국 지난 50년간 일반적 보수세력과 결합해 보수진영에 대한 가장 충성된 지원세력으로 막강한 힘을 과시해 왔다”고 분석했다.

보수화 결과 김형원 교수는 “한국교회는 현실주의와 맞물림으로써 타락의 길을 걷게 됐고, 쇠퇴의 시기를 맞게 됐다”면서 “이러한 보수화의 흐름을 돌리지 않으면 한국교회의 쇠락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쓴소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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