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뉴스 배포자로 지목된 25명 ‘피해자 모임’ “한겨레, 언론 갑질”

▲ 2일의 한겨레신문가짜뉴스피해자모임 기자회견 모습

“의학적 진실을 알리고, 그에 관한 글을 썼을 뿐인데 기자 자신의 견해와 다르다고 하루아침에 ‘가짜뉴스’ 유포자로 만든 한겨레의 ‘언론 갑질’을 규탄하며, <한겨레> 기자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합니다.” (염안섭 수동연세중앙병원 원장)

<한겨레>신문이 에스더기도운동본부를 가짜뉴스 공장으로 지목하면서 에스더가 생산한 가짜뉴스 생산ㆍ유통자로 실명 거론된 25명이 피해자 모임(한겨레신문가짜뉴스피해자모임) 결성, 기자회견을 갖고 한겨레신문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들이 자신들을 ‘피해자’로 규정한 것은 각기 자기 분야의 전문가 또는 운동단체로서 오랫동안 동성애와 관련, 개인은 전문 지식을 기고하거나 강의했고 단체는 반대운동을 해 왔는데 <한겨레>가 실명을 거론(신문기사에는 익명 처리됐으나 한겨레TV에서는 실명이 나오는 화면을 공개)하면서 △자신들의 강의(기고) 내용이나 운동하면서 제시한 근거들을 ‘가짜’라고 함은 물론 △자신들을 에스더가 만든 가짜뉴스나 퍼 나르는 인물 및 단체로 만듦으로써 자신들의 전문성과 신뢰가 큰 손상을 받았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길원평 교수(부산대)는 “피해자 25명은 의료인, 법조인, 교수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라면서 “전문가들이 ‘가짜 뉴스’를 배포했다는 주장은 엄청난 명예훼손”이라고 밝혔다.

길 교수는 또 “기사에는 본인이 언제 어디에서 어떤 내용의 가짜뉴스를 유포했는지 분명하지 않다”며 “유투브에서 강의를 자주했다는 이유만으로 실명을 공개하며 가짜뉴스 생산유통참여자로 지목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매우 엉성하다”고 꼬집었다.

염안섭 수동연세중앙병원 원장은 “대한민국 에이즈감영의 ‘주된 경로’가 남성간의 항문성교 동성애임은 분명한 사실인데 <한겨레>는 이러한 의학적 진실을 말하는 본인을 에스더의 지시를 받아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25인의 인물 중 첫 번째로 지목했다”면서 “이는 의학적 진실을 가짜뉴스라고 뒤집어씌우는 언론 갑질”이라고 비난했다.

염 원장에 의하면 △2015년 보건복지부에서 만든 <제4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2016-2020)> ‘제4부 중점과제 에이즈’ 326쪽에는 ‘남성 간 성 접촉이 HIV 전파경로로 작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역학적 특성’, 327쪽에는 ‘우리나라의 경우 실질적으로 동성 간 성 접촉이 주된 전파경로로 작용하고 있는 HIV/AIDS의 초기 확산단계’, 331쪽에는 ‘우리나라는 남성 동성애자 중심의 국소적 유행을 보이므로 남성 동성애자를 목표 집단으로 하는 예방사업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기술돼 있고 △가장 최근의 연구로는 2018년 8월 국내 7개 의대 연구팀이 에이즈환자 1,474명을 역학 조사한 결과 국내 에이즈 감염의 ‘주된 경로’가 남성 간 성 접촉임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염 원장은 “전화 통화해보니 한겨레 기자는 ‘남성 간 성 접촉이 에이즈 확산의 주요 경로’라는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조차 가짜뉴스로 보고 있었다”면서 “이러니 에이즈 예방활동도 가짜뉴스를 제작ㆍ유통하는 활동으로 비춰졌을 것”이라고 어이없어했다.

이어 “남성간 항문성관계가 에이즈의 주된 경로라고 생각하지 않는 자신의 견해와 다르다고 하루아침에 본인을 ‘가짜뉴스’ 유포자로 만든 <한겨레>기자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하는 공개서한을 보냈으나 답변이 없다”면서 “공개토론을 하면 누가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공장인지 온 국민이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효관 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대 대표는 “한겨레 기자와 통화했는데, 뉴스 유포자 25명의 실명까지 거론했지만 해당 인사가 어디서 어떤 가짜뉴스를 만들어 유포했다는 것인지 해명 못했다”면서 “이는 팩트 체크 없이 22개 주제를 가짜뉴스로 단정하고 프로그램을 돌려 나온 사람을 가짜뉴스 생산ㆍ유통자로 낙인찍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한 대표는 “이런 허무맹랑한 기사는 ‘혐오표현, 가짜뉴스를 규제하고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논리’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헌겨레> 기사는 차별금지법을 만들기 위해 이를 반대하는 모든 주장을 가짜 뉴스로 규정하려는 프레임”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길원평 교수 역시 “<한겨레>가 문제 삼은 가짜뉴스 22개 주제 중 다수는 동성애 확산에 반대하는 내용”이라며 “결국 윤리·도덕을 지키고 바른 가치관을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의사 교수 변호사 등 전문가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동성애 반대의견에 가짜뉴스 프레임을 뒤집어씌운 것”이라고 동의했다.

이날 결성된 한겨레신문가짜뉴스피해자모임은 성명서를 내고 △가짜뉴스라고 지목한 이유와 근거 △가짜뉴스 유포자로 지목된 25명이 어떤 내용을 어떤 채널을 통해 유포했는지 △지목된 유포자 25명 중 에스더와 연관됐다고 주장한 21명에 대한 구체적 증거와 가짜뉴스 22개가 에스더와 연관됐다는 증거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며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

뿐만 아니라 3일에는, 이낙연 총리가 2일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는 제작 뿐 아니라 유포자도 엄중처벌하고, 가짜뉴스 발견 즉시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에 근거 “가짜뉴스의 주범인 한겨레신문사를 엄중 수사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