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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한국과 미국의 ‘목사의 딸’여자 격투기(UFC) 무적 챔피언 론다 로우지 꺾은 홀리 홈
정윤석  |  unique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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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20  04: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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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 선수인 론다 로우지 옆에서 함께 걱정해주는 홀리 홈 선수(사진 가장 좌측)

2014년 연말, ‘목사의 딸’(아가페북스)이란 책이 인기였다. 부제는 '하나님의 종이라는 이름 뒤에 감춰진 슬픈 가족사‘였다. '슬픈 가족사'를 집필한 저자의 아버지는 한국이 낳은 최고의 주경 신학자, 박윤선 박사였다.

이 내용에서 목사의 딸은 아빠의 율법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냈다. 목사의 신학적 문제점과 이중적인 삶을 지적했다.

한국교회에 팽배한 영육이원론, 샤머니즘적 기복주의와 율법주의의 뿌리를 놓은 사람으로 아버지를 그렸다. 아내를 자녀들이 보는 데서 구타하고, 자녀들에게 율법적으로 push하는 그는 전형적인 가부장적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 2014년 연말 발간되며 화제가 됐던 책 <목사의 딸> 표지

이에 대한 반론이 이어지기도 했다. 70세가 넘어서도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하고, 한이 맺힌 것처럼 이런 책을 쓰는 건 한국교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다, 박혜란 목사(박윤석 박사의 딸)가 편향된 시각으로 아버지를 평가하다 보니 내용이 왜곡됐다는 등의 반론도 나왔다.

논란은 지속됐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아빠에 대한 딸의 시각이다. 그 누가 반론을 펴든, 박윤선 목사의 딸에게 있어서 고 박 목사는 ‘율법주의자’였다. ‘목사’라는 사회적 인식, 지위, 가치 때문에 딸에게 목사의 딸로서의 규범을 지나치게 강조하던 사람이었다.

지금 네티즌들 사이에선 또다른 ‘목사의 딸’에 대한 얘기가 한창이다. UFC파이터, 론다 로우지란 여성 파이터를 홀리홈이란 선수가 이기면서 목사의 딸 얘기가 급부상하게 됐다.

먼저 론다 로우지부터 살펴보자. 그녀는 누구인가? 2008년 제29회 베이징 올림픽 유도 여자 70kg급 동메달리스트다. UFC라는 미국 최고의 메이저 격투 단체에서 2012년 밴텀급 챔피언에 올라 홀리홈에게 패하기 전까지 12승 무패의 장기집권을 한 무패의 파이터였다. 누구도 대항하지 못할 듯했다. 심지어 49전 49승 무패의 복서, 메이웨더와 싸워도 이길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력한 임팩트를 보여준 선수였다.

그런 그녀를 UFC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홀리홈이 1라운드 초반부터 압박하기 시작했고 결국 헤드킥으로 넉다운시키며 승리했다.

그런 그녀가 목사의 딸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더 화제가 되고 있다. 사람들은 그녀에게 ‘프리쳐스 도우터’(preacher’s daughter)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리곤 그녀의 인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목사 딸이라더니, 겸손하다, 눈물이 많다, 코치 역할(목사인 아빠가 격투기 선수인 딸의 코치 역할도 해줬다고 한다)을 한 아빠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눈물을 흘렸다 등등. 그녀는 경기에서도, 인성에서도 승리했다고 극찬을 받고 있는 중이다.

만일 홀리홈이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목사의 딸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그녀의 인생은 달라져도 한참을 달라졌으리라.

목사의 딸이라는 이유로 온갖 규범이 그녀에게 굴레로 씌워졌을 게 뻔하다. ‘목사 딸이니 넌 이래야 한다’는 굴레는 가족뿐 아니라 주변에서 더욱 심하게 강요했을 것이다. 성도들의 시각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고. 격투기를 한다고 하면 “목사 딸이 그걸 해서야 되겠니?”라며 선비질했을 게 뻔하다.

▲ UFC격투가로 활동 중인 목사의 딸이라는 홀리 홈 선수

목사의 딸이라는 홀리홈은 복싱 세계 챔피언에 킥복싱, 게다가 이제 UFC까지 진출한 프로 격투가다.

그런 딸의 인생과 일을 존중해 준 미국 목사 아버지와 그 사회의 자유분방함이 부럽다. 목사의 딸이기 전에 홀리 홈은 ‘홀리홈’이라는 인간 자체로 존중 받을 수 있었던 듯하다. 그래서 현재의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지 않았을까.

목사라고 하면 그 가족과 자녀들에게까지, 유독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목사 가족으로서의 삶’을 강요한다. 목사는 아버지의 직분이지, 아내나 자녀들이 목사인 건 아니다.

UFC라는, 때려 눕혀야 살 수 있는 살벌한 옥타곤(UFC경기가 열리는 링은 팔각형의 철망으로 이뤄졌다)의 정글 속에서 목사의 딸이라는 별명이 붙은 홀리홈의 선전을 기원한다.

그리고 종합 격투기 선수인 딸의 삶을 존중해주었을 목사 아빠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목사의 딸이지만 홀리 홈이라는 격투기 선수로서의 삶을 살아가도록 자유를 준 그 교회의 성도들(만일 있다면)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본지 제휴 <기독교포털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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