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 교수, ‘가나안성도에 대한 5년 후속 조사’ 결과 발표
교회에 출석은 하지 않지만 자신은 기독교인이라고 종교 정체성을 밝히는, 즉 교회는 ‘안 나가’는 사람들을 일컫는 ‘가나안 성도’라는 신조어는 보통 명사가 된 지 제법이다.
5년 전 한국교회 안에서 ‘가나안 성도’에 대해 최초로 심층 연구를 진행한 바 있는 정재영 교수(실천신대)가, 지난 연구 발표 5년 후인 올해 가나안 성도들에 대한 ‘후속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모은다.30일 오후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린 ‘2018 연구세미나 - 가나안 성도 신앙생활 탐구’에서다.
정재영 교수의 조사 결과 발표에 의하면 5년 전보다 교회를 떠나는 속도가 빨라지고, 짧게 신앙 생활한 사람보다 오래 한 사람들이 더 많이 교회를 떠나는 것으로 나타나 많은 것을 시사했다.조사에 응한 가나안 성도들의 신앙 연수는 평균 27.8년이었는데 교회를 떠나기 전 신앙 연수는 평균 20.1년이었다.
이는 5년 전 조사에 응한 가나안 성도들이 교회를 떠난 해수인 14.2년보다 7.7년이 짧은 수치로, 최근에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고 있고, 이들 중 다수가 신앙생활을 20년 이상 오래 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교회를 떠난 이유로는, 가장 많은 31.2%가 ‘꼭 교회에 가야겠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아서’라고 교회 출석 욕구 부재를 나타냈고, 13.9%는 ‘자유로운 신앙생활’이라고 응답하여 절반 가까이가 교회라는 틀에 얽매이고 싶어 하지 않는 성향을 나타냈다.
‘교회 출석 욕구 부재’는 젊은층(20ㆍ30대)과 고학력층(대재 이상), 신앙 단계가 낮은층(구원의 확신 없음, 기독교 입문층+그리스도 인지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목회자에 대한 불만’은 6.3%로 6위를, ‘교인들에 대한 불만’ 은 5.8%로 7위를 차지했다. 5년 전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목회자에 대한 불만’(24.3%), ‘교인들에 대한 불만’(19.1%)은 많이 줄은 것으로 드러났다.
‘목회자에 대한 불만’ 때문에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다는 응답자에게 구체적 이유를 질문했을 때, ‘목회자가 돈과 명예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가 42.5%(전체의 2.6%)로 가장 많이 응답하였고, 그 외에 ‘자질이 부족해서’, ‘말과 행동이 달라서’도 주요 이유로 나타났다
‘교인들에 대한 불만’ 때문에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다는 응답자에게 구체적인 이유를 질문했을 때, ‘교인들의 삶이 도덕적이지 않아서’가 39.6%(전체의 2.3%)로 가장 큰 이유로 나왔고, 다음으로 ‘교인들 간의 관계가 형식적이어서’, ‘교인들이 배타적이어서’를 그 이유로 응답하였다.
‘교회에 출석하지 않으면서도 기독교인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이유’를 질문하였다. 그 결과 가장 많은 37.9%가 ‘하나님의 존재를 믿기 때문에’라고 응답했고, 12.3%는 ‘예수님의 대속을 믿기 때문에’라고 응답했다.
곧 50.2%는 교회는 떠났지만 개인적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이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의 근거로 인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개인적 신앙을 정체성의 근거로 삼는 층은 여성, 구원 확신자, 신앙단계 높은 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기독교 환경을 정체성의 근거로 삼는 층은 남성, 젊은층(20,30대), 구원 미확신자, 신앙단계 낮은층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교회를 이탈한 후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적 있느냐’는 질문에 69.1%가 ‘있다’고 응답하였고 30.9%가 ‘없 다’고 응답하였다.
현재 전혀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사람들도 62.3%가 있다고 응답하였 고, 여성, 50세 이상, 중직자, 구원확신자, 그리스도 중심층에서 더 동의율이 높았다.
‘교회 이탈 후 드린 교회 예배가 정기적이었는지’ 묻는 질문에 정기적이었던 비율은 19.8%에 지나지 않았고, 대부분(80.2%)은 비정기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고졸이하, 중직자는 다른 응답자보다 정기적으로 예배드린 비율이 높았다.‘가나안 성도가 된 이후 교회 외에 신앙 모임에 참여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6.3%만이 ‘있다’고 응답해여 매우 낮은 긍정률을 보였다.
참석한 신앙 모임의 형태는 대부분(89.9%) 교회 출석 유무와 상관없는 기독교인 모임이고, 가나안 성도만의 모임은 10.1%로 나타났다. 남성 15.3%, 여성 5.4%로 남성의 참석율이 훨씬 높았다.
‘앞으로 교회에 다시 나갈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물음에는 ‘나갈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가능한 빨리 나가고 싶다’ 3.7%, ‘언제가 다시 나가고 싶다’ 52.2%를 합하여 총 55.9%의 응답자들이 나갈 의향을 보였다.
이에 정재영 교수는 “가나안 성도들이 다시 나갈 수 있는 여건이 형성돼야 막연한 의향이 행동으로 전환될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이들이 교회를 떠난 이유들 중, 교‘목회자에 대한 불만’과 ‘교인들에 대한 불만’ 등 적극 개선 가능한 항목들부터 하나 둘 고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