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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기서, 하나님의 ‘에차’를 설교하라”한국성경신학회 ‘제44차 정기논문 발표회- 욥기 주해와 설교’ 열려
이병왕 기자  |  wanglee@newsn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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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20  08: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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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신반포중앙교회에서의 '욥기 주해와 설교' 발표회 모습

욥기는 구약의 책들 중에서도 가장 난해한 책으로 알려져 있어 설교자들이 설교하기 어려워하는 책이다. 그래서 선호되는 몇 구절만, 그것도 본문의 원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거나 오히려 반대의 의미로 오해돼 설교되는 책이다.

이런 가운데 욥기의 바른 주해와 설교를 돕기 위한 신학자들의 발표회가 열렸다. 19일 서울 신반포중앙교회 대에배실에서 열린 한국성경신학회 ‘제44차 정기논문 발표회’가 그것이다.

이날 발표회에는 구약학자인 강규성 박사(한국성서대), 현창학 박사(합신대), 장세훈 박사(국제신대)가 발표자로 나서 욥기서의 주해에 대해 발제했다.

이날 발제자들은 난해하고 어려운 본문이지만 욥기를 설교할 때는 욥기의 주제가 하나님의 ‘에차’임을 인지한 가운데 설교할 것을 조언했다.

‘에차’란 욥기 본문 중 하나님의 말씀 부분인 38장 1절 - 42장 6절의 초두인 38장 2절과 말미인 42장 3절에 등장하는 히브리어 명사로, 한글 개역개정 성경에는 ‘생각’과 ‘이치’로 번역된 단어다.

현창학 박사에 의하면, 욥기의 주제(메시지)는 하나님의 말씀 부분에(38:1-42:6) 주어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

하나님의 말씀 부분은 대화의 제일 마지막에 위치할 뿐 아니라, 두 번의 하나님의 말씀이 (38:1-40:2, 40:6-41:34) 주어지고 나자 욥의 고통이 사라지고 욥의 태도도 일변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사태의 종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 박사는 “면밀히 살피면 하나님은 어떤 주제 하나를 분명히 말씀하고 계시는데, 하나님의 말씀 부분(38:1-42:6)에서 문학단위의 초두인 38:2과 가장 말미인 42:3에 공히 등장해서 소위 봉투구조(inclusio)를 형성하는 ‘에차’라는 단어”라고 밝혔다.

이에 현 박사는 “‘에차’는 하나님의 지혜, 경륜 또는 질서를 의미하는 말로서 38:1-40:2와 40:6-41:34의 두 번에 걸친 여호와의 말씀은 이 ‘에차’를 방어하는 말씀이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나님은 우주의 창조, 기상(氣象)의 변화, 별자리의 운행, 야생동물의 생태, 거기다 신비한 ‘브헤못’과 ‘리워야단’의 생김새까지 다양한 것들에 대해 많은 질문들을 통해 하나님은 자신의 ‘에차,’ 즉 자신이 운영하는 우주의 질서는(자연 질서뿐 아니라 도덕 질서까지 포함) 피조물인 인간이 헤아려 이해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가르치려 하셨다는 것이다.

현 박사는 독일 신학자 퇸싱(Tönsing)의 “하나님의 방대하고 드넓은 우주 경영은 인간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자유에 대한 너그러운 사랑과 존경심’을 가질 것을 요청하고 있다”는 말을 인용 하나님의 ‘에차’에 대한 인간의 바른 태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하나님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신비의 공간을 지니신 분이다(물론 이 공간은 하나님의 자녀를 향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는 공간이다). 하나님의 경륜에 대해 ‘너그러움’을 갖는다는 말은 그 분의 무한한 지혜에 대해 마음을 열고 그 앞에 겸손히 무릎 꿇는 것을 의미한다.

혼돈과 갈등도 있고 악과 부조리도 있고 전혀 쓸 데 없어 불필요해 보이는 것도 있고, 심지어 놀이와 기쁨의 요소마저 함께 있는 그러한 질서, 그것이 우리의 이해를 넘어서는, 하나님의 지혜가 다스리는 질서인 것이다. 우리는 이 질서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본연의 우리의 모습인 피조물로 돌아가서 ‘하나님의 자유에 대한 너그러움’을 지녀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모순과 부조리가 가득한 이 세상에서 다치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이다. 마음에 여유와 자유와 관용과 평안을 가지고 살아가는 방법이다. 인간의 힘으로 이해할 수 없는 신비와 더불어 살아가는 인생의 지혜가 이것이다.“

장세훈 박사도 “욥의 문제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한 실마리는 욥 42:3에 등장하는 “에차‘라는 히브리어 명사”라면서 “욥 38:2과 욥 42:3은 동일한 단어 ’에차‘를 강조함으로써 욥의 문제가 실제적으로 무엇이었는지를 밝혀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 박사는 “이 명사는 창조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경이로운 계획을 강조하는데, 이런 하나님의 계획은 피조물로서의 욥이 결코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주권적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욥은 자신의 한계성을 온전히 자각하지 못한채 창조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공의로운 계획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그러기에 욥 38-41장에서 하나님을 만나기 전 욥은 하나님이 고통 중에 탄식하는 의인을 그저 내버려 두는 냉담한 신이라고 판단하며 절규했다는 것이 장 박사의 설명이다.

하지만 욥이 하나님의 말씀, 아니 엄청나게 쏟아 부어진 질문 앞에서 욥이 자신이 무지한 말로 하나님의 ‘에차’를 가렸다고 고백한 것은 피조물로서의 제한된 경험의 세계에 근거하여 창조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통치와 섭리를 판단하는 우를 범했음을 고백하는 것이라는 게 장 박사의 해석이다.

장 박사는 “이런 자각은 욥의 관점을 새롭게 변화시켰다”면서 “피조물로서의 자신의 한계성과 무지를 자각하며, 피조물의 경험을 초월해 있는 창조주의 주권적 통치를 인정하는 것, 이것이 바로 욥기에서 강조하는 지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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