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 목사 취임 인사말에 “사임 후 새로 개척해야 가능” 쓴 소리

재미 기독교 역사학자인 옥성득 교수(UCLA)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명성교회를 세습한 김하나 목사가 한 담임 목사 취임 인사말에 대해서 쓴 소리로 일침을 가했다.

김하나 목사가 세습으로 인해 자신과 명성교회에 쏟아지는 비난을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극복하자며 제시한 앞으로의 목회 방침 3가지는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며 (명성)교회도 (김하나)목사도 잘못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김 하나 목사는 인사말에서 “앞으로 우리가 다시 누군가 걱정하지 않는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자유한 참으로 예배의 감격만 있는 날이 오길 간절히 원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모두가 참으로 다시 원래 가장 핵심인 하나님 앞에 바로 서야 한다”며 “세상의 그러한 지적들과 우려들에 대해, 우리는 우리 교회의 존재로 풀어가야 한다. 특별히 우리에게 주신 은혜를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사용해야 한다. 사회의 연약한 자들 소외된 자들과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을 살려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이 주신 귀한 자원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곳에 함께 사용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옥성득 교수는 “위와 같이 김하나 목사는 명성교회의 존재를 1)하나님을 경외하고 2)사회 약자를 돕는 것으로 보여주고, 3)많은 귀한 자원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곳에 사용하여 증명하겠다고 밝혔다”고 정리했다.

하지만 그는 “2)번과 3)번으로 이미 상실한 더 큰 사회자본(social capital)인 신용, 정직성, 준법성, 관계성은 회복되지 않는다. 앞으로 1년간 800억을 쏟아 부어 2번과 3번에 투자해도 명성교회의 명예와 신용도는 올라가지 않는다”면서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돈으로 되지 않는 게 있는 것을 왜 모르는가?”라고 되물었다.

한국 개신교가 사회 복지를 위해서 가장 돈을 많이 쓰는 종교임에도 불구하고, 신용도가 가장 하위에 있는 이유가 바로 불법을 행하고, 말을 바꾸고, 세습을 하고, 개교회 중심, 남자 목사 중심, 원로 목사 중심, 성장주의로 교회를 기업처럼 운영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러므로 그는 “어려운 일이지만, 예수님의 말씀대로, 명성교회가 관여하는 재단과 기관의 ‘전 재산을 팔아 가난한 자에게 나누어주면’, 그리고 김하나 목사가 졸속으로 사임한 새노래명성교회로 돌아가 사과하고 정식으로 사임하고 새 개척 교회에서 다시 목회하면 그때 신용도가 회복되고 1)번도 가능해서 자연스럽게 존재 증명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게 아니면 그는 “존재 증명 운운은 립서비스에 불과하다. 그 정도로 이번 사태는 심각하다. 한국교회 신용도를 망친 책임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라면서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존재 증명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교회도 목사도 잘못 선택했다. 위임식은 명성교회 세습 완료가 아니라, 한국교회 몰락의 시작”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또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근심하며 돌아간 청년이 떠오르는 주일”이라면서 “김하나 목사가, 루터처럼, 하나님 앞에 선 단독자로서 자유를 누리고 그 어떤 권위에도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리라 기대했으나, 결국 다른 권위에 눌려 잘못 선택하고 결정해서 안타까울 뿐이다. 교회 사업가가 아니라 하나님나라 세우는 일꾼이 되어야 했다”고 쓴 소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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