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와 종교의 역할' 주제, 40여명 참여

▲ 열네번째 예수세미나 모습

한국기독교연구소의 열네 번째 예수목회세미나가 2019년 2월 18~20일에 합정동 마리스타교육수사원에서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한반도 평화와 종교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70여 년만에 조성되는 한반도 정세 분석과 기독교 등 종교가 화해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고찰하고 고령사회 진입으로 인한 장례 예식을 어떻게 집례해야 할지에 대한 강연과 워그숍으로 진행되었다.

첫째 날 일정은 펼침예배로 시작되었다. 한양대학교 교목실장 이천진 목사가 기획한 펼침예배는 국악찬송과 성서독서를 중심으로 어울림의 마당, 살림의 마당, 말씀의 증언, 나눔의 마당 꼭지로 진행됐다.

채수일 목사(경동교회)는 누가복음 23:1~12절을 바탕으로 한 말씀의 증언에서 “예수님을 심문하는 빌라도와 헤롯에게 왜 침묵하셨을까? 슈팽글러는 예수가 빌라도 앞으로 끌려 나갔을 때, 그곳에서는 사실의 세계와 진리의 세계가 화해할 수 없을 정도로 직접 맞서 있었다. 보이는 제국의 권력을 대변하는 빌라도와 보이지 않는 나라의 왕인 예수가 맞선 것, 사실의 세계가 진리의 세계를 재판하고 지상의 왕국이 영원한 왕국에게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으셨고 예수님의 말씀은 사실의 세계가 아니라 진리의 세계에서만 이해될 수 있다. 세상 권력도 하나님의 권능 아래 있다는 믿음, 사실의 세계가 진리의 세계를 재판하는 것 같아도 마지막에는 진리의 세계가 사실의 세계를 심판한다는 믿음을 가지셨다. 하나님은 결국 예수님을 무덤에서 일으키셨고 억울하게 죽은 모든 희생자들의 소망이 되셨다”고 하였다.

정세현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전 통일부장관)은 ‘한반도 평화와 교회의 역할’이라는 주제강연에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이면에서 벌어졌던 접촉과 노력들을 국제관계와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서 종교가 우선적으로 인도적인 접촉과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하였다. 정 이사장은 전문가의 식견과 분석으로 세미나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강연을 마쳤다.

이어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각지에서 모인 목회자들이 자신의 소개와 목회를 나누는 ‘주제가 있는 자기소개’를 하며 고민과 성과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며 첫날 일정을 마쳤다.

둘째 날은 연세대학교 교목실장 한인철 박사의 “장례예배 설교,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예수목회 특강으로 시작하였다. 예수목회세미나는 그동안 목회의 중요 부분인 신앙고백, 성만찬의 본질과 정의를 현실에 적용하기 위한 특강과 워크숍을 해왔는데 올해에는 장례식 순서와 예문을 주제로 삼았다. 한인철 박사는 장례예배가 형식적으로 치러지는 부분이 많은데 보다 고인의 삶을 조명하고 유족들에게도 고인을 기억하며 그의 진실했던 삶이 후손들에게도 전해질 수 있는 장례가 되도록 고민해야 함을 강조하며 자신이 집례하였던 장례식을 예로 들어 설명하였다.

▲ 장례예배에 대한 주제 강의 중인 한인철 목사(연세대 교목실장)

시대읽기는 성공회대 하종강 교수가 “한국의 실업문제, 어떻게 볼 것인가?” 주제로 상연하였다. 신실한 기독교 신자라며 교회와 연관된 자신의 이력을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한 하종강 교수는 한국의 노동환경이 국제사회에 비하여 얼마나 열악한지를 각종 데이터와 멀티미디어 자료를 통해 소개하면서 무엇보다도 어려서부터 노동교육을 시키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는 학교에서 노조 가입과 단체교섭의 노하우를 가르치고 미국은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노조 가입을 권유하지만 한국은 노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조차도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노동과 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을 교정하는 것은 교육이라고 재차 강조하였다.

한국기독교연구소는 올해부터 예수목회실천상을 제정하고 실천적 예수목회의 삶을 사는 개인, 단체 등을 선정하여 시상을 하기로 결의하였다. 이에 예수살기를 선정하여 홍인식 소장(순천중앙교회)이 상금 300만원과 더불어 상장과 상패를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예수살기 조헌정 대표는 10주년을 맞이한 예수살기의 그동안의 활동을 소개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였다.

점심식사 후 목회사례 나눔 시간이 이어졌다. 독특하고 소신 있는 목회를 하는 세 교회를 선정하여 목회자가 소개하고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14회 세미나에서는 공동체 목회를 하는 낮은자리교회 김은득 목사, 노숙인 지원사업을 하는 드림시티교회 우연식 목사, 독특한 예배와 소식지 형식의 주보 제작, 참여 강조의 특징이 있는 좋은만남교회 방현섭 목사가 목회 이야기를 나누었다. 각 교회별로 30분의 설명과 10분의 질의응답으로 진행되었는데 2시간이 넘는 긴 시간이었지만 다들 진지하게 경청하였다.

둘째 날 목회사례 나눔 이후의 오후 시간은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거나 주변 양화진 유적지를 탐방하도록 시간을 배정하였다.

저녁식사 후에는 예수목회세미나의 특별한 이벤트인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음악적 재능과 취미가 있는 참가자들이 노래와 연주를 하는 시간이 30분가량 이어졌다. 고창씨알평화교회 전기호 목사, 예본교회 조성근 목사, 강남향린교회 김경호 목사, 경신교회 김인철 목사 등이 노래와 기타 및 하모니카 연주 등으로 참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였다.

이어서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김진호 연구실장이 ‘극우 기독교의 어제와 오늘’을 강의하였다. 극우 기독교의 탄생과 최근의 극심한 보수우경화를 한국의 현대사와 기독교의 역사를 반영해 분석하고 앞으로의 전망까지 내놓는 명강의였다.

마지막 날은 전날 특강에 따른 ‘장례예배 예문’으로 워크숍으로 시작하였다. 한인철 박사의 강의를 먼저 듣고 네 개의 조로 나누어 예수목회로 실행할 수 있는 장례예배 순서와 예문을 각각 작성해보자는 취지였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예문까지 작성하지는 못하였지만 현재 장례예배에 대한 비판적 고찰과 대안의 조건, 순서 등을 조별로 토의하고 발표하였다.

끝으로 거둠예배로 모든 세미나 일정을 마치게 되었다. 이천진 목사의 기획으로 단순하지만 영감있는 예배로 함께 하고 이번 세미나에 참가한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갖고 내년의 모임을 기약하고 마쳤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참가자들의 만족도와 추후 바라는 바를 묻는 설문조사도 실시가 되었으며 가능하면 연중에 모임을 갖고 참가자들의 교회를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임을 밝히고 참가를 독려하였다. 또한 젊은 목회자 혹은 목회자 후보생의 참여가 적은 것을 우려해 내년에는 각 교단 신학대학원생들을 10여 명에게 세미나 참석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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