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하라” 목소리 높여 … “성폭력·금권선거 없는 감리교단 만들자”

▲ 전준구 목사의 감독 사퇴를 촉구 중인 기도회 참가자들

성폭력 의혹 목사가 감독으로 당선돼 논란이 일고 있는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이번에는 문제의 당사자 사퇴를 촉구하는 기도회까지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구성된 ‘전준구 목사 제명과 감독 당선 무효를 위한 범감리회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정대책위원회)가 10일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개최한 ‘성폭력, 금권선거 없는 감리교회를 위한 기도회’가 그것이다.

기도회에 참석한 200여명의 곧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은 △교회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해 △전준구 목사 사태에 대한 공의로운 재판을 위해 △성폭력과 금권선거 없는 감리교회를 위해 통성으로 기도했다.

하지만 기도회 사회를 맡은 김순영 공동위원장은 “‘성폭력, 금권 선거 없는 감리교회를 위한 기도회’로 이 자리에 모이긴 했지만, 공동대책위원회의 첫 번째 목표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전준구 목사가 감독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천명했다.

공정대책위원회는 “전준구 목사는 본인이 간음한 사실을 수사기관에서 직접 인정했고, 이미 밝혀진 38명의 피해자 외에도 새로운 피해자들이 나왔고, 아프리카 선교여행 과정에서 후보자 측 제3자가 지원금 명목으로 300만원을 지급한 사실을 고백했다”고 밝혔다.

특히 공정대책위원회는 “성폭력과 관련된 대부분의 사건들이 사회법으로 불기소 처분된 것은 성추행에 대한 혐의가 없어서가 아니라 단지 ‘친고죄’와 ‘공소시효’ 문제로 공소권 없어 불기소 처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범죄는 2013년 이전까지 형사소송법상 ‘친고죄’로 규정돼 성폭력 피해자가 성폭력을 당한 뒤 6개월 이내 신고하고 처벌의사를 명시해야 처벌이 가능했는데 피해자들이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어 공정대책위원회는 “전준구 목사와 관련 △감독후보자 결격 심사청원 △선거법위반으로 전준구 목사 고발 △범과(부적절한 성관계, 간음)와 강제추행 등으로 전준구 목사 고발 등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설교를 한 민영진 목사는 “전 목사의 성폭행으로 피해자들은 자살을 하거나, 숨어 지내고 있다”며 “감리교인들이 피해자들에 대해 묵인하지 않고, 깨끗한 교회, 교회다운 교회를 위해 한 마음으로 기도하자”고 권고했다.

감리회 바른선거협의회 한원식 목사는 피해자들 목소리를 듣지 않은 교단과 사역자들의 잘못을 지적했다.

한 목사는 “어리석은 우리가 감리회 내 성 문제에 눈을 감고 귀를 막고 피해자만의 아픔으로 치부했으며, 상처난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교회의 오점을 가리는 데만 몰두했다”면서 “피해자의 목소리와 흔적을 없애며 침묵한 것은 전준구 목사뿐 아니라 우리 모습이기도 하다”고 고백했다.

기도회 참석자들은 이후 ‘전준구는 사퇴하라’는 구호를 함께 한 목소리로 외치고 기도회를 마무리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