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총회재판위에 “면직 내지 출교하라”vs "정직2년 재고하라“

 

퀴어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를 위해 축복기도를 해, 소속 연회(경기연회)로부터 정직 2년의 징계를 받은 이동환 목사를 둘러싸고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시끌시끌하다. 단순히 징계 자체에 대한 찬반 차원을 넘어 ‘차별 금지법’ 문제와 맞물려 있기에 더욱 시끄러울 전망이다.

지난 22일 오후 4시 감리회본부 16층 본부교회에서 이동환 목사에 대한 항소심이 총회재판위원회(2방) 주최로 진행됐다. 재판은,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비공개로 재판을 하려는 재판위원회에 맞서 이동환 목사가 보이콧을 함으로써 다음 기일(3월 2일)만 확정한 채 파행됐다.

재판을 앞두고,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감리회본부 앞 희망광장에서는 1시간 간격으로 두 건의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동환 목사 출교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 모임‘ 발족 기자회견이 그것이다.

먼저 오후 2시, 감리교회를 사랑하는 서울남연회 목회자 및 평신도 연대, 감리교회 바로세우기 연대(감바연), 감리회 거룩성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협의회(감거협), 웨슬리안 성결운동본부(웨성본) 등이 이동환 목사 출교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감리교 지도부는 제2회 인천 퀴어축제에서 축도한 이동환 목사의 재판을 조속히 진행하며, 성경 진리와 교리와장정에 의한 정확하고 분명한 판결을 통해 이동환 목사를 출교하라” 고 요구했다. (세부 사항 하단 성명서 참조)

1시간 후인 오후 3시에는 ‘이동환 목사 대책위’가 결성한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 모임’ 발족식 및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한국교회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무작정 반대하며 대화에도 임하지 않는 독선적 태도는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행위이므로 즉각 멈춰야 한다”고 밝힌 후 “교단은 이동환 목사의 성소수자 축복에 대한 경기연회의 ‘2년 정직 처분’ 판결에 대해 성소수자를 적확하게 이해한 뒤 깊은 토론을 거쳐 재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부 사항 하단 성명서 참조)

이들 양 진영은 오후 4시 재판 직전 감리회본부 16층 복도와 본부교회 앞에서 각기 다른 목소리를 적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출교를 촉구하는 측은 “이동환 목사님! 죄를 축복하는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회개하고 돌아 오십시오!”, “정직은 반성할 때 주어지는 판결입니다” “교리와 장정에 따라 면직 이상 판결해 주십시오” 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반면 이동환 목사를 옹호하는 측은 “무지개 빛으로 다시 서는 감리교회” “성소수자 환대 목회 앞장서라”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성소수자 차별 회개하라” “총회재판위원회는 1심판결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라” “성소수자 파별조항 폐기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기독교대한감리회의 거룩성 회복을 위한 성명서]
 

기독교대한감리회는 “한 책의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불렀을 정도로 성경을 소중히 여겼던 존 웨슬리에 의해 태동되었다. 그의 모든 신학 사상과 삶의 지침은 철저하게 성경에 근거를 두었고, 삼위일체 하나님을 경외하였으며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온전해지기를 원했다. 예수님으로부터 선택을 받고 가르침을 받은 사도들과 초대교회는 세상에서 구별된 삶을 살아내느라 박해를 받았으며 무수한 순교의 피를 흘렸다. 기독교의 거룩성과 유일성을 지켜내고자 함이었다.

그러나 최근 교단 목회자들의 일탈과 거짓된 사상과 가르침 등은 초대교회나 종교개혁자들이나 존 웨슬리가 모든 신앙과 신학의 기준으로 삼았던 성경에서 벗어나 그 어떤 이단보다도 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 감리회 전체가 이단시 여김을 받으며 하나님 나라 확장을 수행함에 있어서 막대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기독교대한 감리회의 감독회장과 감독, 각 연회의 심사 및 재판위원회를 향해 다음과 같이 촉구하는 바이다.

1. 퀴어축제에서 축도한 이동환은 면직 내지 출교함이 마땅하다. 성경은 동성애가 분명 죄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동환 목사는 “목사가 축복한 것이 무엇이 죄냐”라는 궤변만을 늘어놓으며 아직도 무엇이 반 기독교적이며, 반 성경적인지에 대한 성찰이 전혀 없다. 그는 기독교의 거룩성을 훼손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행동이 옳음을 드러내기 위해 교리와 장정을 개정하겠다고 각 종 집회 에서 이를 밝히고 있다. 이는 감리회 전체를 능멸하는 행위다.

2. 서울남연회에 속한 손원영은 “예수는 한 낱 피조물이며 인간으로서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부처와 같은 존재”라고 주장함으로써 기독교의 유일성을 부정하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죄인인 인간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공동체다. 이것이 성경의 가르침이요, 초대교회와 개혁자들과 웨슬리의 신앙고백이요 전통인 것이다. 그러나 손원영은 이를 부정하고 있어 면직 내지 출교함이 마땅하다.

