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회 성도들, 수서경찰서 앞서 ‘교회 재정비리 수사 촉구’ 시위

▲ 26일 수서경찰서 앞에서 시위 중인 서울교회 교인들 모습

성탄의 기쁨이 채 가시지도 않은 다음날, 그것도 올 들어 가장 기온이 낮았던 지난 26일 서울교회(박노철 목사) 교인들이 서울 수서경찰서 앞에서 장시간 시위를 벌였다.

교회 분쟁 사태 속에 파악된, 자신들 교회의 재정 비리 의혹을 근거로 고발한 사건에 대한 신속한 수사와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시위 참여자들은 서울교회부패청산평신도협의회(서평협) 소속 교인들이었다.

이들은 지난 20여 년간 교회의 불투명한 재정운영 시스템으로 인해 200억원대 횡령사고가 발생했다며 지난 6월 해당 행위자를 횡령혐의 등으로 수서경찰서에 고발했다. 이들이 밝힌 고발 내용은 경찰 수사결과 사실이라면 가히 충격적일 수 있는 내용이다.

자난 20여년간 서울교회 재정업무를 책임져 온 A장로(은퇴)가 교회당 건축과 노인요양시설 등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교회 A통장에서 빼서 B통장으로 옮긴 후 자신이 빌려 주는 것으로 해 년12%의 이자를 챙긴 것은 물론 원금까지 빼가는 등으로 횡령한 교회재정이 200여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교회에 파이프 오르간을 헌신한다고 하면서 드린 헌금 10억원 조차 교회 C통장에서 빼서 D통장으로 이체했을 뿐 실제로 헌금 입금된 사실 없고, A장로 아들의 재산 취득(빌라 경매)에도 교회 통장에서 5억원이 빠져 나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A장로는 해당 통장은 서울교회 명의로 된 자신의 ‘차명계좌’였다고 주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고발된 내용에 의하면 A장로 횡령사고에 동원된 교회 명의의 사업자등록증이 5개나 되며, 이들 사업자등록증을 통해 개설된 교회 명의의 통장만 해도 410여개나 된다.

더구나 1996년 폐업된 서울교회 사업자등록증의 경우 업태가 도매업, 업종이 수출업으로 돼 있으며 건설 및 부동산 매매를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를 교회가 사업장으로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회가 계열사를 두고 사업을 벌였다는 것이다.

교회 본연의 사명이 전도와 구제에 있음을 감안할 때 5개의 사업자등록증, 410여개의 교회 명의 통장을 특정한 목적 없이 교회가 보유했다는 것은 정상이 아니라는 게 교계의 중론이다.

서울교회 재정비리규명특별위원회 위원장 이동만 장로는 “15개의 은행의 계좌가 동원되는 등 재정비리 실체를 밝히는 것이 참으로 어려웠다”며 “그럼에도 410여개애 달하는 계좌에 대한 내역을 추적 분석할 수 있었고, 그 결과 횡령 혐의자가 수백 개의 통장을 이용해 교히 돈을 빼돌린 사실을 확인, 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로는 이어 “횡령의 구체적 증거와 정황 사례들을 고발장과 함께 제출한 바, 경찰이 의지를 갖고 수사에 나선다면 신속히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성도들의 귀한 헌금이 개인의 배를 불리는 일에 쓰이는 일이 없게 한국교회에 경종을 울리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서울교회 박노철 목사 측 관계자는 “원로목사 시절 재정에 관한 전권을 행사해온 특정 장로에게 새로 부임한 박노철 목사가 결재 과정에서 이것은 무엇이냐 저것은 무엇이냐 물어보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 A장로가 자신을 지지하는 교회 개척 세대를 규합하여 총회법에 어긋난 안식년 규정을 앞세워 박노철 목사를 내쫓으려는 데서 서울교회 사태는 비롯된 것”이라면서  “결국 죄 없는 목사를 인간의 잣대를 들이대어 재단하려는 시도는 수십 년간 저질러온 자신들의 비리만 들추어낸 꼴이 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장는 이미 당회를 거쳐 이루어진 사안인데 박노철 목사를 지지하기 위한 억지 논리를 펴는 것이라고 주장 중이다.

다음은 이날 시위에서 발표된 성명서 전문이다.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한다
- 200억원대 횡령사건에 대해 -


서울교회에서 수십년간 저질러진 200억원에 달하는 횡령사고 발생 고발에 대한 수사가 고발인이 수많은 객관적 증거를 제시하였음에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사가 종결되지 않는 것이 외압에 의한 것은 아닌지 서울교회 1,500여 서울교회부패청산평신도협의회(서평협) 성도 일동은 우려를 금할수 없다.

돈을 빌려준 사람이 어떤 돈을 언제 어떻게 빌려줬으며, 이 돈을 언제 어떠한 방법으로 상환 받아갔는지만 확인하면 끝날 사안임을 감안할 때 더욱 그러하다.

이에 서울교회 서평협 회원일동은 수서경찰서가 신속한 수사를 통해 사회 정의를 구현하고, 지역주민들을 보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 바라며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담당수사관이 법과 양심에 따른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수사에 영향을 미칠 어떠한 외압도 있어서는 안된다.

둘째, 횡령혐의로 고발된 당사자에 대한 신속한 조사와 마무리를 촉구한다.

셋째, 제출된 객관적 증거에 입각한 투명하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한다.

넷째, 담당수사관은 스스로가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최후의 보루임을 명심하고 어떠한 외압에도 굴하지 말고,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주기 바란다.

이러한 우리 요구가 받아들여 지지 않을 경우 수서경찰서는 사회정의를 구현하고 지역주민을 보호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우리는 우리가 조사한 횡령의 증거들을 순차적으로 언론에 공개함으로써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가 이루어지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 할 것이다.

2018. 12. 26.
서울교회부패청산평신도협의회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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