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가 만들어 준 대표회장’ 논란 속 법정 공방 여지 남아

▲ 선관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수여 받고 있는 엄기호 목사(왼쪽)

우여곡절 끝에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 막차로 올라탄 엄기호 목사(성령교회)가 한기총 제24대 대표회장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선관위가 만들어 준 대표회장’이라며 선거 결과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많아 향후 법정 공방의 여지가 남은바 귀추가 주목된다.

한기총은 27일 오전 기독교연합회관 대강당에서 제29회 속회총회를 갖고 제24대 대표회장 선거를 치렀다.

218명의 총대가 참석한 가운데 실시된 투표에서 기호 2번 엄기호 목사는 기호1 번 김노아 목사를 ‘145 대 67’(무효 6)로 누르고 제2대 대표회장에 당선, 연임에 성공했다. 김노아 목사는 세 번의 도전이 물거품이 되는 아픔을 맛봤다.

엄기호 목사는 투표 전 진행 된 ‘5분 정견발표’ 및 총회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특별히 ‘사회법 고소고발 종식’ 및 ‘한기총 내 이단문제 해결’ 두 가지에 대해서 강력한 추진 의지를 표명했다.

‘사회법 고소고발 종식’ 관련, 엄 목사는 정견 발표에서 “세상보다 도덕, 윤리적으로 더 높은 우리가 사회법을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면서 “대표회장이 되면 세상법으로 가는 일이 발생할 경우 교단과 회원을 제명하겠다”고 천명했다.

기자회견에서는 “불명확하고 불합리한 일부 선거 규정 문구를 정확하게 만들어, 이제는 안에서 해결할 것을 세상 법에 호소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우리 가운데 일어난 일은 우리 안에서 해결하고, 절대 세상에 가지 않도록 제재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기총 내 이단문제 해결’ 관련, 정견발표에서 엄 목사는 “영적 싸움을 지속해 나감으로써 한기총 안에는 이단이 발붙일 수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이단이 문제라면, 제가 앞장서서 파헤치겠다. 이게 안 되면 한기총 안에서 내분이 일어나고,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실 것”이라면서 “외부에서 어떠한 압력이 있다 할지라도 파헤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밖에도 엄기호 목사는 연합기관의 통합 추진, 한기총 위상 회복 등을 자신의 임기 중 실현할 당면 과제로 피력했다.

한편, 이날 선거가 시작되기 전 회의 분위기는 몸싸움 일보 직전에까지 이를 정도로 험악했다. 김장수 임시의장과 최성규 선관위원장이 선거의 불법성을 지적하기 위해 ‘발언권’을 요청하는 총대들의 의견을 묵살한 채 속전속결로 선거에 임한 탓이다.

이에 현장에서는  “발언권을 달라” “불법선거는 진행해서는 안 된다” “엄기호 목사는 후보 자격이 없다”는 고성이 곳곳에서 일었으나 허공의 메아리로 남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진행된 선거에서 엄기호 목사가 당선되자, 선관위가 엄기호 목사에게 후보 자격을 부여한 것에 대해서 잘못이라고 주장하는 총대들은 엄기호 목사를 ‘선관위가 만들어 준 대표회장’이라며 ‘대표회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등의 신청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이미 이번 선거판이 불법이라며 후보등록을 하지 않은 전광훈 목사 역시 이번 선거에 대한 불법성을 세상법정에서 다투겠다는 입장이어서, 과연 이후 한기총 정국이 ‘소송정국’이 될지 급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앤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