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통합 총회재판국 판결 앞두고 성명서, 기도회, 기자회견 잇달아

명성교회 세습 관련 불법성을 다투는 ‘김하나 목사 청빙 무효 소송’ 판결이 반년 넘게 내려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 회기 예장통합 총회재판국의 마지막 판결의 장이 될 재판이 7일 거행됨에 따라 이번엔 정말로 결론을 낼지 교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장통합 총회재판국은 7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진행되는 제11차 총회재판국 회의에서 서울동남노회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수원, 이하 비대위) 목사가 제기한 ‘김하나 목사 청빙 무효 소송’에 대한 변론을 들을 예정이다.

총회재판국이 이날 변론을 들은 후 최종 결론 곧 선고를 내릴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실치 않다. 다만 비대위를 비롯한 교단 내 관계자들은 다음 회기 총회가 9월에 예정돼 있는바 이날 선고까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재판의 핵심은, 재판국이 이른바 ‘말장난’에 놀아날 것인지 아니면 정도를 갈 것인지 여부다. 즉 예장통합 헌법 정치 제28조6항, 일명 세습금지법 조항에 담긴 ‘은퇴하는 목회자’ 문구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판결이 엇갈리게 된다는 것이다.

명성교회 측이, 이 문구가 들어 있음을 근거로 세습금지는 ‘은퇴하는’ 목사에 대해서 한정된 것인데 아들 김하나 목사에게 세습을 한 시점에서 김삼환 목사의 신분은 ‘은퇴한’ 목사인바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으므로 재판은 각하돼 한다고 주장 중이기 때문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대부분은 ‘법 제정 취지에 맞지 않는 주장으로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그런 논리로 명성교회 세습을 용인해 버리면 세습하려는 자는 누구든 은퇴한 다음에 세습하면 되므로 ‘세습 금지’라는 제정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한편 명성교회 측의 이러한 변론이 재판국에 의해 받아들여질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재판을 앞두고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한 측은 성명서 발표, 기자간담회, 기도회 등을 갖고 7일 공정한 재판을 통해 반드시 결론을 내 줄 것을 촉구했다.

서울동남노회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3일 기독교회관 701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만약 이번에도 선고가 안 나오면, 총회 재판국이 무슨 말을 해도 믿지 못할 것이고, 서울동남노회 산하 교회들은 총회 재판 판결이 늦어져서 너무 힘들다”면서 비정치적인, 일관성 있는 판결을 당부했다.

장신대 등 통합총회 산하 6개 신학대학교 총학생회도 같은 날 (3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총회재판국에 △더 이상 판결을 지연하지 말고 속히 마무리해 줄 것과 △재판 과정 공개 및 △정의와 공의에 근거한 일관된 판결을 촉구했다.

또한 재판 전날인 6일 저녁에는 14개 목회자 및 신학생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명성교회 세습철회를 위한 예장연대’가 100주년 기념관 소강당에 모여 ‘총회재판국의 공정재판을 위한 마지막 기도회’를 개최했다. 새문안교회 담임을 역임한 이수영 목사가 설교했고, 총회장을 역임한 정영택 목사(경주제일교회)가 축도했다.

재판 당일인 7일에는 오전 10시에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및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중심이 된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가, 10시 30분에는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와 장신대 총학생회 주최의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다. 

다음은 통합총회 산하 6개 신학대학교 총학생회 공동성명서 전문이다.


총회 산하 6개 신학대학교 총학생회 공동 성명서
우리는 총회 재판국의 공정한 재판을 촉구합니다

"그래, 우리 세습이다! 왜? 뭐 어쩌라고?" 지난 주일 오전, 명성교회 강단에서 당당하게 울려 퍼졌던 말입니다. "명성교회라는 선에 어떻게든지 악을 섞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절대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취지의 설교 중 일부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신학생들은 분명히 보아 왔습니다. 명성교회는 총회 법에 어긋나는 세습을 자행했고, 그 과정에서 온갖 불법행위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서울동남노회는 지난 3월 13일에 있었던 총회 재판국의 판결을 완전히 무시하고 오히려 세습을 반대해 온 목사님들에 대해 면직·출교·견책 조치를 취했습니다. 수많은 교인이 상처받고 빠져나가고 있음에도 명성교회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세습을 정당화하기 위해 악한 일을 행해 왔습니다. 우리는 명성교회의 당당함이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과연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악이란 말입니까?

신학생들은 참담한 심정으로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세습된 명성교회의 모습은 더 이상 우리가 배워 온 "하나의, 거룩하고, 사도적이고, 보편적인 교회"의 모습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성교회의 세습 문제는 단순히 한 교회의 문제가 아니요, 한국교회의 문제이며 신학생들이 직면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신학생들에게는 앞으로 한국교회를 세워 나가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명성교회 세습이 정당화한다면 교회의 가장 기본적인 정신이 뿌리째 흔들릴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토대를 잃어버린 채 바르게 세워지지 못하고, 사회에서 신뢰를 얻기 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 무엇보다 세습으로 인해 상처받은 이웃을 외면하고 배척한 악행은 한국교회 영원한 부끄러움으로 남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총회 산하 6개 신학대학교 총학생회 연합은 8월 7일 중대한 재판을 앞두고 있는 총회 재판국의 공정한 재판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하나, 총회 재판국은 더 이상 판결을 지연하지 말고 속히 마무리해 주십시오.

더 이상의 지연은 총회 재판국의 신뢰를 바닥으로 떨어뜨릴 뿐입니다. 교회를 바르게 세우기 위한 총회 재판국의 권위를 회복하려면 반드시 오는 8월 7일에 결론을 지어야만 합니다.

하나, 총회 재판국은 투평한 재판을 위해 재판 과정을 모두 공개해 주십시오.

이번 재판은 한국교회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후일 누가 봐도 공정하고 투명한 재판이었다는 것을 분명히 하려면 재판 과정을 모두 공개해야 합니다.

하나, 총회 재판국은 정의와 공의에 근거해 일관된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

이미 이뤄진 총회 재판국의 판결대로 서울동남노회의 노회장 선거가 무효라면, 이번 건도 무효가 되는 것이 일관된 판결입니다. 정의와 공의에 근거해 명확한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

전국의 신학생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공정한 재판을 촉구하는 우리의 간절한 호소를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부디 다음 세대에 부끄럽지 않은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

2018년 8월 3일

총회 산하 6개 신학대학교 총학생회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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