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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춘 칼럼] 죽을 각오로 말해볼까
송영춘 목사  |  아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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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4  06: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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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오랜만에 밥 먹는 것도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책꽂이에서 발견한 소설책은, 전혀 출처가 기억나지 않는다.

초판의 연도가 최근의 것이라 내가 산 것이라면 기억이 날만도 한데, 전혀 기억이 없다.

‘아버지 서재를 정리하다 나도 모르게 따라온 녀석인가?’

생각 없이 앞장을 읽었는데, 그만 계속 읽게 된 것이다. 340페이지 짧은 책이라 내달리기로 했다.

이제 아내의 밥 먹으라는 소리가 귀찮아졌다. 아니 밥 먹는 것이 귀찮다는 생각이 든다.

20대 초반 거의 한 해를 두문불출, 연명만을 위한 식음, 악취 차단을 목적으로 한 위생만 유지하고 책을 읽었던 적이 있다. 말 그대로 닥치는 대로 읽었었다.

그 때도 밥 먹으라는 찬모 누나에게 ‘먹여주면 안 돼?’라고 투정할 정도로 밥 먹는 것도 귀찮았던 적이 있었다. 지금 기억으로 실제로 밥을 먹여준 적도 있는 것 같다.

한 권, 한 권 점령해 가면서 정복자의 자만도 있었지만, 알 수 없는 허전함도 있었다.

거의 막바지의 결말을 보는 순간은 늘 그랬다. 다음 페이지는 넘기는 오른 손가락의 감각에 얼마 남지 않은 페이지의 두께를 느낄 때는 뜻 없는 아쉬움이 가득했었다.

결말로 치닫는 긴장감이 좋았고, 이미 결론지은 상상이 적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좋았고, 넉넉하지 않는 오른 손가락에 잡히는 두께감이 아쉬워 좋았고, 마지막 한 장의 성취감이 좋았다.

실로 오랜만의 느긋한 독서다..

“빨리 밥 먹어”

“‘알았어 조금만…” 입으로 내는 것도 부족해 독백으로 중얼댄다.

“안 먹으면 치운다”

현실이다. 벌떡 일어나 반응하는 내 몸이 나의 정신을 압도하는 순간이다.

‘진짜 얼마 안 남았는데, 조금이면 되는데’ 몇 장 남지 않은 책을 손에 들고 몸이 반응하는 대로 따라가며 생각한다.

“좀 먹여주면 안 돼!” 죽을 각오로 말해볼까?

가끔은 소설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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