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주의 비민주성이 교회 떠나는 요인

한국교회 성도가 바라는 이상적인 교회는 ‘예배중심적 교회’지만 교회 현실은 ‘권위주의적 교회’이며 한국교회 이미지 회복 방안으로는 ‘신앙생활 본질 회복’이라는 조사됐다.

목회자 단체인 「사귐과 섬김」의 부설 연구소인 ‘코디연구소’와 ‘국민일보’는 올 4월 기독교전문여론조사회사인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하여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개신교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한 조사에 따르면 ‘내가 다니고 싶은 이상적 교회의 모습’으로 성도들은 예배중심(60.4%) 기도 중심(31.3%) 도덕적(28.5%) 포용적(25.2%) 사회 구제 봉사(22.7%) 공동체적(21.8%) 등을 꼽았다.

반면 현재 한국교회 모습은 이상적 교회와 달랐다. 한국교회를 묘사할 때 ‘권위주의적’(57%), ‘보수적’(46%), ‘전도중심(26%), ‘예배 중심’(22%) 순이었다. ‘권위적’, ‘보수적’은 사람의 전통을 중시하는 모습을 지적한 것이다.

교회의 부정적 여론에 대해 책임 소재와 관련 ‘모든 교회의 책임’(50%)이라고 응답한 것은 ‘교회 책임 아니다’(48%)이라고 응답한 것과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또한 기독교 이미지 획복을 위해 시급한 것은 ‘신앙생활 본질 회복’으로 꼽았으며 ‘윤리적 삶의 회복’(13%), ‘정치적 편향성 탈비’(8%), ‘상식적 사고 회복’, ‘재정 투명성 제고’가 각각 7%로 응답했다.

기독교 이미지 추락이 도덕성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이미지 회복의 계기를 ‘윤리적 삶의 회복’이라는 도덕적 차원에서 찾지 않고 ‘신앙생활의 본질 회복’이라는 신앙적 차원에서 찾는 것은 문제의 핵심을 짚었다는 점에서 문제 해결의 방향을 잘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회 교인들은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은(86%)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자기 교회가 모범적인 교회(90%)라고 느끼며 자부심(84%)도 느낀다고 할 정도로 충성심도 강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성도들의 교회 만족도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국교회 신뢰도 조사에서 개신교인 가운데 한국교회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64%밖에 안된 것과 비교하면 한국교회 교인들은 자기 교회에 대한 사랑이 과도하게 크거나 아니면 한국교회에 지나치게 비판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성도가 출석하는 교회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과도하게 간과하거나 관대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우리나라 국민 중 ‘집안 일을 부탁하거나’, ‘상대가 필요한 경우’ 둘 중 하나라도 도움을 받을 곳에 없는 사람의 비율을 계산 사회적 고립도를 매년 조사한다. ‘교회내 고립도’를 동일한 경우를 두고 조사한 결과 기독교인이 교회공동체에서의 고립도가 일반 국민의 사회적 고립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교회내 고립도는 25%로 사회에서의 고립도 34%보다 낮게 조사되었다. 이것은 도움이 필요할 경우 교회 내에서 도움을 청할 사람이 많다는 뜻으로 그만큼 위기 상황에서 교회가 의지한 곳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소그룹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소그룹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보다 덜 외로운 것으로 조사되었다(고립도 : 소그룹 참여자 17%, 소그룹 비참여자 46%). 그 이유는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경우, 몸이 아파 집안 일을 부탁할 경우, 낙심과 우울로 이야기 할 상대가 필요한 경우 주로 소그룹 구성원이기 때문인 것으로 꼽았다. 따라서 소그룹은 교회가 공동체로서 작용하는데 핵심임을 알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교회의 권위주의와 비민주성이 성도들을 교회에서 떠나게 하는 요인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충성심이 강한 한국교회 교인이라도 교회 출석자 3명 가운데 1명은 교회를 옮길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교회를 옮길 생각을 하게 된 데에는 ‘설교’(36%)가 가장 큰 요인이지만 ‘교회의 권위주의와 비민주성’(25%)도 한 몫을 차지했다. 교회에서의 인간관계 문제(다른 교인들과의 갈등 20%, 배타적인 교회 분위기 18%)도 교회 이탈 이유 가운데 하나로 조사되었다.

기독교인들에게 실망해서 ‘신앙을 버릴 생각한 적 있다’에 15%가 ‘있다’에 응답했으며 특히 20대 청년의 경우 32%, 40대 20%, 30대 19% 등 비교적 젊은 층이 교회를 떠난 용의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신앙을 버리겠다고 생각한 이유로는 ‘성경의 초자연적인 내용을 믿을 수 없어서’(11%), ‘기독교가 인생의 의미나 도움을 주지 못해서’(21%)와 같이 신앙 그 자체에 대한 실망보다는 ‘기독교인들에게 실망이 커서’(49%)와 같이 사람들에게 실망한 이유가 더 크게 나타났다. 한국 사회 주요 영역에서 교회가 가장 남녀 평등이 이루어진 곳으로 응답했다(58%). ‘누구 엄마’로 불리던 여성이 독립된 주체로서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 교회이기 때문인 남녀 평등이 가장 잘 이루어진 곳으로 교회를 응답한 것으로 보인다.

교인들은 교회에서 여성의 일과 남성의 일이 구분되어 있다(59%)고 응답했다. 더욱이 주요 의사 결정권은 남자에게 있다(56%)고 응답했다. 성 역할 차이가 곧 차별이다. 하지만 교인들은 의사결정권에서도 남녀가 공유해야 한다(여성 안수 찬성 73%)고 인식하고 있다. 즉 제도가 의식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 지체 현상(제도가 의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해결되지 않으면 교회의 남녀 평등 개선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교회 교인 다수가 다음세대를 위한 청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청년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생각한다’(87%)로 응답했으며 청년 자신들도 교회가 청년에게 구체적인 측면, 즉 ‘청년의 고민을 해소’하는 것까지 관심을 갖고 있다(70%)고 응답했다. 그런데 교회가 청년에게 관심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청년이 아닌 사람, 즉 중장년(89%)보다 청년(80%)이 더 적었다. 교회의 청년에 대한 관심을 청년이 느끼는 것보다 중장년이 더 과대 평가하는 것을 조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었다.한편 교회가 청년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청년들은 교회는 자신들을 교회 행사(82%)와 사역의 일꾼(56%)으로 대하는 경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청년들은 교회의 중요한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싶어하는(90%)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 청년들도 교회 구성원의 하나이므로(62%) 당당한 주체로 서고 싶기 때문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청년 활성화 정책으로 청년들은 ‘청년층과의 의사소통의 장 마련’(23%), ‘권위주의 타파’(17%), ‘청년층에게 교회의 의사결정 참여 기회 부여’(13%)를 주로 응답했다. 이러한 응답의 밑바탕에는 청년들이 자신을 교회의 일원으로서 대등한 존재로 여겨달라는 인식이 있다. 청년층을 위한 전문 사역자 양성도 청년들이 자신들을 이해해 달라고 하는 요구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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