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차민종의 세상사는 이야기 (4)

 

# 지난 토요일, 성도 몇 분을 만나 코로나19 공포가 한창인 요즘 어떻게 신앙을 유지하느냐고 물었다.

한 분이 “영상새벽예배를 녹화하는 한 선교단체에 가서 새벽예배를 드리고 막 오는 길이다”고 말했다. 또 한 분이 “여러 영상예배나 콘텐츠들을 전보다 더 많이 보면서 은혜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분은 “책 읽을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져 신앙서적을 여러 권 읽었다”고 알려줬다.

이분들의 고백을 들으면서 혹시 교회지도자들이 성도들의 영적 수준을 지나치게 낮게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반성을 했다. 

# 주일 아침, 지하철 역을 지나는데 알록달록한 옷을 차려입고 배낭을 둘러맨 등산객 수십명이 모여 있었다. 환담을 나누고 역 앞에서 파는 샌드위치와 우유를 사먹으면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역을 지나칠 때마다 ‘저 사람들을 예배당으로 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하곤 했는데 오늘따라 그런 마음이 더 컸다.

전국에 있는 수많은 성도들이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는 이 시각, 지하철 역 앞에 자유롭게 모여있는 등산객들이 부러웠다. 

# 최근 한 교회의 영상 주일예배에서 목사님이 “지난 주일 영상예배로 전환했더니 구청에서 협조해줘서 감사하다고 문자를 보내왔고 서울시장님이 전화를 걸어 고맙다고 말했다”면서 “그런데 그 말을 들으면서 마음 한 구석에서 답답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목사님은 “문자와 전화 내용에 ‘교회가 우리 나라를 위해 기도해 달라’는 말은 없었다”면서 “교회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엿본 것 같아서 씁쓸했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를 덮었다고 하더라도 코로나19는 언젠가 사그라질 것이다.

그런데 이후에 사회의 교회에 대한 인식은 더 긍정적이 될까 더 부정적이 될까? 그런 인식의 변화는 앞으로도 교회가 싸워야 할 동성애문제라든가 정치적인 이슈들을 관철하는데 어떻게 작용할까? 혹시 우리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은 걱정하고 걱정해야 할 일은 걱정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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