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치기’식으로는 한국교회 전체의 동의 얻을 수 없어

▲ 11일 기자들과 돌연 공청회를 개최 중인 전광훈 목사와 참여한 변승우 목사(오른쪽)

변승우 목사(사랑하는교회)에 대한 한기총의 이단 해제 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단 해제를 원하는 당사자 및 구제해 주려는 단체는 한국교회라고 하는 공교회가 동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거 수차례 특정인 또는 단체에 대해 이단 해제를 독자적으로 함으로써 ‘연합단체 분열의 주범’ 또는 ‘이단 해제소’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한기총이 이번 전광훈 대표회장 체제에서 또 한 번 이단 해제를 실천하고 있다.

이대위 한 전문위원의 ‘찬성’표 철회와 이에 따른 이대위원장의 사퇴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이대위를 보수해 변 목사에 대한 이단 해제를 밀어붙이던 한기총은 11일 임원회에서 이대위의 보고를 통과시켰다.

이날 임원회에서 전광훈 목사는 “소위 이단연구가들이 프레임을 씌워서 신사도운동 비판자를 신사도운동 참여자로 망쳐놓았다”면서 “하지만 제가 깨끗하게 청소했다”고 보고했다.

전 목사는 또 “소위 이단연구가들이 이 사실을 알고 ‘한기총은 범죄집단이자 이단 소굴’이라고 비난하니 학자였던 전 이대위원장이 겁을 먹었고 그 분이 영입한 이대위원 정동섭 목사는 사퇴 문자를 보내면서 저를 비방했다”고 밝혔다.

전 목사는 이어 “제가 변승우 목사를 봐주기 위해 빨리 진행하고 있다는데, 애초에 형식상 절차만 남았던 것이었다”며 “10년간 끌었던 문제인데, 앞으로도 모든 사안들을 소위 이단연구가들에게 검토 받아야 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전광훈 목사는 오후에 기자회견을 열어 변승우 목사와 관련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필요하면 기자들과 끝장토론을 하겠다고 했다.

이에 기자들은 절차상의 문제라든지 향후 일어날 일들에 대한 입장 등을 묻기 위해 약속된 시간에 모였다. 그러나 기자회견은 변 목사의 구원론 및 신사도운동 참여 등에 대해 따지자며 일종의 공청회로 진행됐다.

사전에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고, 신학을 전공하지도 않은 대부분의 기자들은 어이없어하며 자신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에 대한 질문의 시간이 오기를 기다리다 대부분은 끝없이 이어지는 전광훈 목사의 대변인성 발언에 지쳐 하나 둘 자리를 떴다.

이후 몇몇 기자들의 질문이 있었으나 한 질문에 10여분 이상 이어지는 전광훈 목사의 설교성 발언에 질려 공청회는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공청회 시작 전 “이런 모임은 기자들을 대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이단 규정한 교단의 신학자나 이대위원 및 소위 이단연구가들을 대상으로 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한 한 기자의 발언처럼, 이날 모임은 ‘어린애를 데려다 팔목 비틀고 1승했다’고 떠벌리는 것 외에는 어떤 의미도 없는 모임이었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다.

이에 소식을 들은 몇몇 목회자는 “변승우 목사가 한기총, 엄밀히는 전광훈 목사의 품 안에 안겨서 ‘짜고 치기’식으로 이단 해제되는 한 그 약빨은 1년 미만”이라면서 “한국교회 모두로부터 이단 해제 인정을 받으려면 떳떳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기총은 변승우 목사에 대한 이단 해제에 앞서 모월 모시에 공청회를 개최하고자 하니, 이단 해제에 이의가 있는 사람은 누구든 참가하라”고 공고한 후 치열한 공방 끝에 모두의 공감대를 끌어내는 방식이 한기총과 변승우 목사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과연 변승우 목사는 한국교회라고 하는 공교회 모두로부터 ‘이단 해제’ 받는 최초의 인물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기존의 인사들처럼 한기총 특정 대표회장의 정치적 공략에 의해 이단 딱지만 뗀 인물이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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