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ㆍ예장 통합, 제104회 총회 둘째 날(24일) 회무 처리

예장통합 총회가 외부로부터의 비난을 면하면서도 명성교회에 세습의 길을 열어주기 위한 ‘꼼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예장합동 총회는 '지렁이 기도' 저자 김요한 목사(새물결플러스 대표)에 대해 엄중 경고를 결의했다. 양 교단 총회 둘째 날 소식이다.


통합 … ‘은퇴 후 5년 세습 가능’ 조항 신설 가능성 높아
 

▲ 발언 중인 김삼환 목사

교단 내부자들이 아닌 한 이번 9월 총회 최대의 관심사는, 예장 통합총회의 ‘명성교회 세습’ 사태에 대한 마무리다. 지금껏 교계 총회에 일반 언론의 취재 열기가 이토록 뜨거웠던 적은 없다.

그런데 통합총회 회무 둘째 날부터 이상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내부적으로 상당부분 조율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명성교회에 합법적인 세습이 길을 열어주면서도 총회는 면피하는 쪽으로 법을 개정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상한 기류의 내용은, 현행 세습금지 법 조항은 살려두되 헌법위원회가 헌의한 ‘담임목사 은퇴 5년 후 세습 가능’ 시행 규정을 신설함으로써 총회도 살고 명성교회도 사는 길을 열자는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명성교회는 총회재판국의 재심판결(김하나 목사 담임 청빙 무효)을 받아들여 총회법을 따르는 모양새를 취하는 한편, 신설된 시행규정에 따라 다시금 김하나 목사를 청빙하면 하자 없이 세습을 완성케 된다. 사실상 ‘꼼수’다.

이런 기류는 둘째 날 회무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수습전권위(위원장 채영남 목사, 이하 수습위) 보고시간에 감지되는 강도가 높았다.

수습위가 서울동남노회 사태 수습을 보고에 앞서, 김삼환 목사에게 발언의 기회를 부여했는데 김삼환 목사가 발언에서 “예장합동은 없는 법도 만들어 사랑의교회 살렸다”면서 “교단 떠나려 해도 갈 데 없다. 교단이 품어 달라”고 읍소한 것이다. (발언 전문 하단 박스)

이후 수습위는 ‘총회장이 추천한 7인으로 구성된 ’명성교회사태수습전권위위원회‘가 총회 폐회 전까지 수습 방안을 만들어 발표’하는 것을 해법으로 제시했고, 총대들이 이를 받아들여 통과됐다. 수습전권위의 수습 방안은 토론 없이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합동 … ‘지렁이 기도’ 김요한 목사에 “엄중 경고”
 

▲ 예장합동 제104회 총회 둘째 날 회무 모습

예장 합동총회 둘째 날 회무에서는 한국교회 전체와 연관된 헌의안에 대한 처리가 이뤄져 관심을 모았다. 이단 규정 및 해제, 가톨릭에 대한 이교 규정, WEA와의 교류 단절 등이 그것들이다.

총대들은 이단(사이비)피해대책조사연구위원회 보고를 일부 수정해 받았다. 특히 논란의 대상이었던 세계한인기독교이단대책연합회(세이연)에서 활동하는 이인규 권사는 이단으로 지정하고 교류 금지한 반면, 김성로 목사(춘천 한마음교회)의 경우 이단을 해제했다.

저서 ‘지렁이 기도’로 문제가 된 새물결출판사 대표 김요한 목사에 대해서는 ‘엄중경고’키로 했고, 킹제임스버전 성경 유일성을 주장하는 정동수 목사(사랑침례교회)에 대해서는 102·103회 총회 결의인 ‘참여금지’를 유지키로 했다. 최바울 선교사도 98회 총회의 결의(교류단절 및 참여금지)를 유지키로 했다.

이밖에 △김형민 목사(빛의자녀교회)ㆍ김용의 선교사(순회선교단)ㆍ이용규 선교사(<내려놓음> 저자)는 다음 회기인 104회 총회에서 재론 △유석근 목사(알이랑교회)는 소속노회 지도 후 총회에 보고 △평강제일교회(이승현 목사) 구속사 세미나는 참여 및 교재 사용 금지 등을 결의했다.

신학부 보고 시간에는 ‘세계복음주의연맹(WEA) 교류 단절은 바람직 하지 않다’는 보고를 놓고 표결을 붙인 결과 ‘WEA와의 교류 계속’으로 결론 났고, 가톨릭에 대한 ‘이교’ 지정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한 성서한국,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교회개혁실천연대, 청어람 ARMC, 좋은교사운동, 복음과상황 등 6개 단체에 대한 설립목적과 성격에 대한 보고는 △성서한국,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교회개혁실천연대, 청어람 ARMC 등 4개는 ‘참여하려면 담임목사 당회의 지도가 필요’ △좋은교사운동, 복음과상황 등 2개는 ‘참여해 선한 영향력 권장’으로 결론 냈다.

<김삼환 목사 발언 전문>

우리 총회장님과 또 존경하는 여러 총대 장로님과 목사님들에게 정말 감사드리면서, 이렇게 귀한 자리를 통해서 말씀드리게 될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저희 교회로 인해서 많은 기도와 어려움과 아픔을 가지고 사랑해 주시고 기다려 주신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제가 어렸을 때 한번 목욕을 하다가 아버지한테 들켜서 왜 일 안 하냐고 목욕하냐 그래서 아버지가 저를 많이 때렸습니다. 근데 때리다 보니까 제가 피가 났어요. 코에 피가 나고 이에 피가 나니까, 아버지가 한순간에 노를 멈추시고 피를 닦아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그 고마움을 맞은 것보다도 아버지의 마음을 제가 나중에 평생 잊을 수 없는 아버지의 사랑으로 가슴에 안고 있습니다.

우리 총회가 저희 교회에 대해서 하신 일이 정말 좋은 일이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고 저희들은 인정을 하면서, 이로 인해서 일반 언론/방송 모든 분들, 한 방송이 때려도 이게 대단합니다. 엄청난 상처가 생기는데, 여기에 많은 이단까지 달려들어서 저희 교회가 피투성이가 되도록 많이 맞았습니다.

저희들은 101회, 102회 총회와 지금까지 모든 총회의 뜻을 따른다고 해서 한 일인데, 그래도 일부의 많은 분에게 아픔을 준 데 대해서, 그분들에게 진심으로 이해를 빌겠습니다.

합동 측에서는 없는 법도 만들어 가지고 사랑의교회를 살리고 목사님을 살려 주셨습니다. 저는 이번 총회에 우리 총대님들과 우리 총회가, 저희 교회가 그동안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을 잘 반성하고 모두 형님같이, 부모님같이, 또 동생들같이 앞으로 잘 섬기면서 교회를 섬길 수 있도록 잘 품어 주셨으면 합니다.

어떤 분들은 제가 들은 바로는, '명성교회 총회 나가라' 근데 갈 데가 없어요. 정말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갈 데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잘 품어 주시고 꼭 집에 돌아와서 총회와 여러 어른들을 잘 섬길 수 있는 일에 긍휼을 베풀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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