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관호 목사 ‘행복칼럼’ (2)

몇 달 전, 쪽방촌에 있는 모리아교회에서 행복한 설교를 했습니다.

그곳에 가기 전, 내 생각은 어려운 곳이니 힘들어 하실 것 같고, 행복한 모습이 적을 것 같고, 가난한 모습일 것 같아 도와줘야만 할 것 같고, 어르신들의 어깨가 축 늘어져 있을 것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내 생각의 영역이 나도 모르게 어두운 색깔로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곳에서 참된 행복의 의미를 깨닫고 왔습니다.

가난하고 소유가 적지만 쪽방촌 교회 어르신들은 환한 웃음과 행복 에너지 가득하게 담소를 나누시는 모습을 보니 나에게 저절로 행복한 마음이 만들어졌고 웃음이 생겼습니다. 이젠 내 인생의 큰 변화를 만들어낸 요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모리아교회 담임 윤요셉 목사님이 연락을 해왔습니다. 7월 스케줄을 보시고 교회설교를 오라는 초청이었습니다. 그때 나는 차 안에서 음악을 듣고 있었습니다. <친자매>라는 듀엣이름으로 가요계에 데뷔한 믿음의 딸 ‘라헬과 나오미’의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듣고 따라 부르고 있었습니다. 내가 말했습니다.
 
“믿음의 딸들이 가수로 데뷔했는데, 이 딸들의 간증을 들어보면 어때요. 찬송가를 부르는데 너무 은혜스러워요. 내가 같이 갈게요?‘”
 
“누군데요?”

“친자매라는 이름으로 데뷔한 라헬과 나오미예요. 언니 라엘은 세계적인 프로듀서가 칭찬한 인재예요. 나오미는 일본재즈페스티벌에 한국 대표로 초청받아 공연도 하구요. 국내외를 다니며 공연하는 실력파예요. 물론 신앙이 더 깊구요.”
 
“그러시군요. 저는 요즘, 안요한 목사님 통해 은혜 받고 있어요. 앞이 안보이는 불편한 몸으로 전 세계 다니며 간증하시는 모습 보니 도전이 되고 은혜 받네요.”
 
“우리 둘 다 믿음의 사람들을 통해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는군요. 감사한 일입니다.”
 
그렇게 대화를 마무리하면서 7월 설교 시간을 맞추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또 한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교정복지선교회 회장님이 연락을 하셨습니다. 교도소 설교를 해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목사에게 설교를 부탁 받는 것은 큰 행복입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특히 교도소에서의 설교는 나를 돌아보며 낮은 자리에서 올려드리는 고백이 되곤 합니다. 
 
쪽방촌 교회를 생각하면 잊지 못하는 할머니 생각이 납니다. 쪽방촌 모리아교회에 설교를 갔을 때 할머니 한분이 오시더니 아래위로 나를 살펴보시며 말했습니다.
 
“목사님! 은혜 받았어요. 세련되고 멋져요.....좀 마르셨어..... 살 좀 찌면...”
 
나를 칭찬하고 인정해주고, 걱정해주는 할머니셨습니다. 그분의 한마디에 행복을 가득 담았다. 할머니 모습을 보면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고 정이 갔습니다. 설교 내용이 생각과 말의 중요성에 대한 것이었고, 자존감을 세워드리고, 아름다움과 축복을 고백하라는 설교를 했는데, 즉시 적용하셨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할머니는 나를 위한 한 번의 격려가 아니라, 평소 몸에 벤 본심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가면 그 할머니를 만나 내가 먼저 격려하고 위로하며 행복을 전하려 합니다.
 
쪽방촌과 교도소에서 설교하며 배운 것은 삶의 행복 본질입니다. 행복은 소유 아닌 진심과 진실이라는 것입니다. 소유로만 행복을 따지면 대기업 총수가 제일 행복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아닙니다. 쪽방촌에서 소유는 적고 환경은 풍요하지 않지만 서러 돌아보며 작은 것이라도 나누려는 할아버지 할머니의의 모습에서 참 행복을 보았습니다.

격리된 공간 교도소에서도 예배를 준비하는 청년들과 찬양팀 형제들을 보면서 큰 도전을 받습니다. 그들의 열심을 보며 행복을 느낍니다. 그들에게 재범하지 않도록 권면하고, 위로하며 설교합니다. 그들이 행복을 느꼈는지 많은 편지를 보내오곤 합니다. 그런 교류도 행복입니다.
 
쪽방촌과 교도소에서 설교하면서 내 편견이 사라졌습니다. 칼 킴비가 말했습니다, “폭이 좁은 치마처럼 편견은 발전의 계단을 잘 오르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편견을 버리자 인생 발전과 인생 성숙의 길이 보였습니다. 행복은 만들어가는 마음이지, 환경 자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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