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학 목사 ‘목양 칼럼’(20)

사순절은 너무 길어서 그 무게감이 뒤로 갈수록 덜 합니다. 

마치 우리의 인생여정에 붙잡아야 할 것을 놓친 것처럼 눈앞에 있는 십자가를 놓치고 살아갑니다.

지금 아파트 담장에는 목련이 세상을 향해 꽃을 피우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놀이터마다 아이들이 밀려옵니다. 봄이 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니 좋습니다.

자연은 천재지변의 연속일지라도 주님은 담장 너머에 핀 목련처럼 우리를 향해서 피어오릅니다.

그 주님의 십자가는 우리를 위해 은혜를 부어주십니다. 그렇기에 우리 역시 예수 그리스도로 다시 살아납니다.

우리 삶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다시 살아야 할 용기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때문입니다. 사순절은 다시 살 용기를 얻습니다.

그것은 지금의 우리가 죽은 것이 아니요, 부끄러운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죽은 자 같지만 살아나며, 없는 자 같지만 생명이 있고, 낮은 자 같지만 주께서 높여 주시기에.

사순절! 영원하신 십자가를 붙잡기 위해 영원하지 않은 나의 자랑과 세상의 욕심을 버리는 시간입니다. 더 깊게는 나를 버리는 시간입니다.

사실 우리가 행복을 잃게 되는 것은 내 안에 욕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싸하게 포장하지만, 자기 능력 이상으로 자기를 포장하고 싶어 하는 욕심 때문입니다.

사순절은 진정한 행복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기 위해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의 과욕을 위해 절제하지 못하는 것은 미련한 것입니다.

사순절에 내 마음에 사랑을 심었습니다. 한 알의 밀알이 썩어야 열매가 된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낍니다. 영원한 것을 얻기 위해 영원하지 않은 것을 버리는 사순절, 주의 길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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