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임원회, 한기연 아닌 ‘한교연과 통합 논의’ 허락

▲ 임원회 모습

한국교회 연합단체의 통합 흐름이 묘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한교연+한교총=한기연’이라는 잔잔한 호수에 한기총이 작은 돌을 던진 때문이다.

한교연(대표회장 정서영)과 한국교단장회의 내 연합기구 통합 희망 교단들의 모임인 한교총은 지난 8월 ‘한기연’으로의 통합을 선언한 데 이어 오는 12월 5일 통합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따라서 한국교회 연합기구의 통합은, 한기연이 대표회장 공백을 딛고 정상화 되는 한기총과의 통합으로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가운데 엄기호 대표회장 체제로 정상화된 한기총이 돌연 한기연이 아닌 한교연과 통합하겠다고 나섰다.

한교연과의 통합논의가 진행돼 오던 중 대표회장 공백사태로 논의가 중단됐었기에, 지난 9월 임시총회로 정상화가 된 바 ‘중단됐던 통합논의’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취지에서다.

한기총 임원회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기총 회의실에서 제28-4차 회의를 갖고 한교연과의 통합 논의를 허락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 후 있은 기자 브리핑에서 한기총 신임 사무총장 최중하 목사는 “한교연은 지금까지 한기총이 정상화 될 때까지 기다렸고, 엄기호 목사의 당선으로 한기총이 정상화 됐다고 판단해 통합을 자연스레 논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목사는 “양 기관 통합 방향은 △명칭은 '한기총', △정관은 ‘7.7정관’ 기준”이라며 “양측의 통합추진위원 5인이 만난 논의할 것이며, 우리 측 위원 선정은 대표회장에게 일임됐다”고 덧붙였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위의 △명칭 한기총 △정관 7.7정관 외에도 △한교연 직원 전원 승계 △통합 시 추대할 대표회장 등 이미 양측 실무선에서 상당한 합의가 이뤄져, 이날 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됐다.

한교연과의 통합 추진과 관련 이날 임원회에서는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엄기호 대표회장을 비롯한 일부 임원들은 찬성 쪽으로, 군소교단 중심의 임원들을 반대 쪽으로 의사를 개진했다고 한다.

반대 이유는 ‘한기연’의 존재 때문이었다. 두 사람(한기총과 한교연)이 결혼을 얘기하던 중 한 사람(한기총)의 신상에 이상이 생겨 주춤하는 사이 웬 사람(한교총)이 둘을 이어주겠다고 뛰어들더니 급기야는 자기들끼리(한교연과 한기연) 결혼을 약속한 상태인데, 신상문제가 해결됐다고 갑자기 뛰어들어 다시 결혼하자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문제가 해결됐으니 한교연이 한교총과의 관계를 정리 즉 ‘한기연으로의 통합 선언’으로 백지화하고 통합논의를 요청해 오거나, 통합 후 한기연이라는 실체로 통합논의을 요청해 오는 게 순서인데 한기총이 먼저 나서서 그것도 한교연과 통합논의를 계속하자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반면에 찬성자들은 한기연의 실체를 인정치 않는 입장이다. 한기연은 12월 5일에나, 그것도 잘 진행될 경우, 생길 미래적 기구인바 현재의 통합논의는 현재의 실체인 한교연과 하는 것이 당연하며 ‘중단됐던 통합논의의 계속’이라는 역사성에에 있어서도 한교연과 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또한 한기연 문제 즉 한교총과의 관계는 한교연이 알아서 할 문제로 한기총이 신경 쓸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한기총 임원회는 일단 한교연과 통합논의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허락하고, 통합 여부는 그 결과를 보고 받은 후 최종 결정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임원회는 그동안 행정 보류된 예수교대한하나님의성회, 예장중앙, 성경보수 등 3개 교단과 홍재철ㆍ이건호ㆍ진택중 목사 등 3인과 성경보수개혁단체연합회에 대해서 해벌을 결의했다.

한기총과 한교연은 오는 17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에서 ‘신임 총회장단 및 총무(사무총장) 취임감사예배’를 공동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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