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들은 통합총회 앞에서, 학생들은 학교에서 시위… 7개 신대원생 “성명”

▲ 시위 피켓을 주고 받으며 기자들 사진촬영에 임한 김동호 목사와 방인성 목사(오른쪽)

세습한 김하나 목사가 명성교회 담임으로 첫 주일을 보낸 주간에, 명성교회가 소속한 교단인 예장통합 총회(총회장 최기학)에 ‘세습방지법 준수’를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2012년 교회 세습을 막기 위해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 공동대표 김동호·백종국·오세택)는 예고한 대로 22일, 명성교회를 법대로 엄중히 치리할 것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예장통합 총회본부가 들어있는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서 시작했다.

주말을 제외한 평일 매일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 진행되는 1인 시위 첫날인 이날 시위에는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와 방인성 목사(세반연 실행위원장)가 ‘세습방지법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구호가 적인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 김동호 목사
김동호 목사는 시위에 앞서 “명성교회가 힘으로 노회를 무시하고 세습을 밀어붙였음에도 총회는 아직까지 말 한마디 못 하고 가만히 있다”며 “법을 무시하는 명성교회를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나왔다”고 밝혔다.

방인성 목사 역시 “(예장통합)총회 책임이 크다. 세습금지법이 살아 있다. 그런데 총회는 명성교회의 불법을 용인해 오고 있다”며 “총회가 세습금지법을 지키고, 명성교회가 세습을 철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반연이 주최하는 1인 시위는 계속 이어진다. 시위 둘째 날이 23일에는 기윤실 공동대표인 정병오 교사(오디세이학교)와 배종석 교수(고려대)가 시위에 나선다.

이날 1인 시위를 응원하기 위해 시위 현장을 찾은 예장통합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김수원 목사는 “총회 재판국에 이미 제기해 놓은 ‘노회 임원 선거 무효 소송'에 이어 ‘(김하나 목사 청빙안 통과) 노회 결의 무효 소송’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 방인성 목사
임원 선거가 불법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올 경우에 대비함이다. 즉 총회 헌법위원회가 세습금지법이 유효하다고 유권 해석한 바, 합법 임원들에 의해 처리됐다 해도 ‘김하나 목사 청빙안’ 결의는 무효라는 것이다.

한편 전날인 21일 예통통합 총회 산하 7개 신학대학원 원우회가 참여하는 ‘명성교회 세습 반대를 위한 신학생연대’가 총회 재판국에게 신속하고 공정한 판결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서 전문 하단 참조)

특별히, 장로회신학대학교 원우회와 학생모임은 21일부터 교내에서 피켓팅, 세습 반대 서명 운동 부스 운영, 미스바 기도회 등 다양한 명성교회 세습 반대를 위한 학내 활동을 시작했다.


우리는총회의신속하고공의로운응답을기대합니다

“통치자들아 너희가 정의를 말해야 하거늘 어찌 잠잠하냐
인자들아 너희가 올바르게 판결해야 하거늘 어찌 잠잠하냐“ (시 58:1)

우리는 한 개교회가 교단을 유린하고 한국교회 전체를 비극으로 몰아가고 있는 현실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개교회의 독주에 아무런 제재도 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총회의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교단 총회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탄생한 세습금지법이 형해화 직전에 있는데, 총회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성경은 재판이 하나님께 속해 있다고 선포하고 있습니다. 총회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말고 정의로 세상을 심판하시고, 진실하심으로 뭇백성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뜻을 좇으십시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 정의로 이 세상을 통치하고 계신다는 것을 널리 선포하십시오. 저희는 명성교회로 인한 한국교회의 위기 앞에서 총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총회는 총회장 성명서를 발표하십시오.
명성교회는 교단이 결의한 세습금지법을 무시하면서 세습을 이루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김하나 목사 체제는 견고해지고, 명성교회의 독주는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바로 지금이 총회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총회는 이번 명성교회의 세습이 법적 무효이며, 명성교회는 총회법을 어겼다는 명백한 사실을 성명서를 통해 발표하십시오.

하나. 총회 재판국은 신속하고 공정하게 판결하십시오.
명성교회가 김하나 목사를 청빙하는 과정은 절차상의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명성교회는 총회법을 어겼으며 총회법에 따라 세습을 반대하는 노회장을 제멋대로 갈아 치웠습니다. 우리는 총회 재판국이 이 사태를 막아낼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총회 재판국은 신속하고 공정한 판결을 통해 명성교회의 폭주를 멈춰 세워 주십시오.

우리는 수많은 위기와 어려움을 극복한 통합 교단의 신앙과 신학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총회가 이러한 선배들의 유산을 저버린다면 교단 산하의 전국 7개 신학교 신학생들은 이러한 결정에 분노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거룩한 분노는 명성교회가 아니라 총회와 재판국을 향하게 될 것입니다. 총회와 재판국의 신속하고 공의로운 응답을 기대합니다.

2017. 11. 20
전국 신학대학원 연합회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학우회(신학과, 목회연구과)
서울장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원우회
대전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원우회
영남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학우회
부산장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원우회
한일장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원우회
호남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원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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