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의 번역 작업 거쳐 … 30권 분량의 주석도 준비 중

▲ 서재에서 작업 중인 고영민 박사

한 개인이 신구약 성경 66권을 그것도 무려 17년이라는 각고의 시간 끝에 완역해 관심을 모은다. 그 주인공은 지난 2015년 신약에 이어 최근 구약을 완간한 고영민 박사(전 백석문화대학교 총장)다.

고영민 박사는 “한국 개신교 선교 130주년을 기념해, 신약성서에 이어 구약성서 원문을 알기 쉽고 정확하게 우리말로 번역하고, 전통적 해석 원리를 따른 주석과 함께 실었다”고 밝혔다.

‘원문 번역 주석 성경 구약편’(쿰란출판사 간)은 2,542 페이지 분량으로 신약 2,103 페이지를 더하면 전체 4,645 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양이다.

고 박사는 개정개역, 표준새번역, 공동번역 등과 같이 대한성서공회에서 발간된 번역본이 있음에도 굳이 17년이라는 긴 시간을 들여 손수 원문을 번역한 이유로 새로운 번역을 거부하는 자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 박사는 “그동안 대한성서공회는 『개역성경』의 문제점들을 수정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성경 번역들 예를 들면 『새 번역』(1968), 『공동번역』(1977), 『표준새번역』(1993) 등을 펴내었지만 한국교회의 전폭적인 호응을 얻어내지 못했다”면서 “여전히 ‘이르시되, 하였느니라, 가로되’ 등의 초기 성경 번역에 대한 끈질긴 애착과 무조건적인 신뢰, 전통적인 선입관 등이 새로운 번역을 강력히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성경 원문에 기초해 정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번역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 번역과 주석을 하게 됐다는 게 고 박사의 설명이다.

특히 고 박사는 “고대 사본들과 세밀하게 비교 대조하여 번역의 정확성을 기했을 뿐 아니라, 현장답사 경험, 고고학적 지식 등을 바탕으로 성서의 지리와 문화, 풍습 등을 생생하게 묘사해 주석의 질을 한층 높였다”면서 “한국교회의 신앙과 신학을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어 나가는 ‘주석 성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박사는 ‘원문 번역‧주석 성경’의 특징으로 12가지를 꼽았다. 다음과 같다.

(1) 전통적, 성경적 해석 원리에 의한 주석. (2) 성경 해석의 기존 체제를 삼위일체식으로 강해. (3) 원문을 축자적으로 정확하게 번역(직역), 수용 언어로 알기 쉽게 전달(의역). (4) 신학의 학문성과 주석의 창조성을 최대한으로 높임. (5) 학자들의 다양한 견해를 성경적으로 평가, 결론을 내림. (6) 구속사의 맥을 따라 원어와 문장 등을 명확하게 설명. (7) 성경 시대의 배경 등을 입증하기 위해 다양한 재료를 인용. (8) 성경의 기본 자료인 고대 사본들을 세밀하게 비교 대조. (9) 성경 지리와 고고학, 문화, 풍습 등을 현장 답사 경험을 통해 생생하게 묘사. (10) 원어와 동의어, 동음이의어를 상세히 기술. (11) 성경 본문을 성경 연구와 설교 준비를 위해 내용별로 분해. (12) 난해한 고어체, 익숙지 못한 용어 등을 현대 통용어로 쉽게 번역(구약)

고 박사는 “교회 역사가들은 한결같이 종교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루터가 번역한 성경에서 찾고 있다”면서 “한국 교회가 오직 성경으로 돌아가서 성경만을 가르치고, 성경대로 실천하며 살아간다면 제2의 종교개혁의 불길이 다시금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를 향해 활활 타오르게 되는 날이 속히 오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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