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기쁨의교회 김대조 목사 ‘신앙 에세이’ (8)

새는 날개로 움직이고 사람은 열정으로 움직인다. 그 열정은 무엇으로 말미암는가?

여행을 할 때 꼭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지도다. 특별히 ‘구글맵’이 얼마나 쓸모가 있는 것인지, 올 여름에 생생하게 채득했다.

지역을 전혀 몰라도 지명만 입력하면 원하는 목적지에 정확하게 나를 데려다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밍이 터지지 않는 곳에서는 그 대단한 구글맵도 작동하지 않아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가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다 자리를 조금 이동해 가까스로 로밍이 되는 지역에 가면 다시 작동할 때의 그 기쁨이란.

그런데 구글 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핸드폰 배터리다. 구글 맵이 화면에 나타나려면 핸드폰 배터리가 충분히 있어만 가능하다. 배터리가 방전되는 순간 모든 작동은 안타깝게도 끝이 나고 만다. 이번 여행 중에 이런 고비의 순간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잉글랜드 북부 호수(레이크 디스트릭트) 지역을 여행할 때였다. 처음 가보는 낯선 지역을 온전히 구글 맵만 의지하고 가는데 핸드폰과 차를 연결하는 충전기를 깜빡 두고 나온 것이다.

다시 가지러 돌아갈 수도 없고 남은 핸드폰 배터리를 최대한 아껴 써야 했다. 배터리가 방전돼 구글맵도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되면, 산 속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인적 없는 우리 숙소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초절전 모드로 전환하거나, 어느 지역을 지날 땐 아예 꺼놓기를 반복하며 겨우 귀가를 할 수 있었다.

오는 도중에 겪었던 그 조마조마함이란. 그때부터 길을 가다가도, 주차장에서도 틈만 나면 배터리를 충전했다. 배터리가 가득 차 있으면 안심이다. 마치 차에 기름을 가득 채우면 마음이 든든한 것처럼.

그러다 문득 깨달아지는 것이 있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 있어도 배터리가 중요하다는 사실.

그 배터리 역할을 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그리스도인들답게 살아가도록 하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배터리 없는 휴대폰은 영혼 없는 몸이요, 행동하지 않는 믿음과 같다. 내 안에 말씀이 몇 퍼센트가 채워져 있느냐가 그리스도인으로 행동하도록 하는 바로미터가 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우리 안에 말씀의 배터리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는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배터리가 다 떨어져 힘을 잃거나 무늬만 남은, 명목상의 그리스도인으로 살아도 둔감해서 깨닫지 못한다면 슬픈 일이다.

주일에 한 번, 교회를 찾아 와서 충전한 말씀의 배터리는 얼마나 갈까? 삶에서 생동감 있게 활동하기 위해서는 틈나는 대로 끊임없이 말씀의 배터리를 충전해야 한다.

신앙의 위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어느 날, 주님의 음성조차 들을 수 없게 되는 심각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바로 바로, 수시로 충전하며 살아야 한다.

하나님이 말씀이 들리지 않는다면, 얼마 후 심령의 빛은 사라져 버리고 영적인 눈도 어두워지게 될 것이다. 세상 모든 것들과 좌충우돌 하게 되고 갈 길을 몰라 더듬거리게 될 것이다.

우리를 바른 길, 생명의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매순간 영적인 배터리를 충전 받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는 언제든지 세상 유혹에 넘어지고 영혼이 침체될 수밖에 없게 된다.

나를 움직이는 힘! 그 배터리는 주님 말씀임을 기억하며 나의 영적 충전기를 확인하는 평생의 삶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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