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상태에서 벅찬 감격으로 삼일운동 100주년 맞자”


평화통일연대를 비롯한 50여 개신교 단체들과 개인들이 전쟁 없는 한반도와 민족 화합의 새 날을 염원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 과정에 함께 할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을 다짐하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단체들은 16일 오전 11시 숙대 앞 카페효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반도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한반도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성명서


한반도가 38선으로 분단된 지 73년이 흘렀다. 2019년은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의 건립을 선포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우리는 고통스러웠던 1세기를 지내고, 드디어 평화로운 한반도의 문 앞에 서 있다. 오랜 평화의 열망에 부응한 남북한 당국자 간의 전향적 결단과 노력으로 2017년 말까지 최고조에 달했던 한반도의 위기 국면이 전환되었을 뿐 아니라, 남북 간에는 군사적 긴장완화의 구체적 조치들이 이행되고 있다. 이제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의 여정은 북미간의 대화와 타협이라는 변곡점에 이르렀다. 일제 강점과 해방, 6.25전쟁과 정전협정, 그 후 65년간 지속되어온 냉전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문제에서 미국은 결정적인 행위자로서 그 역할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요구한다. 특히 평화의 진전을 위해 오랜 정치적․군사적 대립 체제를 재조정하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여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제1차 북미정상회담을 가졌으며 싱가포르 정상선언에서는 ‘새로운 북미 관계’가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 번영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천명하였다.

우리는 향후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를 통해 한반도 종전선언과 북한 비핵화의 초기 조치들을 맞교환하려는 미국의 최근 노력을 환영하고 지지한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을 과도하게 적대시하거나 북한의 핵위협을 구실로 동북아에서의 냉전 질서 유지로 회귀할 위험성을 우려한다. 우리는 미국이 교전국이었던 중국, 베트남과의 수교 과정에서 보여준 집요하고 지혜로운 노력을 북한과의 종전선언, 평화협정, 그리고 수교를 위해서도 보여주기를 희망하고 촉구한다.

우리는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위해 협력해온 노력들을 환영하고 지지한다. 그러나 중국이 한반도에서의 이해관계와 동북아에서의 패권경쟁에 집착하여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이행하는 과정을 왜곡 지연시킬 위험성을 우려한다.

우리는 북한 당국이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위한 거대한 선택을 이행하는 노력들을 환영하고 지지한다. 그러나 북한이 비핵화 이행과정에서 유일체제가 위협받는다는 이유로 냉전대결로 회귀하거나 평화정착 과정을 지연시킬 위험성을 우려한다.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과 한국교회가 평화로운 한반도를 이루어 가는 과정에서 반북대결주의의 오랜 타성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하며, 안보를 유지하면서도 평화와 교류를 진척해 평화롭고 정의로운 통일된 한반도를 이루어 가는 데 역량과 지혜를 결집해줄 것을 희망하고 촉구한다.

우리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위해 주변국들과 협력할지언정 주변국들에게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지난날의 노력들과 실패들을 교훈 삼아, 이번에는 기필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이어지는 역사과정을 완주할 것이다.

우리는 종전선언 뿐 아니라, 군비축소를 동반하는 실제적 종전을 희망한다. 내년 봄에는 한반도가 냉전의 굴레를 벗어난 평화 상태에서 벅찬 감격으로 삼일운동 100주년을 맞을 것이다. 남과 북, 그리고 온 인류가 한 세기 전 세계와의 평화로운 상생을 외쳤던 ‘3.1독립선언’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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