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뜻’ 전하기 위해 한국교회 대표해 미 의회, 한국 정당 방문 결의

▲ 5일 코리아나 호텔에서 모임 후 기념촬영 모습

한국교회 공식기구도 아닌, 각 교단장들의 사적 모임에 불과한 한국교회교단장회의(이하 교단장회의)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공식연합기구인 양 행보하려고 해 눈총을 사고 있다.

교단장회의는 5일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회의를 갖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미국  의회 및 교회를 방문, 한국교회의 입장을 전달하는 한편 △동성결혼 합법화 저지를 위해 각 정당을 방문, 한국교회 입장을 전하기로 결정했다.

기하성여의도총회(총회장 이영훈) 주관으로 모인 이날 교단장회의는 8천만민족복음화대성회 명예총재 이태희 목사로부터 ‘복음화 대성회’ 개최에 대한 제안 설명을 듣는 과정에서 미국 의회 방문을 결의했다.

이태희 목사가 “한반도 위기 상황 속에서 코리아 패싱과 주한 미군 철수 등이 흘러나오고 있다”면서 합반도 평화와 관련 한국교회 역할의 필요성을 언급하자, 예장통합 총회장 이성희 목사가 미국 의회 방문을 제안해 전격 통과된 것이다.

이성희 목사가 “1970년대 미국 카터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검토할 때 한국교회 주요 지도자들이 의회를 방문해 만류한 일이 있다”면서 “지금 그때와 비슷하게 위기인데, 한국교회가 미국 교회와 의회를 방문해 입장을 전했으면 한다”고 의견을 내자 교단장들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격랑 속에 놓인 한반도의 긴장 와해를 위해 교단장회의 대표들이 미국 의회를 방문 한반도 평화를 촉구하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교단장회의는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해 가까운 시일 안에 각 정당을 방문해 한국교회 입장을 전하기로 결정했다. 교단별로는 동성결혼 반대 기구를 만들어 교단 중심의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동성애 처벌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군형법 개정안 반대활동도 전개하기로 했다.

이영훈 목사는 “동성애자들을 돌보는 일을 하면서 동시에 개헌안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되는 입법이 이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동성결혼 반대 서명 캠페인도 최소 100만명 이상 이뤄질 수 있도록 교단들이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교단장회의는 한기연과 한기총 통합을 추진하기로 하고, 추진위원장에 예장백석 총회장 이종승 목사를 추대했다.

지난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에 선출된 엄기호 목사는 이날 회의에 둘러 한국교회 통합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및 합동 등 한국교회 주요 22개 교단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교단장회의이 이날 모임에는 14개 교단이 참석했다.

교단장회의의 이러한 결의 사항 소식을 들은 한 연합기구 관계자는 “교단장회의에 누가 한국교회를 대표해서 외부 기관에 입장을 표명할 자격을 부여했느냐”면서 “교단장들의 모임이라는 점에서 상징성도 있고, 모아진 의견은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지만 그 이상은 아님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쓴 소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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