지금까지 기독교대한감리회는 목사나 교수가 학문이라는 이름으로 어떠한 사상을 설파할지라도 침묵하였다. 그 결과 오늘날 각종 이단 사설이 난무하여 통제 불능 상태가 되었다. 이제라도 기독교의 유일성과 독특성과 거룩성을 회복하여 질서를 바로 잡을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그리하지 않으면 기독교대한감리회는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받게 될 것이라는 위기 의식을 갖게 된다. 이에 우리는 교단의 쇄신을 희망하며 이동환과 손원영에 대한 면직 내지 출교를 촉구한다.

2021. 2.22

감리교회를 사랑하는 서울남연회 목회자 및 평신도 연대
감리교회 바로세우기 연대(감바연)
감리회 거룩성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협의회(감거협)
웨슬리안 성결운동본부(웨성본)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 모임을 발족하며
 

이 시대는 낯설고 다양한 인종적, 사회적, 문화적 배경에 놓인 이들과 더불어 평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는 기본 합의를 이루었다. 누구나 차별당하는 일 없이 동등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역사적 진보다. 이는 보편적 인류애를 바탕에 둔 기독교적 세계관에 정초하고 있다 하겠다. 따라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인권동등과 세계평화의 가치가 사회 곳곳에 실현되도록 하나님의 편견없고 차별없는 사랑을 실천할 책임이 있다. 더더욱 최근의 여론 조사에 의하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하여 80%이상의 압도적인 지지와 기독교인들조차도 찬성이 반대보다 더 많은 현실 속에서 한국교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이 책임을 방기할 뿐 아니라 도리어 거슬러 가려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2015년 우리 장정에 성소수자 차별 조항이 통과된 이후, 단 몇 년 사이 무서운 속도로 감리교회를 잠식하고 있는 혐오와 차별의 광풍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대부분의 일선 목회자들은 접해 보지도, 생각 해 보지도 않았던 차별금지법과 성소수자에 대한 그릇된 편견이 마치 감리회 전체의 입장인 양 호도되고 나아가 동료 목회자를 정죄하고 처벌하는 잣대로 아무 거리낌없이 사용되는 행태에 놀라고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우리 감리회 목회자와 교인들은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모임’을 발족하고 특별히 일부 개신교인들의 반발로 14년 간이나 제정되지 못하고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 진지하게 연구하는 세미나를 개최하며 활동을 시작했음을 밝힌다.

우리는 지난 두 번의 세미나에 걸쳐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 성서와 신학, 법률에 비추어 검토했으며, 세심한 조정과 숙고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을지언정 기본적인 틀과 방향에 있어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어긋남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한국교회가 이를 무작정 반대하며 대화에도 임하지 않는 독선적 태도는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행위이므로 즉각 멈춰야 한다.

또한 교단은 이동환 목사의 성소수자 축복에 대한 경기연회의 ‘2년 정직 처분’ 판결에 대해 성소수자를 적확하게 이해한 뒤 깊은 토론을 거쳐 재고해야 한다. 고통 받는 이들의 아픔을 끌어안고 격려하며 축복해 나간 그의 행동을 하나님의 사랑이 아닌 교단이 규정한 법으로 성급히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를 징계한다는 것은 율법을 초월하여 온몸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배반하는 일이다.

우리는 이러한 모임의 활동에 이념적 입장을 관철시키려는 의도나 교단 내에 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한다. 우리 일의 목적은 오히려 온전한 복음의 정신에 부합하기 위해 이 시대 교회가 마땅히 취해야 할 태도와 가치를 추구하며 이를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지체들과 함께 실천 해 나가는 데에 있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대화하고 길을 찾아 나갈 도반으로서 세대와 계급, 입장과 이해를 넘어서고자 하는 모든 이를 이 모임에 초청한다.

기독교는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성별, 인종, 신분, 종교, 이념 등 사람 사이의 차별과 혐오를 가능케 했던 모든 벽을 허물고 대화와 이해와 소통과 치유의 삶으로 나아가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위에 서 있다. 또한 <세계는 나의 교구다>라는 웨슬리 정신은 우리가 고통과 아픔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야한다는 선언이다. 따라서 우리는 모임의 발족에 즈음하여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하나. 우리는 성서문자주의를 넘어서는 성서해석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열린 마음으로 성서가 전하는 소수자에 대한 신앙적 원칙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하고 소통하며 경청하고 성찰하고자 한다. 성찰과 사랑이 빠진 정죄는 이 시대 하나님의 일에 훼방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 우리는 혐오와 폭력에 저항한다. 특히 고난 받는 소수자들의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기보다 정죄하고 심판하고 혐오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일이다. 따라서 감리회가 교리적 심판과 정죄로부터 돌이켜 안전한 공론의 장을 열 것을 요구한다.

하나. 우리는 시대 속에서 일하시며 쉬지 않고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보편적 구원 역사에 동참할 것이다. 목회현장과 삶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소수자들 특히 성소수자들의 인권과 고통의 문제에 대해 이 시대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을 진지하게 함께 찾아갈 것이다. 낯선 이들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며 특히 고난과 고통 안에 있는 다양한 소수자들의 음성에 끝까지 귀 기울일 것이다.

하나.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전하신 공평과 정의와 평등의 하나님 나라를 실천할 것이다. 혐오와 차별을 넘어 소통과 존중, 이해와 사랑이 가득한 세상이 바로 천국임을 믿으며 에큐메니컬 정신에 따라 열린 마음으로 연대하며 나아갈 것이다.
 

2021년 2월 22일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 모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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