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술원 제12회 석학초청강좌서 ‘나의 삶과 영성’ 강의

▲ 19일 기독교학술원 제12회 석학초청강좌에서 강의 중인 김형석 교수

“사실 우리는 ‘주의 기도’ 이상의 기도를 드릴 수 없으며, 기도를 드린다면 주의 기도를 드리는 것이 최상의 신앙 고백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산 신앙인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생애 100번째 부활주일을 맞는 노학자 김형석 교수가 ‘성금요일'에 믿음의 후배들에게 전한 메시지다.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 제12회 석학초청강좌에서다.

19일 오후 서울 양재동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화평홀에서 개최된 강좌에서 김 교수는 100년 살아온 자신의 삶과 영성을 또렷한 목소리로 자세 하나 흐트러짐 없이 전했다. 특히 김 교수는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주의 기도’가 본인 삶과 영성의 원천이었음을 고백했다.

김 교수는 먼저 ‘기독교는 기도를 드리는 종교’임을 강조했다.

“기독교는 기도를 드리는 종교다. 기독교가 오늘까지 존속돼 온 배후에는 기도의 역사가 그 명맥을 이어왔고, 많은 크리스천이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그 기도의 약속을 믿으면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김 교수는 기복적인 기도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도 냈다.

“사람들은 이기적인 욕망이 기도에 의해서 채워질 수 있으며 채워져야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합니다. 기도를 드리는 사람들은 그런 좁은 기복성에 빠지는 경우가 없지 않습니다.”

“대개의 기도가 기복 종교의 위치를 넘어서기 어려우며, 기도가 우리들의 신앙을 잘못된  방향으로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김 교수는 기복적인 기도가 기도의 시작점임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런 기도로부터 시작해 ‘주의 기도’의 뜻에 도달하는 길을 누구나 체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우리의 모든 기도가 ‘주의 기도’로 승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권고했다.

‘주의 기도’는 세계적 질서의 완성이고, 인간생활의 도리며 구원의 염원을 대표하는 것입니다. 이런 기도를 드릴 수 있는 인간은 땅 위에서 최선의 삶을 영위케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도 그 기도를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사람들은 기도를 드렸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고 역사가 흐르면 우리들의 기도는 더 높은 차원과 더 큰 뜻에서 성취되곤 했다는 사실입니다. 당장 하나(1)의 뜻을 위해 우리는 기도를 드리지만 하나님께서는 열(10)의 결과를 역사 속에서 주십니다. 아버지의 거룩함과 주의 나라와 하나님의 뜻이 바로 그것입니다.”

“필요한 양식과 죄를 용서함에 대한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고달픈 세상을 살면서 인간 모두가 육체와 정신적 양식을 얻을 수 있도록 염원하는 기도가 얼마나 중요하며, 용서와 사랑은 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첩경이 아니겠습니까.”

“더불어 인간이 땅위에서 사는 동안 악이 유혹에 빠지지 않기를 원하며 죄악으로부터의 구원을 호소하는 뜻은 신앙인으로서 당연한 기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결국 역사의 완성은 언제 어떻게 이뤄지며, 모든 인간의 희망과 구원은 무엇으로 채워지는가. 그 뜻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이 참으로 위대한 기도를 드리게 되며 삶과 신앙의 방향을 찾아 전진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다음과 같은 말로 ‘기도’ 주제에 대한 강의를 마치고, ‘성령’에 대한 주제로 강의를 이어갔다.

“나는 오래 전 다음과 같은 뜻을 글로 남긴 바 있었습니다. ‘만일 내가 이 세상을 떠나기 전 잠시 동안 시간의 여유가 생긴다면 여러 친지들과 더불어 주의 기도를 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요. 기도 중의 기도가 바로 주의 기도며 거기에 삶의 압축된 염원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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