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받는 국민들께 사죄” ”통렬한 책임감 느낀다”

▲ 왼쪽부터 안재웅YMCA 이사장, 이홍정교회협 총무, 원영희 YWCA 회장

"한국 교회가 오늘날 국민 건강에 위해를 끼치는 주된 세력으로 인식되는 참담한 현실 앞에 스스로를 돌아보며 국민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한국YMCA전국연맹(이사장 안재웅), 한국YWCA연합회(회장 원영희) 등 3개의 교계 연합단체가 29일 오전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1층 그레이스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코로나19 상황과 관련 국민들께 사과했다.

이들 단체는 회견문에서 “기독교의 뿌리를 두었다고 자처하는 신천지, 사랑제일교회, 인터콥(BTJ), IM선교회 등이 코로나 대유행의 새로운 진원지가 된 현실이 참담하기만 하다”고 밝혔다.

또한 “‘교회라고만 해도 지긋지긋하다’는 코로나 상황 속의 대중적 정서 앞에 통렬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하루빨리 팬데믹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해온 소상공인들과 시민들, 공무원과 의료진들 앞에 고개조차 들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교회 지도자들이 방역조처를 예배탄압으로 왜곡하며 정치적 사안으로 변질시키고 숱한 가짜뉴스, 음모론을 양산하는 현실 앞에서 영적·정신적 위기에 봉착한 한국기독교의 모습을 뼈저리게 체감한다”면서 “온 국민이 나와 이웃을 위해 자기희생의 길을 선택하고 있는 시점에, ‘모이는 예배’의 중요성을 앞세워 저항하는 행위는 신앙의 본질과 집단적 자기중심성을 분별하지 못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웃 생명의 안전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신앙 양태만 고집하는 교회를 어떻게 예수를 따르는 제자 공동체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면서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는 과정과 그 이후에 세상이 교회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생각하며 어려움을 감수하는 모범을 보여달라"고 한국교회에 요청했다.

그러면서 이들 단체는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한 채 섬처럼 떠도는 교회는 선교적 존재가치를 상실한 교회로 더는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할 수 없다”며 “세상의 빛과 생명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나라 운동의 정신을 노래하기 위해 낡은 ‘거문고’ 줄을 풀고 다시 매겠다. 전 지구적 차원의 문명사적 전환기에 한국교회가 한국사회의 든든한 그루터기의 하나로 새롭게 세워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교회협(NCCK) 이홍정 총무의 인사와 한국YMCA전국연맹 안재웅 이사장과 한국YWCA연합회 원영희 회장의 대표발언, 한국YWCA연합회 이은영 부회장과 한국YMCA전국연맹 신대균 이사의 회견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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