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한국교회와 비정규직-신학적 성찰’ 토론회 개최

“일하는 사람의 절반이 넘는 비율이 비정규직에 해당하는 현실은 인간이 한갓 '비용' 차원에서만 고려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줍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이러한 현실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 14일 저녁 기독효회관에서 열린 토론회 모습

“교회ㆍ크리스천, 비정규직 문제에 응답해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NCCK, 총무 김영주 목사, 이하 교회협)는 14일 저녁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 2층에서  ‘한국교회와 비정규직-신학적 성찰: 한국교회의 응답’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노동권, 소유권, 경영권에 대한 신학적 성찰’을 주제로 발제한 최형묵 목사(천안살림교회)는 노동, 소유, 경영 등 3권에 대한 성서적 성찰이 비정규직 문제를 푸는 신학적 기반이라고 주장해 관심을 모았다.

최 목사는 “성서에 의하면 노동은 생명을 살리는 행위”라면서 “성서는 '하나님에 의해 긍정된' 노동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규정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안식일 규정도 그 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역설적이게도 안식일에도 노동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안식일의 참뜻과 상관없이 단지 율법을 어겼다는 이유만으로 죄인 취급받고 있을 때, 예수는 안식일에도 노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생명을 살리는 노동의 근본적 의미를 환기시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 목사는 생존권적 기본권으로 인정되는 ‘노동권’이 ‘소유권’에 의해 제약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성서 전반을 통해 볼 때, 제한적으로 인정되는 소유권마저도 공동체의 존립과 사회적 약자의 생존권을 보장하는데 근본 의의가 있다”며 “성서는 ‘배타적 소유권’을 결코 옹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과도한 소유권과 경영권에 대해 감시하고 고발하며 노동권을 보호하는 일이 성서적의 가르침”이라면서 “경영권 역시 노동권을 보장하면서 공동체의 온전한 보존을 위해 행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최 목사는 “일하는 사람의 절반이 넘는 비율이 비정규직에 해당하는 현실은 인간이 한갓 비용 계산 차원에서만 고려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준다”며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이러한 현실에 관심을 가져야하고,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형묵 목사 외에도 유경동 교수(감신대)가 ‘하나님의 창조와 인간 노동의 의미’라는 주제로, 김유선 박사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비정규직의 현실과 한국교회에 대한 제언’을 주제로 발제했다.

‘비정규직 현장증언’을 한 최종원 (기아차)씨는 2014년 법원의 판결로 정규직 전환 명령이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법치의 근간을 흔드는 자본의 오만함을 고발하며, 기도와 격려로 비정규직들의 고통과 아픔을 나눠 줄 것을 한국교회에 호소했다.

교회협은 오는 8월말 회원 교단, 노동선교기관, 사회선교 단체, 학계, 평신도 단체, 기독실업인회 등으로 구성되는 ‘비정규직대책 한국교회연대’를 출범하고 11월 첫 주를 ‘비정규직을 위한 기도주간’ 선포, 기도집 제작, 지역센타 조직 등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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