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슬, ‘성경적 갑을관계’ 주제 개혁과부흥 컨퍼런스 개최

“교회는, ‘갑을’의 관계가 아닌 서로 사랑의 빚을 갚는 ‘갚을’ 관계만 존재하고, 남을 자기보다 ‘낮게’가 아니라 ‘낫게’ 여기는 섬김의 교회가 돼야 합니다.”

▲ 남오성 목사가 12일 첫날 두 번째 시간에 강의를 하고 있는 모습

종교적 권위로 무장한 갑을관계

최근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갑을관계가 언론매체들을 통해 폭로되고 있는 가운데 교회 안에 존재하는 갑을관계에 관한 논의의 장이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청년선교단체 새벽이슬이 주최 중인 ‘제9회 개혁과부흥 컨퍼런스’가 그것이다.

특히, 12일 개막돼 1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컨퍼런스 첫날 두 번째 시간에 행해진 강의는 교회 안의 갑을관계에 대한 구체적 내용들이 다뤄져 더욱 관심을 모았다.

‘종교적 권위로 무장한 교회 안의 갑을관계’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한 남오성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는 △목사와 교인 △남성과 여성 △사회적 강자와 사회적 약자 △교단과  부목사의 관계 등이 교회 안에 존재하는 갑을관계라고 주장했다.

목사는 ‘갑’,  평신도는 ‘을’

남오성 목사의 주장에 의하면 한국교회 안에서 목사는 ‘갑’이고, 교인 곧 평신도는 ‘을’이다.

“목사가 곧 교회”라고 하는 한 대형교회 목사의 발언이나, 설교권ㆍ축도권ㆍ성찬집례권은 물론 당회장권ㆍ회의 개최 및 진행권 등 무소불위의 권한이 목사들에게 주어진 현실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흔히 듣는 “목사에게 복종하라”는 말과 △엘리사를 조롱한 아이들이 엘리사의 저주로 곰에 의해서 죽은 얘기가 기록된 성경말씀을 인용하며 하는 “목사에게 대항하면 저주받는다”는 말, △“목사의 잘못은 하나님께서 직접 치리하시니 평신도는 기도만 하라” 등의 말도 그러하다는 것이다.

남 목사는 “이러한 현상은 목사직과 구약의 제사장직을 동일시하는 오류 때문”이라며, 대안으로서 ‘개신교적 만인제사장주의 회복’을 주장하는 한편, △교회정관 제정 △담임목사 위임제 재고 및 평가제/임기제 시행 △평신도 설교제 시행 등을 구체적인 제안으로 제시했다.

남성은 ‘갑’,  여성은 ‘을’

남 목사 또 한국교회 안에서는 남성은 갑 중의 갑인 ‘수퍼 갑’이고 여성은 ‘수퍼 을’이라고 주장했다.

여성들이 과거 한국교회의 정착과 부흥의 주역이었음은 물론 지금도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교단이 여성 안수를 시행하지 않으며, 시행 중이라고 해도 여성 목사/장로를 차별하는 등 한국교회 내에서는 약자 곧 '을'이라는 것이다.

남 목사는 "“이러한 현상의 밑바닥에는 ‘가부장주의에 갇힌 남녀차별적 성경해석’이 자리하고 있다”며 “‘너희는..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갈 3:28)라고 하는 바울 사도의 포괄적 선언의 토대 위에서 올바른 성경해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현실적 실천안으로서 '여성 안수의 시행'과 '여성 총대비율 의무할당제 실시' 등을 제언했다.

사회적 강자는 교회에서도 ‘갑’

남 목사의 또 다른 주장에 의하면 세상에서의 강자는 교회 안에서도 당연히 강자 곧 ‘갑’이고 약자는  ‘을’이다.

남 목사는 “한국교회 안에서는 부자, 고학력자, 권력자, 고소득 전문직 등 사회적으로도 강자인 자들이 ‘인정받는’ 교인 곧 교인 ‘갑’이고 대형교회 목사, 명문대 및 주요교단 신학교 출신 목사, 박사학위 소지 목사, 방송 출연 목사, 영어 잘하는 목사 등은 ‘인정받는’ 목사 곧 목사 ‘갑’”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현상을 삼박자 구원, 고지론, 야베스의 기도, 조엘 오스틴 등으로 대변되는 번영신학 및 세속적 축복신앙 때문으로 분석한 남 목사는 “지금이라도 교회가 십자가 신학 곧 고난의 신학 교인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단/담잉목사는 ‘갑’, 부교역자는 ‘을’

남 목사는 나아가서 교단 및 담임 목사는 ‘갑’이고, 부교역자들은 ‘을’의 관계라는 주장도 피력했다.

△폐쇄적 교단주의 및 세속적 파벌ㆍ학연주의 △1년씩 연장되는 비정규직으로, 노동법의 보호조차 받지 못해서 담임목사의 부당한 해고에도 대항하거나 구제 방안이 없는 고용적 특수성으로 인해 ‘한번 찍히면 죽는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로 교단 및 담임목사에 목이 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이를 잘 대변하다는 게 남 목사의 설명이다.

터무니없는 박봉 그러면서도 헌신을 빙자해 노동착취가 자행되는 현실, 전도사의 경우 안수에 발목이 잡혀 아무런 저항조차 할 수 없는 현실도 이를 잘 웅변하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이에 △개방적 교단주의 확산 △멘토-멘티로서의 담임목사와 부목사의 관계 설정 △부교역자를 공동 목회자 및 전문 목회자로 인식하기 △부교역자에 대한 교회법 개정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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