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ㆍ이대ㆍ장신대 등 28개 대학교.. 총신대ㆍ고신대ㆍ합신대 등은 빠져

전국 28개 기독교대학 및 신학대학교 총장들이 WCC 제10차 총회를 앞두고 입장을 발표했다.

총장들은 입장문에서 “이번 총회는 한국교회가 글로벌교회로 성숙할 수 있고, 한국교회의 공공성과 도덕성을 회복할 수 있으며, ‘생명, 정의, 평화’라는 신앙적 가치를 인류와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입장문 발표에는 예장 합동과 고신, 합신의 교단신학교 총장들은 빠졌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이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에 부쳐 

전국 기독교/신학대학교 총장들은 오는 10월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제10차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를 맞이하여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힙니다.  

WCC는 세계 개신교를 대표하는 국제기구이며, 140개국 349개 교단 약 6억 명의 그리스도인들을 대표합니다. 이번 WCC 총회는 갑자기 한국에서 열리는 것이 아닙니다. WCC는 오랫동안 한국교회와 깊이 소통하며 소중한 협력관계를 맺어왔습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유엔군 파병을 요청하였고 구호물자를 보내왔습니다. 한국의 민주화와 인권 증진에 기여했고, 남과 북의 그리스도인들이 만나 한반도 평화통일의 물꼬를 트도록 도왔습니다. 우리는 WCC와 그 회원교회들이 한국인과 한국교회를 위해 공헌한 것에 깊이 감사합니다. 

1. 이번 총회는 한국교회가 글로벌교회로 성숙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한국교회는 도움을 받던 교회에서 도움을 주는 교회로 성장했습니다. 이번 총회 유치를 통해 한국교회의 국제적 위상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특히 동북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 때, 한국교회는 세계교회에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기여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다원화된 가치관을 끌어안고 대화하는 능력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이번 총회는 지난 시대에 아픔을 가져온 분파적 · 교리적 논쟁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보수와 진보를 아울러 한국교회가 연합하여 세계선교와 봉사에 헌신하는 글로벌교회로 성숙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2. 이번 총회는 한국교회의 공공성과 도덕성을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한국교회는 격동의 민족사 가운데 신분차별의 철폐, 여성과 어린이들의 권리 증진, 교육과 의료 활동을 통한 민족의 근대화, 105인 사건, 3.1운동, 임시정부수립 등을 통한 독립운동, 민주화 · 인권 · 통일 · 환경운동에의 헌신으로 기여하였으나, 최근 개교회주의, 성장주의, 분리주의, 배타주의로 인해 한국사회 안에서 빛과 소금을 역할을 잘 감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번 WCC 총회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열린 대화와 협력, 철저한 자기개혁과 일치, 그리고 공동의 증언과 선교를 통해 한국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3. 이번 총회는 “생명, 정의, 평화”라는 신앙적 가치를 인류와 나누는 좋은 기회입니다.  

이번 WCC 총회의 주제는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입니다. 역대 WCC 총회의 주제들은 항상 그 시대의 징표였고 교회와 신학이 나아갈 방향타를 제시했습니다. 이번 주제는 교회가 전 인류와 나누는 시대적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으로 지구 생명공동체가 파멸의 길로 가는 이 때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주시는 “풍성한 생명”(요한복음 10:10)의 복음이 모두에게 들려지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전 지구적인 양극화 속에서 사회적 약자들에게 가해지는 불의를 극복하고(아모스 5:24) 경제적 정의와 생태적 정의를 이루어 참된 평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종전 60년이 되는 지금까지 여전히 분단 상황에서 전쟁과 핵의 공포 속에 살고 있는 한반도에 “사람으로서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는 하나님의 평화”(빌립보서 4:7)가 선포되기를 기도합니다.

성령의 다양한 은사(고린도전서 12장) 속에서 ‘하나의, 거룩한, 보편적, 사도적 교회’를 추구하기 위해 모이는 이번 WCC 제10차 부산총회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글로벌교회로 성숙하고, 도덕성과 공공성을 회복하며, “생명, 정의, 평화”의 가치를 인류와 나누는 역사적 사건이 되기를 우리는 소망합니다.

참여 총장 명단: 연세대 정갑영 총장, 이화여대 김선욱 총장, 숭실대 한헌수 총장, 서울여대 전혜정 총장, 한신대 채수일 총장, 성공회대 이정구 총장, 한남대 김형태 총장, 전주대 고건 총장, 백석대 최갑종 총장, 강남대 윤신일 총장, 목원대 김원배 총장, 평택대 조기홍 총장, 협성대 장동일 총장, 안산대 김주성 총장, 백석문화대 강종성 총장, 선린대 전평일 총장, 감신대 박종천 총장, 장신대 김명용 총장, 구세군사관학교 임헌택 총장, 대전신대 황순환 총장, 루터대 김해철 총장, 부산장신대 최무열 총장, 서울장신대 문성모 총장, 영남신대 권용근 총장, 한일장신대 오덕호 총장, 호남신대 노영상 총장, 경안신학대학원대학교 서임중 총장,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박종환 총장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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