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경락 교수의 ‘쉬운 강해설교’ 위한 제언 <3대지 설교>

“아직도 ‘3대지 설교’ 하십니까?”

‘3대지 설교’는 설교학계에서 자주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그런데 3대지 설교 작성법 세미나를 열어 많은 목회자와 신학생으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듣는 설교학자가 있다. 채경락 교수(고신대)가 그 주인공이다.

▲ ‘쉬운 강해설교 작성법 세미나’와 관련 기자 간담회 중인 채경락 교수

채경락 교수 역시 2008년 유학을 마치고 귀국할 때만 해도 같은 입장이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3대지 설교의 시대는 거(去)하고, 원포인트 설교의 시대가 래(來)하였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였다.

그런데 담임목사(일원동교회)로 사역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채 교수는 3대지로의 일종의 ‘회심’을 경험했다.

“회심이라는 말이 다소 과장스럽지만, 그만큼 3대지의 가치와 강점을 절실하게 깨닫게 됐습니다. 선배 목회자들이 왜 그렇게 3대지를 고집하였는지, 이유를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3대지 반대론자가 누구보다 열렬한 애호가가 됐으니 회심이라 부를만하죠. 하하.”

강해설교의 명문인 미국 남침례신학교에서 ‘강해설교의 명제형 주제 설립의 타당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설교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이기에 ‘3대지 설교도 강해설교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3대지 설교와 강해설교를 대립관계로 오해하는 데서 오는 질문입니다. 강해설교는 특정한 설교 방법론이 아니라 하나의 설교 철학이기 때문입니다.”

△성경본문으로 설교 △저자의 의미에 기초한 메시지 △청중에게 적용된 메시지 △청중의 변화를 목표로 작성하는 설교라면 방법론이 어떠하든 ‘강해설교’라는 채 교수는 이러한 강해설교의 철학 또는 원리에 의해 작성되는 ‘3대지 설교’라면 강해설교라고 말한다.

채 교수는 설교의 최고 덕목으로 ‘쉬운 설교’를 꼽는다. 그가 말하는 ‘쉬운’이란 내용이 쉬운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메시지의 선명성’을 의미한다. 설교를 듣는 이들이 성경본문이 말하는 메시지를 선명하게 들을 수 있는 설교가 ‘쉬운 설교’라는 것이다.

‘쉬운 설교’ 그것도 ‘쉬운 강해설교’를 위한 가장 적합한 도구(tool)가 ‘3대지 설교’임을 현장 목회를 통해 깨닫게 된 것이다. 

“매주, 심지어 매일 돌아오는 설교는 결코 쉬운 과업이 아닙니다. 본문을 연구하여 메시지를 발굴하는 것도 힘겨운데, 담아내는 틀마저 복잡하다면 설교의 짐은 과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3대지는 발굴한 메시지를 선명하고도 효율적으로 담아내는 고전적인 설교 틀입니다. 음악과 미술에 고전이 있듯이, 설교에도 고전이 있다면 단연 3대지입니다.”

채 교수는 3대지의 최대 강점으로 선명성(clarity)을 꼽는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선명성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명과 같은 강점인데, 3대지는 주어진 메시지를 가장 선명하게 담아낼 수 있는 설교 틀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작성이 쉽다(easy)는 것도 그가 꼽는 3대지의 큰 강점이다.

“매주, 심지어 매일 돌아오는 설교는 결코 쉬운 과업이 아닙니다. 본문을 연구하여 메시지를 발굴하는 것도 힘겨운데, 담아내는 틀마저 복잡하다면 설교의 짐은 과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3대지는 발굴한 메시지를 선명하고도 효율적으로 담아내는 고전적인 설교 틀입니다. 음악과 미술에 고전이 있듯이, 설교에도 고전이 있다면 단연 3대지입니다.”

채 교수는 2014년 <목회와 신학>에 연재된 ‘꿈틀꿈틀 살아있는 3대지 설교’를 토대로 3년 전부터 ‘쉬운 강해설교 작성법 세미나’를 개최 중이다. 이 세미나에서 채 교수는 3대지 설교를 중심으로 강해설교 작성법을 가르친다.

채 교수가 3대지를 중시하여 가르치는 이유는 먼저, 설교 작성의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3대지가 설교의 전부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다만 무엇이든 기본기가 중요하듯, 설교에 있어서 기본 형식은 3대지입니다. 기본기가 탄탄할 때, 다양한 형식의 활용도 가능합니다.”

또 다른 이유는 3대지는 ‘변화무쌍한 형식’이기 때문이다. 3대지는 죽은 격자가 아니라 살아있는 물줄기처럼 다양한 변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등형을 기본으로 점층형, 진전형, 심지어 반전형, 원리1+실천2형, 기승전결의 내러티브까지 수많은 모양으로 변신이 가능합니다. 다만, 다양한 변신을 위해선 먼저 기본을 확실하게 다져야 합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3대지를 기본으로 가르칩니다.”

채 교수는 자신의 이러한 3대지 중심의 ‘쉬운 강해설교 작성법 세미나’의 특징으로 ‘실습 위주’와 ‘말맛 나는 설교 작성법’ 교수를 통해 ‘나의 설교’를 작성할 수 있게 하는 것을 꼽는다.

“단지 이론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채 교수가 목회 현장에서 마련한 30편 이상의 설교를 함께 작성하며 실제적인 작성법을 익히도록 돕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본문으로 직접 설교를 작성함으로써, 3대지 설교의 힘과 효율성을 몸소 경험하게 합니다.”

“또 하나, ‘말맛’ 나는 설교 작성을 가르칩니다. 설교는 글이 아니라 말이고, 글맛 나는 설교보다 말맛 나는 설교가 훨씬 효과적입니다. 그런데 많은 설교자들이 ‘원고’라는 이름으로 글-설교를 작성합니다. 원고를 읽고 또 읽어서 말맛을 부여하려고 애를 쓰는데, 글은 끝내 글일 뿐입니다. 말맛 나는 설교를 위해서는 애초에 말로 작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말로 준비된 말맛 나는 설교를 작성하는 훈련을 시켜 드립니다.”

“무엇보다 ‘나의 설교’를 작성하도록 돕습니다. 근자에 설교 표절 문제가 큰 이슈로 떠오르는데, 설교학자로서 송구한 마음이 듭니다. 설교자의 윤리 문제이기도 하지만 신학교육의 책임도 있습니다. 신학교에서 설교 작성 훈련을 충분히 시키지 않은 채 현장으로 배출하기 때문입니다. 신학교육이 이론에 치우쳐 있는 것도 한 원인입니다. 본 세미나는 ‘질문 하나에 답 셋’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틀을 가지고, 어느 본문이든 나의 설교를 작성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훈련 시켜드립니다.”

채 교수는 교수 생활 이전 7년 반의 현장 목회를 통해 현장 설교자의 고충을 세밀하게 알고 있다. 그래서 현장의 가려운 데를 긁어드릴 준비도 돼 있다고 말한다. 

이번 6차 세미나는 두 차례 부산(거제교회 드림센터, 7월 2-3일)과 서울 (서울시민교회-아차산역 5번출구, 7월 9-10일)에서 각각 열린다. (문의 010-4215-6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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