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금권선거’ 사유로 감독회장 선거무효 소송 제기돼


감독회장 선거와 관련 10년여 사회법에서의 소송 끝에 이철 감독회장직무대행 체제를 맞아서 소송의 수렁에서 빠져 나오는 듯 보이던 기독교대한감리회가 또 다시 소송의 수렁에 빠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서울남연회의 회원권 문제로 사회 법정서 이미 무효라고 판결난 감독회장선거에 대해 ‘금권선거’를 이유로 또 다시 선거 ‘무효’를 구하는 소송이 제기된 것이다.

직무 정지된 전명구 감독회장의 선거 캠프 일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L목사에 의해서 제기된 이번 소송(서울중앙 2018가합538317)은 현재 수습의 갈래를 보이고 있는, 선거무효에 따른 감독회장 직무정지 국면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감독회장 직무정지에 따른 직무대행 체제에서 사태 수습을 위한 큰 그림은 ‘△전명구 감독회장에게 선거무효에 따른 감독회장 직무정지 소송건의 항소 기회를 제공하고 △항소심서도 동일한 판결이 나오면 전명구 감독회장은 (대법원)상소를 포기하고 △그에 따라 9월 말 감독회장 재선거를 실시한다’였다.

그런데 이번 L목사의 소송으로 이러한 큰 그림이 망쳐질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 기감 내부의 분석이다.

L목사가 선거무효를 구하면서 그 이유로 이미 법원에 의해 채택된 ‘서울남연회 선거권자 부적법성’과는 별도로 ‘당선자(전명구 감독회장)의 금권선거’를 추가로 제시한바, 직무 정지된 전명구 감독회장이 자신의 명예 회복을 위해 두 건의 선거무효소송에 대해 끝장을 보게 됨으로써 재선거는 물 건너가고 이철 감독회장 직무대행 체제가 최장 2년 이어지기 때문이다.

L목사는 ‘당선자(전명구 감독회장)의 금권선거’를 입증하기 위해‘감독회장선거를 앞두고 전명구 감독회장으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각 1백만원씩의 금품을 받았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L목사가 제기한 이번 소송은 전명구 감독회장의 금권선거가 선거 및 당선 무효의 원인임을 사회 법정으로부터 확인 받아 전명구 감독회장의 정치적 생명줄을 끊기 위한 의도라는 게 기감 내부의 해석이다.

L목사 자신도 기감 내부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전 목사님이 더 이상 교권과 금력과 자리에 대해 마음을 비우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소장을 제출했다”고 분명하게 소송의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본인과는 무관한 사유지만 항소심서도 선거무효가 확정되면 감리교단을 위한다는 대승적 차원서 상소를 하지 않으려던 전명구 감독회장이 기감 역사에 ‘금권 선거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서 끝까지 사회법서 다툴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L목사가 제시한 금권선거 문제는 이미 선거무효를 판결한 소송(서울중앙 2017가합38554)에서도 제출됐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기에 더욱 끝까지 법적 다툼을 벌이지 않겠느냐는 것이 많은 이들의 예상이다.

이렇게 될 경우 ‘이철 직무대행 체제를 지속하다가 새 감독회장 선거를 실시하면 되지 않느냐’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녹록치 않은 게 감리교단 현실이다.

이미 지금도 교단 내부적으로 이철 감독회장 직무대행의 피선거권을 문제 삼아 ‘직무대행 선출의 무효’를 구하는 행정재판이 총회 행정조정위원회에 제기돼 재판을 앞두고 있는데, 재판 청구인들이 패할 경우 사회법으로 이를 가져갈 수도 있어 새 감독회장 선출 때까지 감리교단은 소송의 수렁에 더욱 깊이 빠져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기감 내부에서는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L목사가 소송을 취하하고 이미 그려진 큰 그림에 따라 향후 일정이 진행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전명구 감독회장 측서 이번 소송에 대해 “4년 내내 소송을 하자는 말이냐”면서 “항소심에서도 선거무효로 판결이 나오면 더 이상의 소송 없이 감리교회의 조속한 정상화에 협조하겠다”고 기존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기감 내부 사정에 밝은 한 목회자는 “금권선거 양심선언을 하려면 선거 당시나, 앞의 선거무효 소송에서 금권선거 부분이 받아들여지기 전에 했어야지 지금에 와서 양심선언하고 그것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뭐냐”면서 “기감 교인 대부분이 동의하는 ‘9월말 감독회장 재선거’ 로드맵에 차질 없도록 하는 게, 진짜로 감리교단을 위하는 일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쓴소리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