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규 박사 '미래 칼럼' (2)

한국교회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평신도를 일깨워 왔다. 그 결과 많은 평신도들이 견고한 신앙을 가지게 됐으며, 신앙적 자질이 향상됐다.

평신도들이 동력화되면서 부흥을 경험해 교회들은 더욱 견고하게 되었다. 평신도훈련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 교회들의 부정적인 모습들로 인해 우리 사회 속에서의 교회의 위상은 추락해 왔다.

물론 이 시대 교회의 위상의 추락은 목회자뿐만 아니라 평신도들에서도 기인한다.

그러나 교회의 지도자인 목회자 자신이 비본질적인 요소들을 교회로 끌어들여오거나 복음적이지 않는 요소들을 강조하다 보면, 그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성도들이 교회를 떠날 수도 있다. 그러한 점에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과거에는 평신도들을 깨웠지만, 이제는 목회자가 자신을 스스로 깨워야 할 때이다.”

필자는 기독교미래연구원(CFI)을 개원한 지 두어 달이 지났을 때, 2001년에 미국의 어느 목회자가 했던 설교를 들었다. 그의 이름은 카터 컬런(Carter Conlon)이다.

십 수 년 전 911 테러 사건이 일어나자 그로부터 몇 주일 후에 당시 타임스퀘어 교회(Times Square)의 부목사(지금은 담임)였던 칼런 목사는 교회들의 병폐를 열거하면서 성도들에게 충격적인 설교를 했던 것이다. 비본질적인 것들을 본질적인 것인 양 가르치고 있는 교회들로부터 도망쳐라(run)고 외쳤던 것이다.

컬런 목사가 그 당시의 교회상에 대하여 한탄하고 절규하며 눈물로 호소하고 기도했던 내용을 보면, 현대 한국교회 그의 질타로부터 벗어 날 수 없는 점들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컬런 목사가 교회의 참된 모습 회복을 위하여 절규하며 지적했던 교회의 부정적 양상들은 무엇일까?

그 일부를 요약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이 세상에서의 성공만을 얘기하는 교회부터 도망치십시오! 개인의 목적을 위하여 복음을 이용하는 교회들로 도망치십시오! 잘 먹고 잘사는 법만 얘기하는 그들로부터 도망치십시오! 예수님이 아닌 사람이 영광을 받는 교회로부터 도망치십시오! 그리스도의 지체들이여 도망치십시오! 성경이 없는 교회들로부터 도망치십시오! 십자가의 고통이 없는 신학으로부터 비통함이 없는 신학으로부터, 예수의 보혈을 말하지 않는 곳으로부터 죄의 회개함이 없는 곳으로부터 도망치십시오! 정치에나 관심이 있는 설교단에서 도망치십시오! 설교단을 정치적인 목적(political agenda)을 위해 이용하는 그들로부터 도망치십시오! 그릇된 예언 운동이나 하는 이들로부터 도망치십시오!”

이상과 같이 컬런 목사가 지적한 이러한 부정적인 요소들 가운데 일부가 오늘 우리가 섬기는 교회들에서 발견되지는 않는가? 오늘날 세계의 많은 교회들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존재와 역사하심과 구원사역의 본질적인 문제들을 설교하고 가르치기 보다는 ‘성공지상주의’를 외쳐오고 있다. 예수님이 아닌 사람이 영광을 받는 교회상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제자훈련을 시키노라고 하면서 사실은 성도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라기보다는 목회자에게 충성하도록 교육하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많은 교회들이 십자가의 신학보다는 영광의 신학만을 외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교회에서 정치적인 얘기를 늘어놓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기독교는 어느 한 정당만을 지원할 수 없다. 개인이 하나님 안에서 자신의 신앙의 양심을 따라 자신의 기호에 맞는 정치적 성향을 가질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설교 시간을 유머 판으로 만들어 놓고 있다. 주님의 말씀의 전파가 아니라 자신의 사상 강연을 하고 있는 목회자도 있다. 어떤 이들은 그릇된 예언운동 운운하면서 진리의 복음을 흐리게 한다.

사실 한국교회의 상담수의 목회자들은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의 사역자(V.D.M., Verbi dei minister)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하고 있는 목회자들이 많다. 자신의 건강을 보살필 겨를도 없이 주의 교회와 성도들을 위하여 주야로 애쓰고 있는 충성된 하나님의 종들이 많다. 그러한 이들의 목회는 그야말로 영광스러운 것이다!

그러한 목회자들에게 하늘의 위로가 있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일부 목회자들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은 모습들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그러한 성향을 지니고 있는 교회의 목회자들은 이제 주님의 교회를 주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으로 변모해가도록 스스로를 깨워야 한다.

계속하여 복음에서 떠난 교회답지 못한 모습들을 고수하려고 할 때 인내하던 성도들은 교회를 떠나고 마는 것이다. 칼런 목사는 그와 같은 모습을 지닌 교회들로부터 ‘성도들이여 도망가라(run)!’고 한 것이다.

필자도 종종 말해 오기도 했지만, 한국교회의 미래를 염려하는 많은 분들이 앞으로 20년 혹은 30년을 이 땅에 있는 교회들의 위기로 보고 염려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시대의 교회, 이 시대의 목회자들은 교회의 본질적인 모습을 회복하고 앞으로도 한국 교회가 주님께 쓰임받을 수 있도록 자신의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써 깨워야 하겠다.

과거에는 평신도들을 깨웠지만(물론 이 사역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목회자 스스로가 자신을 깨워야 할 때이다. 목회자들인 우리 스스로가 영성을 회복해 가고 그러한 기초 위에서 교회의 모습을 재점검해 간다면(그것은 목회자 자신의 사고의 전환을 요구한다), 한국교회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Soli Deo glo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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