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리스트/ 한국교회건강연구원 이효상 원장

 

공영방송과 주류 방송들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면서 딱히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었다. 그 틈에 유튜브(YouTube)가 블루오션(Blue Ocean)이 됐다.

어찌 보면 바람직한 현상 같다. TV든 라디오든 지들끼리 낄낄거리고 먹방(먹는 방송)하고 막말하고 전파낭비하면서 수신료 내라고 하는 것이 싫었던 터라 그 내용이 좋고 나쁜 것보다 오히려 잘 됐다 싶다.

그런데 막상 유튜브 동네를 들여다보니 막장이다.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자신의 감정을 거르지 않고 막말과 검증되지 않은 거짓을 진실로 오도한다. 사람들은 듣고 싶을 것만 골라서 듣는다.

요즘 유튜브 에서 일어나는 극우나 극좌가 도배하는 ‘가짜뉴스’들을 지켜보면서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깊어지고, 뉴스 자체가 가짜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언론의 뉴스를 신뢰한다’는 비율이 21%에 불과했다. 한국 언론의 신뢰도는 지난 2017년 이후 4년째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신뢰’는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정직’이라는 희생의 대가를 지불해야 생긴다.

최근 신문을 보면 어떤 주장이 옳은 것일까. 그리고 어떠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걸까. 정의에 대한 기억도 희미한데 ‘내 편이어서 옳다’는 어리석음으로 ‘닥치고 총공세’를 펼친다.

‘진실 혹은 거짓’이냐가 중요함에도, 사람들은 그게 어디든 믿고 싶은 쪽으로 가고, 믿고 싶은 쪽을 믿는 현상을 ‘뇌피셜’이라고 한다. 한자어 '뇌(腦)'와 영어 '오피셜(official)'이의 합성어로 객관적 근거도 없이 자기 머리에서 나온 생각을 사실이나 검증된 것인 양 믿고 말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 ‘유언비어’나 ‘위증’논란에는 피노키오도 놀랄 지경이다. ‘키가 커지고, 성적이 쑥쑥 오른다’고 ‘안마의자’를 팔기위해 거짓 광고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것은 애교수준이다. ‘사실만 말할 것’을 맹세해놓곤 지인 부탁 못 이겨, 금전이나 대가를 받고 하는 위증이 판친다.

실체적 진실을 방해하고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하게 된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하는 거짓말은 괜찮다’는 재판부의 판단은 진실의 ‘눈’을 가린다. 스스로의 판결을 손바닥 뒤집듯 무효로 만든다.

이는 좌우파의 문제도, 사회주의 공산주의의 문제가 아니다. 옳고 그름을 가르는 기준도, 그 사람이 ‘정직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가’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붕어빵에 ‘붕어’가 들어 있지 않고 모양만 붕어이듯 ‘정의’나 ‘미래’라는 이름을 걸었다고 그 단체가 정의롭거나 미래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최근 정상이 비정상이 되고, ‘차별이 없는 평등’이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역차별이 생기고, 권위와 질서가 붕괴되면서 비주류가 주류가 되는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이런 변화와 가치관 혼돈의 시대에 다음세대에게 우리는 정직을 얼마나 정직하게 가르쳤는가.

최근 일련의 일들을 보면서 우리나 다음세대가 유치원들에서 배워야 할 것들을, 밥상머리에서 가르쳐야 할 것들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가르치지 못했다는 생각이 확고해진다.

지혜로운 교훈이 담겨있는 토끼와 거북이부터 거짓말하면 코가 커진다는 피노키오까지 다시 읽어야 한다. 무엇이 감사할 일이고, 무엇이 미안해 할 일인지. 무엇이 거짓이고, 무엇이 진실인지부터. 정직하다는 게 무엇인지부터, 그렇게 정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게 아닐까.

​코로나19사태보다 퍼져나가는 ‘거짓’과 ‘부패’의 전염성이 위험하다. 산불화재나 산사태를 만난 것처럼 국가 자체가 타들어가고 무너져 내리고 있다. 나라가 무너지건 물에 잠기건 불에 타건, 죽기 전까지는 그래도 정직하게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오늘 우리는 멘토 바울이 디모데에게 가르쳤던 정직을 얼마나 정직(딤후1:1~3)하게 가르쳤고 가르치고 있는가.

“청결한 양심(Clean Conscience)”은 거짓이 없는 “정직한 믿음(Sincere Faith)”을 생산하는 산실이다. 건강한 사회나 국가는 민폐 끼치지 않는 정직한 개인으로 인해 깨어나고, 성숙한 자유인으로 자각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대한민국, 어디서부터,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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