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주요 교단 총회 앞두고 ‘교회세습’ 주제 간담회 개최

▲ 28일 기독교회관 7층 예배실에서의 '교회세습' 주제 간담회 모습

‘교회세습방지법 제정’ 헌의안이 오는 9월 예정인 통합, 고신, 기장 정기총회에 상정된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28일 ‘교회세습(담임목사직 세습)’을 주제로 간담회를 갖고 다시 한 번 교계에 주의를 환기시켰다.

“아론의 아들들이 세습을 했다굽쇼?”

이날 간담회에서는 구약학을 전공한 이명재 목사(전주 화평교회)가 ‘교회세습을 바라보며 오경읽기’를 주제로 발제를 해 관심을 모았다. 결론은 ‘모세 오경은 교회세습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는다’였다.

이 목사는 “교회세습을 추진하는 목회자들은 여전히 구약성경에 세습적 근거 즉 레위인 특히 아론과 그 아들들의 제사장직 계승을 근거로 믿는 모양”이라고 말한 후, 언급된 오경의 내용들을 조모조목 반박했다.

그는 “신명기 17장 15절에서 알 수 있듯, 신명기의 관점에서 볼 때 지도자는 하나님의 마음에 따라 세워야 한다”면서 “모세와 아론이 은퇴할 때 자식에게 직분을 물려준 기사는 없다”고 밝혔다.

여호수아를 하나님께서 선택해서 모세에게 승계 명령을 내리신 것처럼, 아론의 아들들도 하나님의 선택에 의해서 세워진 것이지 단지 아들이기 때문에 제사장직을 승계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출애굽기 28장 1절을 보면 모세는 ‘아론과 그 아들들 곧 나답과 아비후와 엘르아살과 이다말을 제사장으로 임직하라’는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 제사장으로 세웠고, 아론에게는 대제사장의 옷을 입혔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민수기 26장을 보면 아론이 죽으면서 엘르아살에게 대제사장의 옷을 넘겨줄 때도 모세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서 시행했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엘르아살의 아들 비느하스가 제사장직을 이은 것 역시 그가 아론의 손자요 엘르아살의 아들이었기 때문이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싯딤에서 모압 여인들의 유혹에 넘어가 바알브올에게 절을 한 백성들을 처단하는 열심을 보였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를 택하신 결과였다는 것이다. (민 25:12-13)

“레위인들이 세습을 했다굽쇼?”

계속된 발제에서 이 목사는, 교회세습을 추진하는 목사들이 ‘오늘날 목사들은 구약 레위인의 전통에 서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그렇다면 더욱 세습은 안 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 목사는 “개혁교회의 목회자 직분은 예루살렘 성전의 제사장 직분을 계승한 것이 아니라, 바벨론 디아스포라 공동체를 인도하는 말씀의 종으로서 토라를 가르치고 적용했던 레위지파에 그 기원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민수기와 신명기를 보면 레위인에게는 아무런 분깃도 없고 상속 지분은 금지됐다”며 “레위인의 몫은 하나님이며, 하나님께서는 십일조를 모두 레위인의 몫으로 줄 것을 명하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하나님께 바치는 각종 헌금은 모두 레위인에게 주어야 했다”면서 “이 모든 헌금은 사유화된 재산이 아닌 ‘너희 가운데 가난한 사람이 없게 하라’는 신명기 14장 4-5절 말씀을 실천하기 위한 ‘공공의 자금’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므로 그는 “교회세습이란 이러한 공공의 재화와 이를 관리하는 권력을 목회자가 사유화함으로써 하나님 나라의 공공성을 확장시키지 않고 훼손하는 행위”라면서 “이는 성경을 거역하는 무서운 악행”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선 이영재 목사 외에 권오서 감독(춘천중앙교회)이 발제했고, 류태선 목사(NCCK 신앙과직제위 부위원장)와 전철 교수(한신대 조직신학)가 논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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