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 명의 목회자 및 신학생 모여 기도… 총회회관까지 촛불행진도

명성교회의 세습을 결의한 지난 10월 24일 열린 예장통합 서울동남노회 제73회 노회의 결의의 무효여부를 결정짓는 예장통합 총회재판국의 첫 심리일 전야인 18일 저녁 총회재판부의 공정한 재판을 촉구하는 연합기도회가 열렸다.

기도회 후에는 기도회 장소인 서울 연지동 여전도회관에서 예장통합 총회본부가 있는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앞까지 촛불행진을 갖기도 했다.

통합목회자연대(가칭), 예장목회자5개단체공대위, 서울동남노회비대위, 명성교회세습반대를위한신학생연대 등 5개 단체는 18일 저녁 7시 ‘명성교회 세습철회와 총회 공정 재판촉구 연합기도회’를 서울 연지동 여전도회관 14층 대강당에서 열었다.

전국 각지에서 목회자와 신학생 등 300여명이 참석한 연합기도회는 1부 예배. 2부 증언과 기도, 3부 촛불행진 순으로 진행됐다.

1부 ‘예배’ 기도회 시간에 박상진 교수(장신대)는 “교단 헌법이 세습을 금하고 있다”며 “재판국이 공정한 판결을 내려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명성교회가 세습을 철회함으로 한국교회가 개혁되는 계기가 되기를 해 달라”고 기도했다.

홍인식 목사(순천중앙교회)는 ‘그 첫날부터’(단10:12~14)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세습은 결국 물신주의를 따르는 것으로 부의 대물림임을 부인할 수 없다”며 “그간 대형교회들이 세습을 통해 기업화되는 과정을 볼 수 있었고, 그로 인해 교회론이 변질됐다”고 쓴 소리 했다.

2부 ‘증언과 기도’ 증언시간에 임희국 교수(장신대)는 “세습은 교회를 사유화했을 때 벌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세습은 반성경적”이라고 신학적 입장에서 세습에 대해 증언한 후, “사도신경을 통해 교회의 공교회성을 고백하는 성도들은 명성교회의 세습을 비판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3부 ‘촛불행진’에 백주년기념관까지 촛불을 들고 행진한 기도회 참가자들은 총회재판국의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낭독한 후, 이명남 목사(당진교회 원로)의 축도로 모든 순서를 끝마치고 해산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성 명 서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올해 ‘명성교회 세습철회와 총회 공정재판을 촉구’하기 위해 연합기 도회로 모인 우리 신앙인들은 금번 명성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 사건이 우리로 다시 깨어나 개혁 교회 후예임을 자임하게 하는 명령으로 알아차리고 그 부름에 겸손히 응답하면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힙니다.

명성교회는 지난 11월 12일 김삼환 목사의 뒤를 이어 김하나 목사를 담임목사로 세웠습니다. 김삼환 목사의 은퇴를 2년이나 미루었던 교회는 결국 아들 목사에게 불법과 변칙이라는 명성의‘우림과 둠밈’(출28:30, 빛과 완전함)이 새겨진 흉패를 입혀 강단에 세웠습니다.

김하나 목사는 김삼환 목사의 아들 이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종으로 누구보다 하나님의 뜻과 말씀에 순종할 의무가 있는 목사입니다. 하지만 그는 하나님이 아닌 아버지 김삼환 목사를 따랐고, 한국 교회와 총회가 아닌 명성교회를 선택했습니다.

이제 그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명성교회를 이끌어야 하는 목자가 아닌 아버지와 교회의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김삼환 목사와 명성교회는 김하나 목사의 머리가 되어 하나님을 대신할 것입니다.

명성교회라는 메가 처치(megachurch)와 이해관계에 놓여 있는 개인과 단체 그리고 교회는 그들의 눈치를 보 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한 사람의 사욕이나 교회의 비정상은 단지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공범자들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힘없고 약한 이들은 이런 구조에 노출되어 개인적으로는 항거할 수 없는 구조적 모순에 직면하여 절망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이 노끈과 채찍을 드시고 책망하시던 예루살렘 성전과 그곳에 속한 종교인들, 그들과 결탁한 상인들처럼 명성교회라는 이름으로 맘몬화 된 교회를 더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명성교회를 바로 세우는 일은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는 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전체와 부분이 분리되지 않듯이 명성의 버려짐은 한국교회의 버려짐이요, 명성의 타락은 한국교회전체의 타락을 의미합니다. 한국교회가 성장제일주의 신화와 성공주의에 도취 된 나머지 이렇게참혹한 현실을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명성교회 불법 사태를 통해 한국교회는 온 교회가 회개하고 반성하며 마음을 찢고 재를 뒤집어쓰는 각오로 새롭게 변해야만 합니다. 그것은 내 형제의 불의가 결코 형제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방관자로서 동조자로서 묵인하며 협력해 왔기 때문입니다. 이에 연합기도회에 참석한 우리 모두는 다음과 같이 실천할 것을 선언합니다.

- 첫째, 우리는 공교회가 정한 법을 어기지 않겠습니다. 위법행위는 단지 개인이나 교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노회와 총회, 나아가서는 사회 근간을 허무는 것입니다. 준법정신을 새롭게 하며 건강한 교회를 위해 앞장서 실천하겠습니다.

- 둘째, 우리는 개 교회주의와 물신화 된 교회를 과감히 개혁하여 교회 공공성을 강화하고, 공 교회의 회복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앞당기는 하나님 나라 일꾼으로 거듭나겠습니다.

- 셋째, 우리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여 추한 욕망과 이기심에 빠지지 않도록 복음의 빛에 따라성화 된 삶을 살겠습니다. 또한 성령의 인도하심을 믿고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명성교회와 총회, 한국교회 앞에 다음과 같이 행동할 것을 촉구하며 다짐합니다.

- 넷째, 명성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은 성경의 기준과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것은 물론 법적으 로나 사회 일반의 상식적인 기준에도 크게 어긋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명성교회는 하나님과 한국 교회 그리고 한국사회 앞에서 잘못을 고백하고 회개하면서 담임목사 청빙을 즉각 철회하고 모든 면에서 새롭게 출발할 것을 촉구합니다.

- 다섯째, 대한 예수교 장로회 총회(통합)는 신속하고 공정한 법적 판단을 통하여 명성교회의 불법 적인 행위에 대하여 엄중하게 지적하고, 파행된 노회가 정상을 되찾고 노회로 하여금 교회의 권 위를 올바르게 세워가도록 지도해 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 여섯째, 명성교회 담임목사직 세습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한국 교회의 목회자와 평신도, 교단산하 신학대학 교수와 학생들은 함께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구할 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의자정과 개혁을 위하여 다양한 형태로 행동할 것을 다짐합니다.


2017년 12월 18일

‘명성교회 세습철회와 총회 공정재판을 촉구’ 연합기도회 참석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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